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원구 선부동에 위치한 원일초등학교(교장 권상근)는 1~6학년 22개 학급 중에 학년에 상관없이 운영되는 특별학급이 있다. 바로 지난해 전국 다문화교육 우수사례 공모에서 ‘열다섯 빛깔 무지개 뜨는 지구마을 이야기’로 초등부문 학생교육 분야에서 대상을 수상한 ‘외국인근로자 자녀 특별학급’이다.

손소연 교사가 담임인 이 학급은 에콰도르, 중국, 러시아, 몽골, 콩고 등 다양한 나라에서 온 부모를 둔 9명의 학생들이 같은 반에서 공부를 하고 있다.

지난 2006년부터 5년째 운영되고 있는 원일초의 다문화교육 프로그램은 외국인근로자 자녀들이 학년에 구분없이 함께 모여 공부하는데 이는 대부분의 학생들이 한국말이 서툴기 때문이다. 한국어를 익히는데는 나이나 학년의 구분이 의미가 없는 때문이기도 하다.

이 특별학급의 교과 수업은 ‘언어적응’, ‘생활적응’ 등 주로 언어 습득과 한국문화를 배우는 과정이 대부분이다.

△ 원일초등학교 외국인근로자 자녀 특별학급을 맡고 있는 손소연 교사가 학생들에게 빔 프로젝트를 이용해 한국음식의 이름을 알려주고 있다.

언어적응 교육은 막 태어난 아기가 옹알이를 시작하는 단계에서 낱말을 익히고 짧은 문장 말하기 등을 통해 차근차근 진행된다. 특별학급 학생들은 8~13살 또래로 초등학생 연령이기는 하지만 부모가 다양한 국적을 가진 탓에 학교에 입학하기 전에 집에서 제대로 한국어를 배울 기회를 갖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이들 학생들은 처음 말을 배우는 유아들이 사용하는 그림 낱말교재를 이용해 단어를 익히는 것부터 시작한다.

생활적응 교육은 다문화 가정의 아이들이 한국의 생활습관을 익히고 배우는 과정으로 진행된다. 주로 체험학습으로 진행되는 생활적응 교육은 음악과 영화를 통한 한국문화의 이해, 한국가정 홈스테이, 사물놀이, 한국음식 나누기 등으로 진행된다.

특별학급 학생들은 또래의 한국 학생들과의 교류를 위해 이동식 수업과 어울림 수업이 따로 마련돼 있다. 이동식 수업은 한국말을 어느 정도 이해 할 수 있고 말 할 수 있는 학생들이 기초 수학·과학을 배울 때 또래 친구들이 있는 다른 교실로 옮겨가 진행된다. 어울림 수업은 체육과 음악, 미술 등 언어능력 보다는 한국학생들과 재미있는 놀이 공부를 통해 문화교류의 폭을 넓혀주는 교육방식이다.

특별학급 수업은 또한 손짓과 발짓을 통한 가장 초보적인 의사소통에서부터 첨단 장비를 활용한 수업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한국말이 서툴다 보니 서로 의사소통을 하려면 ‘바디 랭귀지’는 필수이고 수업에 빠른 이해를 돕기 위해서는 일반 교실과는 달리 칠판과 분필 대신 빔 프로젝트와 컴퓨터를 사용해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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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인터뷰 - 권상근 교장>
“원일초등학교 학생들은 국제화 시대의 선두주자예요”

△ 권상근 교장은 외국인근로자 자녀 특별학급 운영을 통해 전체 학생들의 국제화 감각이 크게 향상됐다고 강조한다.

“우리 학교 학생들은 ‘국제화의 선두주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양한 문화를 가진 여러 학생들이 함께 생활하고 있으니까요.”

권상근 교장은 원일초교 학생들이야 말로 이미 글로벌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고 확신하고 있다. 외국인근로자 자녀 특별학급을 5년째 운영하다 보니 이미 초등학생 때부터 피부색과 언어가 다른 외국 학생들과 아무 거리낌 없이 어울리며 다양한 문화와 친숙해 질 수 있는 기회를 많이 가질 수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다문화 가정하면 외국인근로자, 결혼이민자, 새터민 등 크게 3가지로 분류할 수 있는데 이 중 외국인근로자 가정의 자녀들이 교육 혜택에 있어서 가장 취약한 환경에 놓여 있는 편이죠. 그래서 이들을 배려하는 좋은 교육환경을 만들어 줘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권 교장은 외국인근로자 대부분이 자국의 언어와 문화를 가정 내에서 그대로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의 자녀들은 수 년을 한국에서 살아도 한국말이 서툰 경우가 많고 한국 문화와 친숙해 질 수 있는 기회도 많지 않다고 했다.

때문에 초등학교 입학 적령기인데도 입학을 미루기도 하고 입학을 하더라도 학교생활에 잘 적응하지 못하는 외국인근로자 자녀들이 많은 것도 늘 안타깝기만 하다. 지난 2006년 전국 최초로 외국인근로자 자녀들을 위한 특별학급 운영에 나선 배경이다.

“외국인 부모를 둔 학생들과 한국 어린이들이 잘 어울릴 수 있을까 처음엔 걱정도 많이 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피부색이나 언어에 상관없이 원일초등학교 학생이라는 공통점 하나로 아이들은 너무나도 잘 지내더군요. 오히려 다양한 문화와 전통을 교류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 국제화 감각을 익히는데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권 교장은 다양한 문화권의 학생들이 서로 어울리고 교류하면서 국제화 시대에 앞서 나가는 것을 외국인근로자 자녀 특별학급 운영의 가장 큰 성과로 꼽았다.

김선광 기자  ace1357@ansan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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