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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산중앙병원 마당에 감나무를 심은 우두명 태안경보 회장(오른쪽에서 두번째). | ||
지구의 앞날을 예측할 수 없게 만드는 방사능비가 내려 어수선한 올 봄. 구십을 바라보는 망구의 나이 우두명(81)태안경보 회장은 이런 세상의 어수선함과 상관없이 올해도 안산문화원과 중앙병원에 5년생 감나무 여섯 그루를 심었다.
2006년 새롭게 문을 연 안산문화원 이사로 취임한 우두명 회장은 “큰 집을 지었으니 대추나무를 심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나무심기를 시작했다”며 당시를 떠올렸다.
어릴 적 마을에서 큰 집을 지으면 대추나무부터 심어 자손이 대추만큼 번성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던 것처럼 그도 안산문화가 가지마다 주저리주저리 열리는 대추처럼 풍성해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문화원 정원에 대추나무를 심었다.
그는 대추나무가 외롭지 않도록 해마다 앵두나무며 매실나무 감나무 호두나무 밤나무도 심어 사시사철 꽃피고 열매 맺는 정원을 만드는 중이다.
그렇게 문화원 마당과 중앙병원에 심은 나무가 250그루가 넘는다. 그러나 우두명 회장은 나무를 심는 것으로 끝내지 않는다.
“나무를 심는 것도 중요하지만 비료주고 퇴비주고 버러지 생기지 않게 약치는 일도 만만치 않아. 나무를 심어만 두면 그냥 자라는 줄 알아? 맨 땅에 심었으니 잘 자라게 비료도 주고 거름도 줘야지. 버러지 생기지 않게 약도 쳐야지. 늙은이가 혼자 못해서 직원들 도움을 받는데 그도 없을 땐 일꾼을 사서도 해야 하니 안 힘들겠어?”
마치 농사꾼처럼 지날 때마다 들여다 보고 날이 가물면 물주고 벌레잡는 어르신의 발걸음 소리를 듣고 자란 나무들은 튼튼히 뿌리내려 그의 바램처럼 계절마다 풍성한 열매를 맺는다.
“지난 가을엔 대추를 한가마나 땄어. 봄에는 매실이며 앵두가 열리고 가을엔 대추와 감이 열리지. 이웃사람들이 와서 따 먹어도 좋고 보기에도 좋쟎아. 올 가을엔 호두도 열릴거야. 심은 지 제법됐으니 올해부턴 열리겠지”라는 어르신의 목소리에서 설렘이 묻어난다.
“늙은이가 주머니 털어서 한 그루 한 그루씩 심었는데 사람들이 지나다니며 보고 ‘고맙다’생각하면 내가 오히러 고맙지”라는 우두명 회장. 지난해 팔순잔치에 받은 축의금 전액을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과 장애인, 외국인근로자, 미망인, 노인회에 전달한 그는 남몰래 안산지역에 사랑을 심는 중이다.
하혜경 기자 sekami03@ansan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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