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일 오후 2시 안산시청 앞 농협중앙회 2층 회의실에서 열린 '여성정치 참여 확대를 위한 토론회'에서 정당관계자들과 여성계 인사들이 의견을 나누고 있다.

10일 오후 농협중앙회 안산시지부 건물 2층 회의실에서는 안산여성희망연대 주관으로 여성계와 정당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여성정치 참여 확대를 위한 토론회’가 열렸다. 이번 토론회에서는 오는 6월 2일 치러지는 전국동시지방선거부터 실시될 예정인 지역구 여성 할당제에 대해 각계 인사들이 의견을 나눴다.

여성계 - “정당 스스로 할당제 늘려야”
정당 - “여성 스스로의 노력도 필요”

발제자로 나선 여성정치세력민주연대 김은희 부대표는 “공직선거법상 선출직 여성할당 30%를 제도화 하고 정당도 당헌·당규를 통해 이를 자발적으로 실천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할당제 확대를 통한 여성 정치참여 확대를 주장했다.

또한 “기초단체장 및 선출직 지방의원 후보에 여성을 당선 가능한 지역에 전략공천하고 공천심사위원회에 여성 50% 참여를 보장해야 한다”며 이번 지방선거에서 주요 정당의 선출직 여성참여 확대를 위한 노력을 강조했다.

여야 정당 관계자로 참석한 한나라당 박순자 최고위원실의 김요섭 보좌관과 민주당 경기도당 지속가능발전특위 김현삼 부위원장은 이번 여성 할당제 실시에 대해서는 대체적으로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강제 할당제 확대에 대해서는 여성계와 미세한 입장 차이를 보였다.

김요섭 보좌관은 “여성의 정치 참여를 할당제 확대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여성 스스로의 능력을 키우는 일이 더 중요하다”고 했다. 여성의 정치계 진출 확대에는 긍정적이지만 이의 토대와 인재 발굴의 현실적 한계를 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김현삼 부위원장은 “정당 활동 경력이 없는 여성이 정치에 참여하기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며 “시민사회가 여성에게 적극적이고 지속적인 지원과 연계 활동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할당제 확대 보다는 여성이 먼저 현실 정치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는 쪽에 더 비중을 둔 것이다.

“정당 체질 개선 없이는 여성 참여 어려워”

하지만 여성계 인사들은 현실적으로 정치에 접근하기 어려운 여성들의 사회적 상황이 정치 참여를 가로막고 있다고 강조했다. 여성 스스로 자질을 키우고 현실정치에도 적극 참여해야 한다는 정치계의 시각과는 입장을 달리한 것이다. 김은희 부대표는 “여성은 사회적 약자로 정치 참여에서 남성과 공정한 경쟁을 하기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라도 강제 할당 등 여성의 정치적 지위 향상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여성 정치 참여에 대한 이러한 입장 차이는 정당의 구조에서도 기인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한나라당과 민주당 같은 거대 정당의 경우 당원 구성이 국회의원을 중심으로 하향식으로 편재돼 있어 정당 활동 없이는 정치 참여가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인물 보다는 정당 충성도와 당선 가능성에 더 초점이 맞춰진다는 설명이다.

한편으로는 여성계의 현실 정치 참여에 대한 노력과 참여자에 대한 지속적 연계 활동도 중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여성 정치 참여 노력이 선거 때만 반짝한다면 그나마 자리를 잡은 여성 정치인마저 정당 정치에 물들거나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현실적 대안 찾지 못해 아쉬움 남긴 토론회

이날 토론회는 여성의 정치 참여 확대에 대해 정당관계자들과 여성계가 서로 의견을 나눴다는 점에서는 고무적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이날 패널로 참여한 정당 관계자들이 이 내용을 중앙 정치에 담아내기엔 구성에 한계가 있었고, 여성 정치 참여에 대한 서로의 입장만 확인했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최영석 기자  photojk@ansan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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