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정당 당원들의 당비 납부 비율이 턱 없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정당들은 당원들의 당비 보다는 국고 보조금에서 대부분의 정당자금을 충당하고 있다.

◇ 당비 납부율 워낙 저조해 당원 실질성 의심스러울 정도

지난해 11월 중앙선거관위가 조사·발간한 <2008년도 정당의 활동개황 및 회계보고> 책자에 따르면 정당에 가입한 당원들의 당비 납부율은 7.1%로 전체 당원의 92.9%가 당비를 납부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당비 납부율이 비교적 높은 진보신당(64.8%), 민주노동당(57%), 사회당(31.8%)를 제외하면 나머지 정당의 당비 납입율은 평균 5%대에 그쳐 정당 당원들의 실질성 여부가 의심스러울 정도다.

▲ 정당별 당원 당비 납입비율(2008년도 기준). <자료: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정당별로 당비 납부율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179만4,071명으로 가장 당원이 많은 한나라당은 당비를 납부한 당원이 19만9,436명으로 10%대를 갓 넘는 11.1% 정도다. 164만3,021명으로 두 번째로 당원이 많은 민주당은 참담하다. 전체 당원 중 고작 1.4%인 2만3,233명 만이 당비를 납부해 제1야당의 정치적 중량감을 무색하게 했다.

반면 진보신당은 1만5,260명의 당원 중 9,891명(64.8%)의 당원이 당비를 납부해 당비 납부율이 가장 높았고, 민주노동당은 7만670명의 당원 중 당비를 낸 사람이 4만277명(57%)으로 50%대를 가볍게 넘겼다. 사회당도 당비 납부율이 31.8%를 기록해 여야 거대정당 보다는 몸집 작은 진보정당에서 당비 납부율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자유선진당(0.3%), 창조한국당(0.6%), 친박연대(0.2%)를 비롯한 13개 소수 정당들은 당비 납부율이 1%에도 못 미쳤다.(2008년 기준)

◇ 당비 보다는 기타수입과 국고보조금에 의지해 당 운영

그럼 당원들의 당비 납입이 저조한 거대 정당들은 어떤 자금으로 당을 운영할까?.

재정규모는 한나라당이 1,012억5,400만원으로 가장 컸고, 민주당이 804억2,900만원, 민주노동당 202억3,400만원, 자유선진당 118억300만원 순이었다.

대부분 정당들의 수입은 기관지 발행과 그밖의 수입을 가르키는 기타수입이 가장 많았다. 기타수입은 한나라당이 476억7,500만원으로 전체 재정의 48%, 민주당은 440억3,800만원으로 56%를 차지하는 등 거대정당들이 높은 비율을 유지했다.

그러나 친박연대과 창조한국당은 기타수입 보다 차입금이 더 높은 비율을 보였으며, 당비 납부율이 높았던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의 기타수입은 당비와 국고보조금이 차지하는 비율보다 낮아 대조적인 모습이다.

기타수입을 제외한 국고보조금 비율은 한나라당이 24%, 민주당 31%, 자유선진당 30%, 친박연대 13%, 민주노동당 28%, 창조한국당 17% 순으로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특히, 거대정당인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국고 보조금액은 민주당이 250억5,800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한나라당이 243억3,800만원으로 뒤를 이었다. 국고보조금이 차지하는 비율이  낮을 수밖에 없는 군소정당들과 달리 거대정당들은 보조금에 많이 의지하는 모습이다.

이러한 정당들의 구조적 모순에 대해 체질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 2일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하승수 소장은 이같은 정당운영 실태 자료에 대한 글을 인터넷에 게재했다. 하 소장은 “모든 조직들은 구성원으로부터 회비를 받는 것이 기본인데 이렇게 당비도 내지 않는 당원들이 대부분인 정당들이 민주적으로 운영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정치가 바뀌려면 먼저 정치자금부터 투명해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 주요 정당의 수입액(단위 백만원)과 수입목별 비율(2008년 기준). <자료:중앙선거관리위원회>

최영석 기자  photojk@ansan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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