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전문의’로 알려진 김영환 국회 지식경제위원회 위원장(경기 안산상록을, 3선)은 20일 논평을 통해 한국원자력 발전의 안전불감증이 일본과 거의 유사한 수준으로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김영환 위원장은 “후쿠시마 원전 건설의 배관 전문 현장감독이었던 히라이 노리오가 고베지진 직후 후쿠시마 원전의 치명적인 결함을 다룬 글을 남기고 일본 원전안전 신화가 허상임을 증언했다”며 “우리나라도 1999년 원전 부실공사 문제가 제기됐었는데, 놀라운 것은 그동안 일본 당국과 전문가들이 해왔던 언동과 행태가 우리의 것과 너무나 닮았다“고 전했다. 안전불감증 수준이 일본과 마찬가지라는 것.

김영환 위원장이 15년전부터 국회의원, 과학기술부 장관으로 활동하면서 밝힌 우리나라 원전의 문제점으로 원전 건설 시 내진설계 개념이 없었던 점, 냉각수 유출 및 세관 부식 사고, 수소 누설사고, 부실시공(설계에 없는 용접부위 발견) 등을 짚었다.

김영환 위원장은 “1978년 최초 원전이 전설된 당시에는 지진에 대한 우려가 전혀 없었으니 내진설계가 완벽하다는 정부의 현재 입장은 거짓말”이라며 “96년 초선의원 당시 우리 원전이 활성단층 위에 놓여있다는 것을 최초로 제기하였고, 최근 조사결과, 원전 반경 50km 내에 78년부터 총 123회 지진이 발생했었다”고 경고했다.
또한 김영환 위원장은 냉각수 유출문제와 세관부식과 균열 문제에 대해 지적했다.

우리나라의 모든 원전이 이러한 문제를 안고 있어 매년 냉각수 유출 문제가 생겨왔다는 것. 이와 관련해 98년 울진 1호기 세관 중 17.63%가 부식된 점을 언급하며 “80년 이후 세계적으로 다른나라는 부식문제를 개선한 인코넬 690TT를 사용했는데 우리나라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낡은 600TT를 사용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98년 울진 1호기 냉각수 누설의 위험을 강력히 지적했음에도 “정부는 문제없다는 답변만 되풀이 했다”며, “하지만, 결국 12월 11일이 되어서야 발전을 정지하고 핵연료 교체 및 보수에 들어갔다”고 우리 정부와 전문가들의 안전불감성을 재차 경고했다. 정부는 수소누출로 폭발가능성이 제기된 울진 2호기에서 누출량 측정을 비닐봉지로 할 정도로 안전사고에 둔감했었다는 것.

김 위원장은 부실시공과 관련 설계에 없는 용접부위가 있다는 것을 주창하여 확인한 바 있다. 설계에 없는 용접 부위가 89년 울진원전 1호기에서 1곳, 94년 영광 3호기에서 43곳, 4호기에서 6곳을 발견된 것이다. 김영환 위원장은 “이는 세계적으로도 전무후무한 일”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1999년 국감에서 김영환 의원이 이러한 내용을 밝혔으며, 한국 원자력안전기술원의 김상택 책임기술원이 양심선언 했었던 내용이다. 

김 위원장은 “2007년 수명을 다한 고리 1호기를 10년간 연장했고 2012년 수명이 끝나는 월성 1호기 수명을 연장하게 되어 있다”며 “이러한 연장은 원자력 안전기술에 의한 정확한 진단과 검토를 거쳐 신중한 결정이 요구된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우리는 시급히 폐로기술과 고준위 폐기물 처리에 대한 정책과 방향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국내 원전은 안전하다’며 현 계획대로 원전 건설을 확대 추진하는 것을 보며 일본의 전철을 밟지 않을까 걱정된다”며 “원전을 짓지 않을 수 없는 조건을 인정한다 할지라도, 원자력한 기술은 아직 불안정한 기술이며, 핵폐기물에 대한 대책이 미흡한 상황에서 원자력을 확대하는 것은 대단히 신중해야 하고, 원자력 발전은 최소화 해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이어 “원전은 안전성이 생명이다”며 “안전성 없는 원전 르네상스는 사상누각”이라고 정부에 직격탄을 날렸다.

한편, 김영환 의원은 1996년 초선 첫 국장감사에서부터 15년간 지속적으로 원전의 지진안전성 문제를 제기해 왔으며, 지난해 국회 지식경제위원장 선출 직후부터 언론인터뷰, 상임위, 원자력 해외시찰 등의 자리에서 “원전 르네상스를 홍보하기 전에 안전성부터 점검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김형욱 기자  hyung@ansan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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