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인 다역 봉사하는 '수퍼우먼'

순복음 행복한 교회 최정숙(여 · 51) 목사는 ‘수퍼우먼’ 이다. 상록구 본오1동에 위치한 작은 개척 교회 담임

△ 어르신들을 돕는 봉사활동을 말없이 실천하고 있는 순복음 행복한 교회 최정숙 목사.

“4년 전인 2005년도에 서울에서 안산으로 내려와 개척교회를 시작했는데, 전도 활동을 하면서 교회 주변에 어려운 어르신들이 많이 산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누가 특별히 챙겨주지 않으면 식사를 거르는 어르신들도 있더라고요. ‘종교’를 떠나 그냥 순수한 마음으로 반찬도 만들어 드리고 음식도 해서 드렸지요. 이렇게 시작한 일이 벌써 5년이 훌쩍 지났네요.”

어르신들과 맺은 인연을 계기로 최 목사는 좀 더 다양한 노인 봉사활동을 펼치기로 했다. 그래서 시작한 것이 안산역 앞 지하도에서 매주 화요일마다 마련하고 있는 이·미용 봉사다. 고정 멤버는 정해지진 않았지만 매주 전문 미용사와 이발사들의 특별한 도움을 얻어 지난 2년 동안 한 번도 거르지 않고 진행해 오고 있다.

오후 1시부터 4시까지 열리는 이미용 봉사는 입소문을 타면서 요즘엔 평균 30~40여 명의 노숙자와 어르신들이 찾아올 만큼 인기다. 이미용 봉사가 열릴때면 최 목사는 행사장 한쪽 귀퉁이에 상담소 자리를 마련하고 오후 4시부터 7시까지 어려운 이들의 가정문제 등을 상담해 주는 ‘멘토’로 나선다.

△ 더 많이 봉사하고 싶은 '욕심쟁이'

최 목사는 가진 것 하나 없으면서도 가지고 싶은게 많은 '욕심쟁이'이다. 그녀는 무료급식, 이·미용 봉사, 가정상담소 외에도 어르신들을 위해 여러 일들을 하고 있지만 틈만 나면 어려운 이들을 도울 일이 뭔지 찾아 나선다.

“인연(因緣)은 늘 또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를 만들어 주더군요. 무료급식, 미용봉사 등으로 만난 분들이 매주 목요일 한자리에 모인답니다. 바로 올 3월에 문을 연 ‘행복 노인대학’ 학생으로요.” 행복한 교회에서 열리는 노인 대학은 건강정보, 자산관리, 웃음치료사 강의, 생활기공, 야외 나들이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어르신들이 행복한 노후를 보낼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최 목사가 이런 봉사활동을 하는 것은 돈이 많아서가 아니다. 그렇다고 무슨 재력가의 도움을 받는 처지도 아니다. 그저 자신의 주머니를 털어서 하는 일이라 늘 부족하지만 행복이 크다. 비록 어려움에 처한다해도 어르신들을 위한 봉사를 그만둘 생각은 꿈에도 없다. 성직자로서, 기도로 믿고 구하면 '그 분'께서 모든 일들을 도와주고 해결해 주시리라 믿고 있다.

그래서일까? 늘상 양보하며 살아가는 그의 평소 품성이 어르신들을 위한 일에는 자꾸 욕심을 부린다. 지난 9월에도 조금 욕심을 냈다. 20여 명의 어르신들을 모시고 온천으로 가을 효도여행을 다녀왔는데, 주변에서 이 소식을 접한 이들로부터 기대하지 않던 차량과 음식을 도움받았다. 기도하며 믿고 구한 결과라고 그는 생각한다. 

.▲ 행복한 교회에서 매주 목요일마다 열리는 '행복한 노인 대학'에서 어르신들이 '이목구비(耳目口鼻)' 체조를 하고 있다.

△ 어르신들에게 무한 사랑 전하는 '목회자'

최 목사는 어떻게 하면 어르신들에 더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을지 늘 기도하며 고민한다. 뒤늦게 사회복지와 노인복지 분야를 배우는 '학생'이 된 것도 "어르신들을 위한 전문 '행복 전도사'가 되겠다"는 다짐에서다. 더 많은 것을 배워 주름 깊은 어르신들의 마음에 행복을 심어주고  싶다.

“저의 목회 철학은 사랑입니다. 하나님의 사랑을 사람들에게 전하는 것이죠. 특히 어르신들에게 더 큰 사랑을 전하고 싶습니다. 하나님께서 여자인 제가 목회자의 길을 걷게 하신 것은 노인들의 진정한 친구가 되라는 뜻인 것 같아요.”

행복한 교회를 자주 찾는 어르신들의 90%는 교인이 아니다. 어려운 개척교회 현실에서 노인들을 위한 봉사 활동을 펼치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지만, 어르신들에게 더 많은 사랑을 나눠드리기 위해 최 목사는 오늘도 십자가 아래 겸손히 무릎을 꿇고 기도한다.

김선광 기자  ace1357@ansansm.co.kr

<저작권자 © 안산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