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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교도서관문화운동네트워크가 주관한 책모임 사례공모에서 으뜸상을 받은 석호초등학교 학부모 도서회 '샘골사랑 동화모임' 회원들이 학교 도서관에 모여 환한 웃음을 짓고 있다. | ||
학교 도서관 문화를 활성화 시켜 위기에 빠진 공교육을 구하자는 취지로 구성된 ‘학도넷’은 도서관을 중심으로 다양한 책읽기 소모임이 구성되어 이들이 다양한 활동을 펼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지난 17일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 강당에서 치러진 학도넷 창립6주년 기념식에서 샘골사랑회는 아침 책 읽어주기를 비롯한 모임 활동 사례를 모아 발표했다.
특히 이번 사례공모에서 으뜸상을 수상한 ‘샘골사랑 동화모임’뿐만 아니라 진흥초 학생 책모임인 ‘책나눔터’와 안산지역 사서협의회 사서책모임인 ‘책수다’가 누리상을, 진흥초 학부모 책모임인 ‘책꽃밥’이 나눔상 등 안산지역에서 4개 단체가 수상해 안산이 도서관 문화운동의 중심에 서 있음을 확인했다.
"책 읽어주다 보니 아이들과도 친구가 됐어요"
석호초등학교에는 매주 금요일 아침이면 아이들과 함께 등교하는 엄마들이 있다. 금요일 아침 8시40분이면 어김없이 교실 문을 두드리는 엄마들이다. 학생들에게 20분 동안 재미있는 이야기책 한권씩 읽어주는데 ‘오늘은 무슨 이야기를 들려주실까?’ 아이들의 눈엔 호기심이 가득하다. “오늘은 콩쥐 팥쥐 이야기를 읽어 줄게요. 전래동화인데 콩쥐가 꽃신을 잃고 사또님을 만나는 과정까지 너무 재미있을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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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샘골사랑 동화모임에서 활동하는 한 학부모가 석호초 3학년 2반 학생들에게 전래동화 '콩쥐 밭쥐'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 ||
석호초 3학년 2반 고대원 어린이는 “엄마같은 선생님이 이야기책을 읽어주면 어릴 때 잠들기 전에 엄마가 책 읽어주던 생각이 나서 포근하다”며 즐거워했다.
석호초는 매주 금요일 아침이면 행복한 ‘동심의 세상’이 교정에 넘친다. ‘책 읽어주는 엄마’들은 교내 행사가 있는 특별한 날을 빼고는 아이들에게 책 읽어주는 일을 3년째 거르지 않고 있다. 마음을 열고 함께 책을 읽다보니 눈에 띄는 변화도 생겼다. 우선 학생들이 책을 가까이하는 습관이 몸에 뱄다. 지역사회와 연계된 교육을 통해 학생들이 정서적으로 안정감을 찾은 것도 두드러진 성과다.
책을 읽어주는 선생님은 대부분 친구 엄마거나 동네에서 자주 마주치는 아줌마들이다. 그러다 보니 학생들은 학교가 지역과 동떨어져 공부만 하는 곳이 아니라 동네 어른들의 보살핌을 받고 있다는 것을 자연스레 느끼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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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엄마 선생님'이 들려주는 재미있는 동화 이야기에 아이들이 푹~ 빠져 있다. | ||
이 학교 도서회 회원들이 아침마다 책 읽어주는 자원봉사자로 나선 것은 2002년부터. 아이들의 정서발달을 돕는 좋은 일을 해보자는 취지였다. 다음해엔 동화 읽는 어른들 모임으로 ‘샘골사랑회’를 만들었다. 책 읽기의 기초과정부터 차근차근 다시 배웠다. 마냥 책만 읽어주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과 마음으로 소통하겠다는 생각에서다.
아이들이 책 내용에 흥미를 느끼도록 인형극을 직접 배워 공연하는 열의도 쏟았다. 방학때면 체험을 통해 배울 수 있는 독서교실을 마련하고 있는데 학생과 학부모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샘골사랑회를 이끌고 있는 김부일 회장은 “올해는 ‘개와 고양이’라는 동화를 그림자 연극으로 만들어 어린이날쯤 선보일 예정”이라며 “처음엔 어떻게 할까 고민도 많이 하고 회원들도 부담스러워 했지만 하나씩 준비하다 보면 좋은 아이디어가 모아져 제법 그럴 듯한 무대가 완성된다”며 흐뭇해 했다.
이런 꾸준한 책읽기 활동이 주위에 알려지면서 샘골사랑회는 ‘학교도서관문화운동네트워크’(이하 학도넷)가 주관하는 책모임 사례공모에서 으뜸상을 수상했다. 부상으로 받은 책 50권은 학교 도서관에 기증했다.
하혜경 기자 sekami03@ansan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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