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실력만큼은 부모의 재력과 비례한다는 통념을 깨고 엄마의 정성과 노력으로 영어 영재로 인정받은 한 소년이 있어 찾아 보았다. 국내 최고 권위의 영어말하기 대회에서 당당히 최고상을 받은 부곡동 시랑초등학교 4학년 김경모군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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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철저한 영어환경을 만들어 경모군의 영어실력의 기초를 잡아준 우은숙(사진 왼쪽)씨와 경모군(가운데). 경모군과 영어로 싸우면 이기는 경모군의 여동생. | ||
해외에 나간 경험이라고는 초등학교 2학년 때 영어학원에서 필리핀 해외영어캠프 1개월 다녀온 것이 전부인 경모군이 이 같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어릴 때부터 남다른 환경을 제공한 그의 어머니 우은숙씨의 노력 덕분이다.
우은숙씨는 “우리 세대가 너무 어렵게 영어를 배웠쟎아요. 그래서 아이들에게는 영어를 쉽게 받아 들일 수 있도록 아이가 태어났을 때부터 항상 영어 CD나 테이프를 들려줬다”고 한다.
그녀는 아이들에게 영어환경을 만들어 주기 위해 TV도 어린이 영어방송만 틀어놓았다. 아이들이 한국방송을 보도록 허락하는 것은 말을 잘 들었을 때 주는 특별한 부상이었다.
이 때문에 웃지 못할 헤프닝도 종종 일어난다. “집에 손님이 왔을 때 아이들이 ‘엄마 한국TV 봐도 돼요?’ 하고 물으면 손님들은 한국TV가 뭐냐며 신기하게 생각한다”며 “아이들에게 철저한 영어환경을 만들어 주려다 보니 한국어로 말하는 TV를 금지시켰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하나 그녀만의 독특한 영어 교육법은 ‘영어로 싸워라’ 이다. 3살 터울로 태어난 동생과 다툴 때마다 그녀는 ‘영어로 싸워라’고 주문했다. “영어로 싸워야 하니까 이기기 위해서는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영어로 만들면서 자연스럽게 말하기 공부가 되었다”는 것이다.
경모군도 엄마의 이런 환경이 영어를 익히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인정한다.
“특히 잠자기 전에 동화나 그리스로마신화 CD를 영어로 듣다 보면 어느 날 자연스럽게 영어가 떠오르고 말이 되어 나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자연스럽게 영어를 익힌 경모군의 영어 실력은 또래 아이들에 비해 월등이 나았다고 한다. 각종 영어 말하기 대회에서 상을 휩쓸 뿐만 아니라 웅변대회며 한자인정시험까지 영어에 대한 자신감이 공부에 대한 자신감으로 이어져 모든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경모군의 장래희망은 의외로 영어와는 거리가 먼 ‘판사’다. 친구들이 싸움을 할 때 다툼을 중재하고 잘못을 가려주는 심판같은 역할이 좋다고 한다.
올 겨울 말하기 대회 부상으로 미국문화 체험을 다녀올 계획인 경모군. 경모군이 넓은 세상으로 날아가기 위한 날개옷을 엄마의 지극한 정성으로 만들어 준 것이다. 이제 넓은 세상에서 자신의 길을 찾은 것은 그의 몫이 될 것이다.
하혜경 기자 sekami03@ansan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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