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항암 투병중인 가운데서 나온 책이라 더욱 반갑고 감사한 마음으로 서둘러 책장을 넘겼다. “매일이란 바다의 보물섬에서 보물을 찾는 마음으로 매일을 살고 있어 어느 때보다도 행복하다”는 여는 글에서 해맑은 웃음 띤 수녀님의 얼굴을 떠올려 본다. “마음의 눈을 크게 뜨고 보니 주변에 보물 아닌 것이 없다”며 “아직도 찾아낼 보물이 많음을 새롭게 감사하는” 수녀님이 찾은 보물 이야기, 책 속 가득 넘친다.

이 책은 총 6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 ‘일상의 나날들’에서는 한 인간으로서의 삶의 편린들을 편안하게 드러내 보여줌으로써 부족하고 상처받은 보통사람들을 위로하며 치유와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다.

2장 ‘우정일기’에는 친구들에게 쓴 편지형식의 일기와 친구에 관한 시들을 모아놓았다. 오랜 세월 함께한 여러 친구들의 총체적인 모습을 그렸다고 한다. 자신의 쾌유를 빌어주고 격려해 준 벗들에게 전하는 고마움이 통통 묻어나는 글들이다.

3장 ‘수도원일기’에는 2010년 한 해 동안 쓴 수도원에서의 일기들이다. 수도자의 길이 그리 녹록치 않음을 느낄 수 있다. 세상 안팎의 일들에 함께 아파하며, 나눔과 봉사와 헌신의 담대함에 감사할 뿐이다.

4장 ‘기도일기’에는 누군가를 위한 진정을 다한 사심 없는 기도들이 쏟아진다. “인간의 능력에는 한계가 있어 큰 도움을 주진 못할 지라도 마음을 읽어 주는 작은 위로자가 되는 것 하나만으로도 나눔의 행복을 누릴 수 있다.”는 수녀님의 기도는 깊은 울림 그 자체다.

5장 ‘묵상일기’에는 영적인 신앙인으로서 자신이 가야 할 길을 온전하게 묵상하며 복음을 전하는 사도로서의 소명이 담겨져 있다.

마지막 6장 ‘추모일기’에는 암 투병 기간 동안 사랑하는 지인들을 먼저 떠나보낸 슬픔을 묵묵히 견뎌내며 그들이 남기고 간 선물에 소중함과 감사함을 더한다.

맑고 투명한 감성의 언어로 정갈한 사랑과 긍정의 힘을 불러일으키는 이해인 수녀님. 이번 산문집에서 특히 자신이 직접 몸으로 겪은 아픔과 마음으로 겪은 상실의 고통을 이야기하며 같은 아픔을 겪고 있는 보통 사람들에게 꽃이 진 자리에도, 상실을 경험한 빈자리에도 여전히 푸른 잎의 희망이 살아 있다고 역설한다.

“우리가 한세상을 살면서 수없이 경험하는 만남과 이별을 잘 관리하는 지혜만 있다면 삶이 좀 더 행복해지지 않을까? 웬만한 일은 사랑으로 참아 넘기고, 잘못한 일이 있더라도 마침내는 이해와 용서로 받아 안는 노력을 멈추지 않으면서 말이다. 서로의 다름을 비방하고 불평하기보다는 '이렇게 다를 수도 있음이 놀랍고 신기하네?!' 하고 오히려 감사하고 감탄하면서 말이다.”

우리에게 주어진 생을 최선을 다해 살아가야 할 이유를 찾아주는 책, 각박한 삶을 사는 우리 모두에게 꼭 권하고 싶다.

김은희 근로자종합복지관 어린이도서실 사서  sekami03@ansan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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