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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정배 국회의원 | ||
‘나만 아니면 돼’, ‘나만 잘 살면 돼’라는 탐욕의 논리가 정의를 압도했다.
얼마 전 마이클 샌델 교수의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책이 무려 33만 부가 팔려나갔다. 이명박 정권 2년, 이제 국민들은 정의에 대한 배고픔과 갈증을 느끼게 되었다.
-천의원님은 방송법과 관련 의원직을 사퇴하는 초강수를 던졌지만, 이후 성과없는 등원 결정이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존재했다. 사퇴 후 등원을 결정한 이유는 무엇인가?
의원직이 아니라 그 보다 더한 것이라도 걸고 싸워야할 시기였다. 소수 야당으로서 국회 안에서 힘이 부족하다는 것을 느꼈기 때문에 국민들과 함께 힘을 모으기 위해 국회 밖으로 나왔다. 헌법재판소가 언론악법 무효를 선언하지는 않았지만 처리과정의 불법성에 대해 인정하고 그 불법성을 국회 스스로 해소하라는 결정을 내렸다. 결국 국회에 공이 다시 넘어 온 것이다. 다시 국회에서 싸워야할 필요가 생겼다.
큰 성과도 없이 다시 등원하게 된 것에 대해 국민들, 특히 우리 안산시민들에게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렸지만 또 한 번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후반기에 문화체육관광방송위원회를 선택한 이유가 방송법 등과 관련 있는 것인가?
그렇다. 아직 싸움은 끝나지 않았다. 언론악법 불법 처리 이후에도 이명박 정권은 MBC에서 엄기영 사장을 내쫓고 일명 청소부 사장이라 불리는 김재철 사장을 임명했다. MBC 노조는 장기간 파업으로 김재철 사장 임명에 항의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최근에는 4대강 사업에 대해 비판적인 내용의 방송을 준비했던 PD수첩이 결방되는 초유의 사태까지 있었다. 군사독재정권시절에도 없었던 일이다. KBS에서는 김미화, 윤도현, 김제동 씨 등에 대한 블랙리스트가 존재한다는 것은 이미 공공연한 사실이 되었다.
언론이 공정성을 잃으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와 민생은 죽는다. 언론을 살리기 위해 후반기 상임위도 문방위를 택했다.
-최근에도 4대강 사업 저지 운동 등 왕성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4대강 사업에 대한 천의원님의 의견은 무엇인가?
일단 멈추라는 것이다. 환경영향평가 등 제대로 된 검증도 없었고, 한 번 파헤치고 나면 이를 복구하는 데 수 십 년이 걸릴 지 수백 년이 걸릴 지 모를 일이다. 일단 멈추고 제대로 된 검증을 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국민적 토론을 거쳐서 더 좋은 방안을 찾자는 것이다. 종교계, 학계, 시민사회, 정치권, 나아가 일반국민의 절대 다수가 반대하는 사업을 자기들 멋대로 밀어붙이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일단 사업진행을 멈추고 국회에 검증특위를 만들어 제대로 된 검증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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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임기의 야당 대표가 이런 이런 정책을 관철시키겠다고 말하는 것은 현실성이 떨어진다. 지금 이명박 정권이 마구잡이로 밀어붙이고 있는 사업들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예컨대 앞에서 말한 4대강 사업에 대해 어떤 입장을 취할 것인지가 중요하다. 또 이제까지 민주당이 추진했던 초중등 무상급식이나 대학생 반값등록금 문제, 어르신들 틀니를 건강보험에서 해결하는 것, 이런 것들에 대해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또 한 가지, 국민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나라, ‘정의로운 복지국가’를 꼭 만들겠다고 약속드린다. 사람이 사람답게 살 수 있는 나라를 만들겠다. 정의란 누구나 인간으로서 가장 귀하게 대접받는 상태, 즉 인권이 완전히 보장되는 상태다. 기득권자의 탐욕에 의해 정의가 짓밟히지 않는 나라, 그런 나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
- 당대표에 출마하려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리고 당대표가 된다면 구현하고 싶은 정치는 어떤 모습인가?
지난 2년 반, 민주당이 많은 노력을 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말만큼 행동으로 보여준 것이 별로 없었다. 민주당이 무슨 말을 해도 국민들이 크게 기대하지 않는다.
이래서는 민주당에 미래가 없다. 2012년 총선과 대선에서 이명박 정권을 심판하고자 하는 국민들의 여망을 받들기에 너무 부족한 부분이 많다. 민주당이 획기적으로 변해야 한다. 민주주의와 인권과 평화를 추구했던 민주당의 근본가치를 제외한 모든 것을 바꿔야 한다. 이번에 선출되는 지도부는 민주당 변화와 쇄신의 소명을 완수해야 한다. 저는 저 천정배가 이런 역할을 수행하기에 가장 적합한 인물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출마하게 됐다.
민주당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키기 위해 민주당을 국민에게 내 놓아야 한다. 이를 위해 이번 지도부를 뽑는 선거는 국민직선제로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당대표 국민직선제가 관철되느냐 마느냐가 민주당이 변화할 수 있느냐를 가르는 잣대가 될 것이다.
-질문을 지역으로 옮겨보겠다. 안산에는 많은 현안들이 있다. 원시-소사선 조기 착공을 비롯해 추모공원 건립, 순차적으로 진행될 아파트 재건축 등이 풀어야할 과제들이다. 이 부분에 대한 의원님의 구상은 무엇인가?
원시-소사선은 올해 안에 착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부동산 경기 불황으로 인해 예상 시기보다 PF(프로젝트 파이낸싱)가 늦어지고 있는 것 외에 다른 문제는 없다.
추모공원건립은 긴급 민생 현안으로 중점을 두고 해결해야 할 과제이다. 안산에 추모공원이 없어 타지역의 장례 시설을 사용 할 수밖에 없는 탓에 수많은 시민들이 순번을 기다리느라 장례일수를 연장하거나 2~3배의 비용을 부담하고 있는 실정이다. 김철민시장도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사안으로 당정이 협력하여 풀어 나가겠다.
하지만 추모공원은 필수 불가결한 공공시설이면서도 대표적인 혐오시설로 치부되고 있는 현실 역시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추모공원을 추진하는 시 집행부에서는 입지를 정할 때 가급적 지역주민의 민원이 적은 곳을 선택해야 하고, 해당 지역에는 적절한 보상조치가 병행돼야 잘 풀릴 수 있다. 추모공원 유치 경쟁이 일어날 정도로 강력한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도 적극 검토해야 할 것이다.
소사-원시선 착공이 당초 계획보다 늦어지는 것은 이 사업이 정부의 재정사업이 아니라 민자사업이기 때문이다. 경기가 안 좋아지면서 민간 사업자의 금융조달이 제때 이뤄지지 못한데 따른 것으로 그 밖의 문제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금융협약이 끝나면 곧바로 정부와 실시협약을 체결해 실시설계와 함께 올해 안으로 착공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안산의 재건축문제는 주택 수급 및 인구계획, 그리고 나아가 도시 미관 문제 등 여러 문제를 고려해서 접근해야 할 문제이다.
먼저 30여개에 달하는 안산시 재건축사업이 동시다발적으로 추진될 경우 예상되는 전세난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
또 재건축 용적률을 높이기 위해 해당 일반주거지역이 1종에서 3종으로 상향됨으로써 과밀개발과 함께 도시경관 구조를 크게 해칠 우려가 있다.
또한 재건축으로 인해 건설업자와 투기세력만 막대한 이익을 챙기고, 정작 원주민들은 재정착하지 못하고 떠밀려 나는 일이 방치되어서도 안된다.
적절한 중소형 평수의 공급, 일반 분양이익의 원주민에 대한 환원 등이 제대로 이뤄질 수 있도록 재건축사업을 공공적으로 관리하는 방안을 적극 모색해야 한다.
-안산은 8년만에 지방권력이 한나라당에서 민주당으로 교체됐다. 이로 인해 개발중심 페러다임에서 복지중심으로 정책이 바뀌는 등 많은 변화들이 예상된다. 천 의원님이 생각하는 안산의 비전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안산은 우리나라에서 발전 잠재력이 가장 큰 도시라고 생각한다. 사통팔달의 교통인프라, 전국 도시 최고의 녹지율, 대부도와 시화호, 서해 연안, 계획도시가 갖는 쾌적한 도시인프라 등 최고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기본적으로 안산의 발전 비전은 이와같은 해양·생태·환경의 키워드에서 찾고, 지속가능한 도시개발의 모델을 만들어 가야 한다. 예를들면 자전거 인프라를 획기적으로 확충하여 안산을 ‘자전거의 천국’, ‘자전거 도시’로 만들어 가는 것이 이 비전에 적합한 개발 방향일 것이다.
이와 함께 안산 경제의 비전은 반월·시화산단에서 찾아야 한다. 이곳에 있는 1만 2,000여개의 중소기업이 잘 돼야 안산의 가정경제가 살고, 지역경제가 살 수 있다. 비단 반월·시화산단뿐만이 아니라 우리나라를 ‘중소기업 천국’으로 만들어야 한다.
- 끝으로 75만 안산시민과 안산신문 독자들에게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사랑하는 안산 시민여러분, 그리고 안산신문 애독자 여러분. 한 분 한 분 직접 찾아뵙고 인사드려야 하는데 이렇게 지면으로 인사드리는 점 혜량해 주셨으면 합니다.
여러분께서 저를 4선 의원으로 만들어 주셨습니다. 여러분께서 저를 네 번이나 국회로 보내주신 뜻을 잘 알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생활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정치하도록 하겠습니다. 원칙과 정의가 지켜지는 대한민국 만들기 위해 온 힘을 다하겠습니다. 더 많은 관심과 성원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김형욱 기자 hyung@ansan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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