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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어린 시절이 아무 걱정 없이 즐겁기만 한 걸까? 시간을 과거로 돌려서 어린 시절을 차근차근 기억해 보자. 어린 시절, 우리에겐 걱정이 참 많았다. 가족, 친구, 성적, 외모 등등... 그 때 우리에겐 그 문제들이 결코 사소한 것이 아닌, 인생의 무거운 짐들이었다.
그럼 만약 걱정도 많고 전혀 즐겁지도 않은 아이들은 그들의 고민을 도대체 어디다 털어놔야 할까? 어른들에게 얘기해봐야 아이들의 고민을 사소하게 여겨 진지하게 받아주지도 않을 것이다.
사람은 외로운 존재다. 어른에게 이해받지 못하는 어린이도 외로운 존재다. 누군가가 내 마음속의 이야기를 공감하며 다 들어주면 속이 시원할텐데, 주위를 둘러봐도 내 마음을 100% 이해해 줄 사람이 아무도 없는 것만 같다.
'나의 린드그렌 선생님'의 주인공 비읍이와 '헨쇼 선생님께' 의 주인공 리 보츠는 동화 작가 선생님에게 편지를 쓴다. 자신의 고민을 듬뿍 담아서.
두 주인공은 어른들이 흔히 생각하는 아무 걱정 없는 즐겁기만 한 아이들이 아니다. 우연하게도 두 주인공의 가정은 모두 편모가정이다. 비읍이 아빠는 5살 때 사고로 돌아가셨고, 리 보츠의 엄마, 아빠는 이혼을 하셨다.
그래서 아빠 없는 두 가정은 모두 재정적인 문제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다. 아빠가 없는데다가 재정적인 문제까지... 비읍이와 리 보츠의 엄마는 마음의 여유가 없을 것이다. 그래서 비읍이와 리 보츠는 엄마에게 모든 이야기를 솔직하게 털어 놓을 수가 없다. 아빠와 관계된 고민들은 더더욱 엄마에게 얘기할 수가 없다.
비읍이는 엄마가 노래방에서 부른 ‘말괄량이 삐삐’ 노래를 계기로 '삐삐 롱스타깅'이라는 책과 ‘아스트리트 린드그렌’이란 동화 작가를 알게 되고 린드그렌의 책을 하나하나 찾아 읽어가며 책 읽는 재미에 푹 빠진다. 그리고 린드그렌 선생님에게 편지를 쓰며 자신의 마음속의 고민과 생각들을 다 털어놓는다.
리 보츠는 좋아하는 동화 작가 ‘보이드 헨쇼’씨에게 궁금한 것들을 잔득 적어 편지를 보낸다. 작가 한명을 조사해 가는 학교 숙제 때문이다. 그런데 헨쇼 선생님이 보낸 답장에는 오히려 열 가지의 물음이 적혀 있고 이 물음들에 어렵게 답을 해 가면서 글쓰기에 익숙해져 가고, 보이드 헨쇼 선생님에게 마음속의 고민과 생각들을 털어놓게 된다.
비읍이와 리 보츠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나는 왜 어릴 때 동화작가에게 편지를 보내 볼 생각을 못했을까하는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나는 어릴 때, ‘에리히 캐스트너’ 라는 작가를 참 좋아했다. 우울한 일이 있을 때, 이 작가의 책을 읽으면 작가가 유쾌하게 사건을 풀어가는 것에 푹 빠져서 여러 가지 고민들을 잊어버렸던 것 같다. 그래서 오늘 나는 비읍이와 리 보츠처럼 ‘에리히 캐스트너’ 선생님께 내 마음의 고민들을 담아 편지를 써볼까 한다.
오늘 아이들과 '나의 린드그렌 선생님', '헨쇼 선생님께' 이 두 권은 책을 읽어보면 어떨까? 비읍이와 리 보츠의 진심이 담긴 편지를 따라 읽어가면서 때로는 울고, 때로는 웃으며 당신의 코끝이 찡해질 것이다. 그리고 비읍이와 리 보츠처럼 아이들과 함께 좋아하는 작가 선생님께 마음을 담아 편지를 써보는건 어떨까?
황소영 이야기숲도서관 사서 sekami03@ansan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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