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안산에서 일어난 초등학생 여아 성폭행 사건인 이른바 ‘나영이(가명) 사건’에 대한 한 취재 기자의 블로그에 잘못된 내용이 누리꾼 사이에 퍼지면서 안산시가 때아닌 곤혹을 치르고 있다. 종일 걸려오는 비난 전화와 홈페이지 접속 불능까지 겪고 있는 등 사태가 확산되고 있지만 해명자료 외에는 방법이 없어 전전긍긍하고 있다.

발단은 지난해 안산에서 일어난 끔찍한 여자 어린이 성폭행 사건인 이른바 ‘나영이 사건’이 지난 22일 한국방송(KBS) ‘시사기획 쌈’에서 ‘전자발찌 1년, 우리 아이는 안전한가’란 프로그램에서 지난해 일어난 이 사건을 재조명하면서 시작됐다. 방송을 본 일부 누리꾼들이 당시 이 사건을 취재했던 중앙일간지 ㄷ일보의 이모 기자의 블로그 내용 중 ‘당시 기초생활수급자였던 피해자 가족에게 안산시가 지원한 600만원을 보험가입 등을 이유로 환급될 처지’라는 현재 달라진 내용을 인터넷 주요 사이트에 퍼 나르면서 확산됐다.

이 내용을 본 누리꾼들을 중심으로 29일부터 안산시를 비난하는 내용의 전화가 빗발치기 시작한 것이다. 시 홈페이지 또한 누리꾼들의 공격으로 종일 접속이 불가능할 정도로 피해를 입고 있는 상태다.

29일 사태가 확대되자 안산시는 확인에 들어갔고 해명자료를 통해 “확인 결과 (피해자에게서) 개인보험 보상금 및 범죄피해자 지원금 등으로 약4,000만원을 수령한 사실이 드러나 무한돌봄 의료비 지원금을 환수코자 했지만 지난 6월 30일 안산시 생활보장 등 심의위원회는 사고의 특수성과 나영이가 장기적인 정신과 치료가 필요해 가족의 부담을 덜어주고자 환수하지 않기로 지난 7월 결정했다”고 밝혔다.

사건 당시 시는 피해 가정에 긴급의료비 300만원과 무한돌봄 의료비 59만9,000원을 지원했으며 나머지 250만원은 병원 지원금 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그리고 지난 5월부터 같은 문제로 기초생활 수급비가 3개월간 중단됐지만 조사결과 다시 복귀된 상태라고 시는 전했다.

글을 올린 당사자인 이모기자도 31일 자신의 블로그에 다시 글을 올려 이 문제에 대해 해명했다. 이 기자는 “지원금 환수가 취해질 즈음에 블로그에 기록했던 글을 누리꾼들이 퍼 나르면서 사태가 확산됐다"면서 "피해자 아버지도 안산시가 지원금을 회수하지 않기로 다시 결정했기 때문에 더 이상 원망은 없다고 했기 때문에 안산시가 곤경에 빠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전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시 관계부서를 비롯해 이틀째 업무가 마비될 정도로 비난 전화에 시달리고 있고 홈페이지 접속도 아직 어려운 상태다. 시는 홈페이지 첫 화면서 ‘나영이사건에 대한 진실’이라는 제목으로 해명자료를 계속 노출하고 있지만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누리꾼들의 ‘오해’를 막기에는 역부족인 상태다.

이른바 ‘나영이 사건’은 지난해 12월 피의자인 조모(57)씨가 등교중인 한 여자 어린이(당시 8세)를 인근 교회 화장실로 끌고 가 목 졸라 기절시키고 성폭행해 어린이의 장기와 성기가 모두 쏟아져 내리는 피해로 영구 장애를 입힌 끔찍한 사건이다. 피의자 조씨는 이 사건으로 징역 12년 형을 받았다.

최영석 기자  photojk@ansan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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