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살 난 아들이 스스로 세상을 떠난 후, 저자는 황폐한 삶으로 변해버린 인생 후반기(60세)에 오아시스를 만난 느낌으로 그림책들을 읽기 시작했다.

저자가 그림책에 대한 첫 에세이 ‘지금, 어른이 읽어야 할 그림책’을 쓴 것이 1999년 63세 때이다. 2003~2004년에는 어른에게 권하는 다양한 주제의 그림책을 선정하여 ‘지금, 어른이야말로 그림책’이라는 독서 캠페인을 벌여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그림책의 힘을 보여주는 에피소드를 소개함으로써 그림책을 둘러싼 상황을 조금이라도 밝은 방향으로 전환하는 데 도움’을 주고자 자신의 그림책 편력을 묶은 것이 바로 이 책인 것이다.

저자는 인생에서 그림책을 읽을 시기가 세 번 있다고 말한다. 먼저 자신이 아이였을 때, 다음에는 아이를 기를 때, 세 번째는 인생 후반이 되고 나서이다. 생애를 거쳐 늘 곁에 그림책을 두고 읽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림책은 인생의 반려이자 가족의 문화’라고 강조한다. 특히 인생 후반에는 아이들을 위해서가 아닌 자기 자신을 위해 그림책을 읽어야 함을 강조한다.

나이 들어가면서 굳어지는 팔다리만은 아닐 것이다. 사고방식도 굳어진다. 누구나 상처를 부여안고 살아간다. 온갖 위기와 파란의 여정을 지나온 인생 후반기에 그림책이야말로 마음의 재생역할을 할 수 있는 치유의 매체라는 것이다.

그것은 무엇보다 그림책이 지닌 무한한 상상력과 풍부한 감성을 일깨우기 때문일 것이다. 그림책이 다루는 주제나 내용 또한 삶과 죽음, 전쟁과 평화, 인간 소외 등 점점 더 다양해지고 있다는 것도 주목해야 할 지점이다. 이 책이 ‘생명을 살리는 한권의 그림책’이라는 부제를 단 이유이기도 할 것이다.

이 책의 원제는 <사막에서 발견한 한 권의 그림책>이다. 지금 내 마음이 회색빛 사막처럼 느껴진다면 그림책을 펴보자. 우리 마음 한 구석 어딘가에 끝끝내 남아 있을 유년기 시절의 순수함을 되찾는 행운을 만나게 될 테니까 말이다.

“곁에 그림책을 두고 그 멋진 상상력과 판타지를 날마다 10분씩이라도 맛본다면 마음 어딘가에서 변화가 생길 것이다. 반드시 뭔가가 변할 것이다.”

어른이야말로 그림책을 읽어야 한다. 이 책이 전하는 의미 있는 메시지다. 이 책을 읽은 또는 읽게 될 어른들이 한마음으로 ‘어른이야말로 그림책을 읽자’는 캠페인을  안산에서부터 벌여보는 것은 어떨까?

김은희 안산근로자 종합복지관 어린이도서관 사서  sekami03@ansan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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