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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고뇌에서 나온 한 편의 예술작품은 관객들과 공감하고 소통을 통해 그들에게 삶의 에너지를 충전시켜준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이웃들의 팍팍한 삶을 유머와 풍자로 버무린 희곡 작품을 신춘문예를 통해 선보인 작가가 있다.
더구나 한 편도 아닌 두 편의 작품을 각기 다른 일간지에 신춘문예에 출품 두 편 모두 당선을 차지해 화제의 중심에 섰다.
한양대학교 풍물패 출신들이 모여 만든 '걸판'(대표 김태현) 에서 극작가겸 배우로 활동 중인 오세혁씨가 올해 연극계 다크호스로 떠오른 주인공이다.
오작가는 '크리스마스에 30만원을 만날 확률'(이하 30만원)과 '아빠들의 소꿉놀이'(이하 소꿉놀이)를 부산일보와 서울신문 신춘문예 희곡부문에 출품 당선되는 영광을 안았다.
두 편 모두 잔잔한 감동을 담은 가족이야기다. '30만원'은 따로 떨어져 사는 세 명의 가족이 각기 다른 이유로 인해 크리스마스 날 30만원이 필요한 상황. 이들은 필요한 돈 30만원을 서로에게서 꾸어 해결하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상처를 주고 받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오작가는 "이 연극은 절반은 내 경험에서 나온 이야기다"고 한다. 실제로 그의 가족은 안성과 울산 안산에 떨어져 살고 있다.
“돈 때문에 다툼이 있지는 않았지만 떨어져 지내는 가족들의 마음. 그로인해 생기는 소소한 일상들은 우리 가족이야기다”고 한다. 안성에서 자라 한양대학교 진학을 위해 안산에 정착했다는 오세혁씨. 그의 연극은 마당극에서 출발했다.
"처음 마당극을 봤을 때 충격이었죠. 당시 수입농산물 반대를 담은 정치적 내용이었는데 내용보다 어려운 소재를 너무 재밌게 표현하는 그 형식이 충격이었어요. 시대적인 이야기를 저렇게 재미있게 표현할 수도 있구나"
오작가는 대학3학년 무렵 선배들과 극단 '걸판'을 꾸려 '재밌는 연극'을 만들고 싶다는 꿈을 현실로 만드는 중이다. "걸판은 재미있는 연극을 추구합니다. 아무리 좋은 내용도 재미있지 않으면 관객에게 다가갈 수 없죠. 그렇다고 해서 억지로 웃음을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라 아이러니한 상황이 만들어 내는 웃음. 관객들이 그 순간을 공감하며 만들어내는 자연스러운 웃음이 있는 작품. 그리고 마지막에는 뭉클한 감동을 주는 연극을 하고 싶다"
서울일보에 당선된 '아빠들의 소꿉놀이'에도 웃음 코드는 빠지지 않는다. 정리해고된 가장이 가족들에게 해고 사실을 숨기기 위해 고전분투하는 모습에서 웃음과 비애를 함께 느낄 수 있다.
오작가의 두 작품은 지난 3월 대학로 무대에 올랐다. 매년 일간지에 당선된 신춘문예 작품을 무대화하는 사업인‘신춘문예 단막극제’를 통해서 관객들을 만났다. '30만원'은 이윤택감독의 연희단거리패가 공연했고 두 작품 모두 관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당선 소감이요? 기쁨보다는 ‘역시 이 길이 옳은 길이야’ 하는 안도감이 먼저 들었어요. 재밌는 연극을 만들면 사람들이 좋아하고 그 속에서 내가 하고 전하고 싶은 내용을 전달할 수 있다는 믿음이 생겼어요. 신춘문예 당선을 통해 더 넓은 무대에서 관객들을 만날 기회가 생긴 것도 저에겐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요”라는 오세혁 작가.
극단 ‘걸판’에게도 또 오세혁 작가에게도 안산은 특별한 도시다. 연극의 중심 대학로로 진출하지 않고 굳이 안산에 터를 잡을 때부터 그들은 안산에 사는 이웃들의 친구가 되기로 작정했다. 시대에 맞는 이야기를 만들어 불러주는 곳이라면 전국 어디든 달려가 공연을 하지만 안산에 작은 극장을 만들어 이웃과 함께 더불어 살아가길 소원한다.
“안산에서 만나 안산에 터를 잡은 공연팀인만큼 안산사람들의 이야기로 안산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공연을 하고 싶다”는 오세혁 작가. 안산에 뿌리를 두고 세계를 감동시킬 작가로 날아오를 날이 멀지 않아 보인다.
하혜경 기자 sekami03@ansan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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