지난 4월28일 일요일 아침 안산국제월드컵이 열리는 원곡고 운동장. 평소 보기 어려운 각국의 국기와 만국기가 펄럭이는 운동장에 외국인 근로자들이 하나 둘씩 모여들기 시작했다.



운동장 한쪽에서는 축구화를 신은 외국인들이 몸을 풀면서 서로 발을 맞추고 있었고 다른 한쪽에는 유니폼을 입은 한국인들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정겨움을 더했다. 단상에 있는 사람들은 각종 선물과 대회 준비에 분주한 모습을 보였고 정문 앞에서는 사람세상의 풍물 길놀이패의 흥겨운 놀이마당이 펼쳐졌다.



오전 10시 30분 입장식이 시작되면서 나라별 국기와 선수단이 입장했다. 다소 초라한 입장식이지만 월드컵을 앞두고 인종을 초월한 미니 월드컵을 미리 보는 듯한 장면을 연출했다.



대회를 주관한 박천응 목사는 『모든 사람들이 월드컵을 갖고 있는 이때 오늘 이 대회를 통해 즐거운 자리를 만드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며 대회 개최에 대한 배경을 설명하고 선전을 당부했다. 이어 단상에 오른 방글라데시 공동체 대표인 후세인씨는 연대사에서 『만나게 되어 반갑다』고 인사한 뒤 『이번 축구대회를 통해 하나가 되기 위해 노력하자』고 제안했고 베트남 외국인 노동자 수완은 노동절을 맞아 『외국인 노동자의 소원』이라는 글을 낭독해 최근 문제가 되고있는 외국인 근로자들의 인권문제를 직접 거론했다.



이날 월드컵에는 모두 11개팀이 참가했다. 한국팀은 원곡본동과 사동축구팀 시청공무원팀 안산청년팀이 외국인 노동자들은 방글라데시 베트남 스리랑카 우즈베키스탄 인도네시아 중국 태국 팀이 참가했다. 우승은 태국팀이 차지했으며 인도네시아는 준우승 원곡본동팀과 우즈베키스탄팀이 공동 3위를 차지해 월드컵대회 모형 트로피와 공식구인 피바노바 골드공이 부상으로 주어졌다.



이날 마련된 안산국제월드컵은 월드컵 대회를 앞두고 외국인노동자들과 원곡동 주민들과의 만남이라는 점에서 원곡본동사무소와 새마을부녀회 역전상가번영회 원곡본동 상우회 중국동포상조회 등 관내 각 단체들이 나서 점심식사와 음료를 직접 준비해 국경없는 마을의 따뜻함을 보여줬다. 또 안산시민화합추진위원회에서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무료 핸드프린팅을 제작해주는 등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배려를 잊지 않았다.

<장기준 기자 gijun@ansanilbo.com>

최영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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