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웃의 의미를 되새겨 보게할 '이웃에 살고 이웃에 죽고' 공연을 준비하고 있는 연극패 '걸판' 맨 오른쪽이 김태현 대표다. 이 연극은 오는 30일 오후 2시 노적봉 공원에서 공연될 예정이다.

걸판 김태현 대표는 “가뜩이나 흉악범죄 뉴스가 나오면 또 안산인가 가슴이 철렁하는데 강호순 사건은 머리를 한 대 얻어 맞는 느낌이었다. 그러나 안산에서 살고 있는 사람으로서 진짜 내 이웃이 그런 모습인가에 대해서는 동의하기 어려웠다. 누구보다 열심히 살고 인정 많은 안산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어떻게 해야 진짜 이웃을 만들 수 있는 지 고민해 보고 싶어 연극을 만들었다”고 한다.

2009년 여름에 완성 된 이 연극은 ‘걸판의 골목극장’ 프로그램을 통해  부곡동 어린이 놀이터에서 초연되었다. 관람객은 동네 어르신들과 주민 100여명 이었지만 반응은 뜨거웠다. 내 이웃의 이야기에 공감을 일으키기에 충분했던 것이다.

이 연극은 도시로 이사온 김영광 부부가 낯선 도시생활을 극복하기 위해 빌라 한 켠에 화단을 가꾸고 이웃을 만들어 가는 과정을 담고 있다. 연극에는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인물들이 등장한다. 성질만 내는 옆집 남자, 락커를 꿈꾸는 백수, 매사에 삐딱하기만 한 여고생 등. 이들이 마음을 열고 이웃이 되어 가는 과정이 풍자와 해학으로 버무려져 한바탕웃음을 선사한다.

안산에서 '이웃'으로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이웃’의 진정한 의미를 되새기게 할 이 연극이 오는 30일 오후 2시 노적봉 공원에서 시민들을 찾아갈 예정이다.

김태현 단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경기도 문화재단으로부터 ‘우수작품 창작발표활동 기금’을 지원받아 무대에 오르게 되었다. 많은 시민들과 소통하고 싶어 노적봉 공원을 골랐는데 무료공연이니 많은 시민들이 구경오길 바란다”고 덧붙혔다.

2005년 한양대학교 풍물패 출신 5명이 모여 만든 ‘걸판’은 매년 십 여편의 공연을 창작하며 왕성한 활동을 펼치는 안산 지역 연극패다.

창단 6년 만에 ‘황금거탑’ ‘당신들의 밤이 아름다울 때’ ‘사뿐히 지뢰밟고 가시옵소서’ ‘열녀열전’ ‘사생결땅’ ‘기적소리’ ‘그와 그녀의 옷장’ ‘원 샷’ ‘콩알과 총알’ ‘이웃에 살고 이웃에 죽고’ 등 10개의 작품을 만들었고 단편은 셀 수도 없이 많다.

단편들은 사회적 이슈를 짧은 단막극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걸판이 만든 대표 단편 중에는 미디어법의 해악을 꼬집는 '이 연사 외칩니다' 4대강 반대 '보트 피플' 등이 있다. 단편극은 주로 집회 현장에 초청되어 공연되며 지난해 130회 공연을 진행했다.

다양한 작품 속에는 현실에 대한 풍자와 날 선 비판이 숨겨져 있지만 ‘걸판’이 추구하는 단 하나의 장르가 있다면 바로 ‘희극’이다.

그래서 걸판의 연극은 어렵지 않다. ‘이웃’의 경우처럼 사람들이 고민하는 수준에서 출발해 상식적인 선에서 해답을 찾는다. 그 과정에서 관객과 호흡하고 소통하는 유머러스한 상황과 풍자를 적절히 배치해 지루할 틈이 없다.

하혜경 기자  sekami03@ansan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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