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개동 1개 도서관 사업이 예산부족과 정책부재로 인해 제자리 걸음인 가운데 불과 200미터 거리에 같은 성격의 도서관이 들어설 예정이라 논란이 예상된다.

‘1개동 1개 도서관’ 사업은 김철민 시장이 중요 공약 사업 중 하나로 도서관이 없는 일동과 본오1ㆍ2동 등 총 14개 동에 도서관을 신설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도서관 건립을 위한 부지매입과 예산확보가 뒤따르지 않아 도서관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앙도서관 관계자는 “올해 일동과 본오1동 주민센터에 도서관을 만들려고 했으나 본오1동 주민센터 신축이 늦어지면서 11월에나 구(舊)청사 건물을 사용할 수 있어 올해는 일동 도서관(3월)만 개관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원곡동 다문화 도서관 추가 공급 과잉
이 처럼 도서관 건립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현재 관산도서관, 다문화도서관, 샛별작은도서관이 있는 원곡본동 지역에 다문화도서관이 추가로 들어설 예정이라 오히려 도서관 과잉 공급이 우려된다.

STX의 사회공헌 사업의 하나로 올 상반기에 개관 할 다문화 도서관 예정지는 원곡본동사무소. 현재 안산시 다문화 도서관이 있는 외국인 주민센터와 불과 200미터 거리로 도서관 성격도 현 다문화도서관과 유사하다.

이에 대해 도서관 전문가들은 “가까운 장소에 같은 성격의 도서관이 들어오게 되면 기존 도서관 이용객이 줄어들어 결국 예산낭비를 초래한다”며 우려를 표시했다.

또한 “외국인 근로자들의 거주 지역이 와동과 사동지역으로 확대되고 있는 만큼 굳이 원곡동만을 고집할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근로자 문화센터 도서관 장서구입비 ‘0’원
도서관 확대가 이 같은 혼선을 빚고 있는 것은 도서관 운영 전반에 관한 종합계획이 없기 때문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도서관 종합계획의 필요성은 지난 의회 때부터 꾸준히 지적되어왔으나 아직도 마련되지 않아 도서관 정책의 전략과 전술이 부재한 상황이다.

이 뿐만 아니라 도서관을 운영하는 부서가 정보사업소로 일원화 되지 않은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가령 선부동 근로자시민문화센터 내 도서관은 기업지원과 소관으로 한국노총이 위탁받아 운영하며 다문화 도서관 추가 건립은 외국인 주민센터에서 추진 중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타 부처 도서관은 공공도서관으로 집계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중앙도서관 도서대출 프로그램을 공유할 수 없어 별도의 프로그램을 구입해야 한다.

시민문화센터 도서관의 일일평균 이용객은 250여명. 왠만한 공공도서관 이용객과 맞 먹을 정도로 이용율이 높다. 이 도서관은 장서 1만8천여권을 보유하며 어린이와 학부모 대상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선부동 아파트 단지 인근에 위지해 접근성인 높은 이 큰 장점이다.

하지만 이 도서관에 대한 시의 지원은 갈 수록 줄어들어 올해는 장서구입 비용이 전액 삭감되었다.

시민문화센터 도서관 관계자는 “신간서적을 구입할 수 없어 기존 도서를 열람할 수 있도록 배치를 바꾸고 있지만 한계가 많다"며 "책이 낡고 신간서적을 보충할 수 없다면 도서관으로서의 기능을 상실하고 말 것"이라며 안타까워 했다.

시민문화센터 도서관 측은 대출프로그램 구입과 도서카드로 대출이 이뤄질 수 있도록 시측에 몇 차례 요청했으나 번번히 묵살되었다고 한다.

한편 작은도서관 네트워크 관계자는 "문화센터도서관 처럼 시가 조금만 관심을 갖고 지원해 준다면 공공도서관 기능을 할 수 있는 도서관이 많은데 정확한 파악조차 하지 않고 있다"며 "성과위주의 사업보다 시민이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예산도 아끼고 시민 만족도도 높아질 것"이라고 꼬집었다.

하혜경 기자  sekami03@ansan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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