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변산횟집'을 운영하는 요리사 시인 김용택씨.

상록구 월피동에서 ‘변산횟집’을 운영중인 김용택씨가 자신의 두 번째 시집 ‘흐르다가 살다가’를 발간해 화제다. 일반인은 평생 동안 한 편의 시를 쓰기도 어려운데 김씨는 올해 초 첫 번째 시집 ‘이제야 철들고 보니’를 발행한 데 이어 두 번째 시집을 세상에 내 놓았다.

“아직은 부끄럽다”며 인터뷰를 극구 사양하는 그를 설득해 기어이 만난 것은 시어를 떡 주무르듯 쉽게 만들어내는 그의 내공(?)이 궁금했기 때문이다. 점심 손님이 식당을 빠져나간 오후 4시쯤 변산횟집에서 김용택 시인을 만났다. 이 시간은 김 시인이 시를 창작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잘 나가는 음식점 사장님 이면서 전국에 같은 이름의 체인점도 여럿 운영하고 있다는 그가 왜 시를 쓰게 되었는지 이유가 가장 궁금했다.

“그냥 글 쓰는 걸 좋아했다. 학교 다닐 때부터 시 쓰기를 즐겼고 군대 있을 땐 군인신문에 몇 번 실리기도 했다”고 입을 열었다. 그러나 글쓰기보다는 당장 먹고사는 일이 더 급했기 때문에 요리사의 길을 걷게 되었고 시는 그의 가슴에 ‘첫 사랑’으로 남았다.

“먹고 살만하니까 시가 쓰고 싶어 지더라. 바쁜 하루 중에도 짬을 내서 한 편 두 편 쓰다보니 시집 한권 분량이 되어서 처음으로 책을 만들게 되었다”며 쑥쓰러워 했다. 그러나 시에 대한 그의 애정은 한권으로 끝나지 않았고 현재 세 번째 시집을 준비하고 있다.

그의 시는 주변에 존재하는 것에 대한 한 없는 애정에서 시작된다. 그 사랑은 어렵지도 않고 가볍지도 않게 마치 오래된 친구에게 이야기 하듯 시로 엮어 독자로 하여금 편안함을 느끼게 하는 힘이 있다.

“내가 늙었을 때 지금의 생각을 기록해 두지 않으면 잊어버리게 될 것이다. 나의 인생을 기록하고 다른 사람과 마음을 나누기 위해 시를 쓴다”는 김용택 시인.

“어쩌면 나이 70이 넘으면 진짜 감동적인 시를 쓸 수 있을 것 같다”며 겸손해 한다. 시란 그에게 삶의 기록인 것처럼 모든 것을 버려야 하는 그 즈음이면 인생을 바라보는 혜안이 생길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시를 쓰면 늘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본질적인 물음에 부딪힌다는 김용택 시인.

그는 이제까지의 삶이 ‘더불어 사는 삶’이었다면 이제부터는 ‘나누는 삶’을 살겠다고 다짐했다. 이미 사할린 동포 돕기와 노인요양병원을 후원하고 있다는 그는 “가진 것을 나누고 욕심을 버리는 것이야 말로 진정한 행복을 얻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하혜경 기자  sekami03@ansansm.co.kr

<저작권자 © 안산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