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 합병증을 앓고 있는 아버지를 간호하며 힘겹게 살아가는 철균이. 얼마 전 모 방송사를 통해 철균이의 안타까운 사연을 접하고 석호중학교로 찾아갔다.

연합고사 다음날인 16일에 만난 철균이는 얼굴 가득 환한 미소로 기자를 반겼다. 그의 얼굴 어디에서도 힘든 삶의 흔적을 찾을 수 없을 만큼 밝은 소년이었다.

△ 힘든 상황에서도 밝은 미소를 잃지 않은 철균이. 이웃들의 도움으로 힘든 상황을 이겨내고 있다.

하지만 그의 이야기 속에서 쉽지 않았을 그의 인생을 짐작할 수 있었다. 초등학교 2학년 무렵 부모님이 이혼 하고 할머니의 손에서 자랐다. 중학생이 될 무렵 아빠와 둘이서만 살게 된 철균이. 좁고 불편한 집이었지만 아빠와 함께 있는 것만으로 철균이에게는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행복도 잠시 중학교 2학년 여름 택시운전을 하던 아버지가 교통사고로 허리를 크게 다쳤다. 평소 당뇨병을 앓고 있던 아버지는 차일 피일 당뇨병 치료를 미루던 상황에 사고가 나서 증상이 더욱 악화된 것이다.

현재 철균이의 아버지는 당뇨 합병증으로 한 쪽 시력을 잃었고 만성 신부전증으로 매일 투석을 받아야 할 만큼 상황이 악화됐다.

더구나 사고 휴유증으로 걸을 수 조차 없어 철균이가 하루 종일 병상을 지켜야 하는 상황이었다. 아버지 병수발 때문에 철균이가 학교에 갈 수 있는 날은 점점 줄어들었다.

“3학년 되면서 거의 학교에 나올 수가 없었어요. 누워 계신 아빠가 여자 간병인을 불편해 하셔서 내가 기저귀를 갈아줘야 했어요”며 철균이가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철균이는 친구들이 다 가진 헨드폰도 없다. 불편하지 않냐는 질문에 대수롭지 않게 “별로”라고 잘라 말한다. 철균이의 소원은 헨드폰도 멋진 신발도 아니다. “아버지가 일어나서 걸어 다니는 것”이 철균이의 단 하나 소원이다.

중학교를 졸업하는 철균이는 수원 농업생명과학고등학교로 진학할 예정이다. 빨리 자격증을 많이 따서 고등학교 졸업하면 돈을 벌고 싶어 지원했단다.

“원래는 공업고등학교 기계과를 가고 싶었는데 얼마 전에 바뀌었다. 뭐가 좋을 진 모르겠지만 우선을 자격증을 많이 딸 계획이다”고 말한다. 빨리 자립해서 아프신 아버지를 모셔야 하기 때문이다.

다행히 방송이 나간 후 주위의 도움으로 철균이 아버지는 요양병원으로 옮겨 철균이가 학교에 다닐 수 있는 상황이 되었다. 철균이의 담인인 윤원경 교사는 “그래서인지 철균이의 표정이 한 결 밝아졌다”고 한다.  

또 학교에서도 철균이 돕기 손길이 모아지고 있다. 힘든 상황에서도 언제나 미소를 잃지 않는 철균이.

 “지금은 비록 힘들지만 친구가 있고 이웃이 있어 힘든 고비는 지나 갈 것”이라며 밝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

하혜경 기자  sekami03@ansan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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