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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산 여성 기예경진대회에서 예쁜글씨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한 이은미씨. | ||
그렇게 한 번 넘어진 것 쯤은 아무렇지도 않게 툴툴 털고 일어나 묵묵히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이의 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지난 7일 여성주간 기념식에서 예쁜 손글씨 부문 최 우수상을 수상한 이은미씨도 바로 그런 아름다운 사람 중 하나다.
이씨는 지난 2006년 1월 갑상선암 판정을 받았다. 암세포 부위가 넓어 암세포를 제거하는 데 꽤 힘든 수술을 견뎠다.
수술로 암은 치료했지만 갑상선 기능은 정상이 아니다. 부갑상선의 이상으로 체내 칼슘량이 일정하지 않아 하루에도 몇 차례 호르몬 분비가 널뛰기를 한다.
“칼슘이 부족할 때는 온 몸이 축축 늘어지고 아무것도 못해요, 그러다가도 칼슘량이 많으면 손이 떨리고 안절부절 못하게된다”는 이은미씨.
그녀가 하루에 반드시 먹어야 하는 약의 양이 40알을 넘는다. 힘들게 항암치료를 받던 중 이번에는 자궁암이 찾아왔다. “암 조직 세포가 달라 전이된 암은 아니었고 초기에 발견돼 치료가 빨랐다”는 이씨.
그러나 다시 한 번 찾아온 암은 그녀의 마음에 큰 상처를 남겼다.
“왜 나만 이러는 걸까? 내가 무슨 잘못을 했기에 두 번이나 암에 걸리는 걸까? 라는 생각 밖에 없었어요. 몸 치료는 빨리 끝났는데 우울증 때문에 밖에 나가기도 싫었다”고 한다.
오랜 항암치료에 체력은 바닥나고 연이은 연골 파열과 요실금은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을 지 조차 가늠할 수 없는 상황으로 그녀를 몰아 붙혔다.
“정말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었어요. 다른 사람 만나는 것도 싫고 스스로를 집에 다가 가둬 버렸다”며 암담했던 그때 상황을 털어놓았다.
그랬던 그녀에게 삶의 희망을 준 것은 우연한 기회에 그녀의 눈에 들어온 ‘예쁜손글씨 강습’이었다.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었던 그녀는 손글씨 강습에 메달렸다.
“첫 날 손글씨를 배우러 동사무소에 가는데 몇 번이고 돌아가고 싶었다. 그러나 여기에서 무너지면 다시는 제대로 된 삶을 못 살 것이라는 절박한 생각이 나를 이끌었다”며 당시를 떠올렸다.
다행히 이씨는 POP에 두드러진 재능을 보였다. 6개월 강습 후 POP 2급 자격증도 따고 다니는 교회에 재능을 기부하기도 했다.
그렇게 손글씨를 통해 마음의 병까지 물리칠 수 있었다는 이은미씨. 5월에 열린 안산여성 기예경진대회에 출전 해 예쁜 손글씨 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하는 기염을 토했다.
“대회에 출전했는데 칼슘 분비가 많아져서 갑자기 손이 막 떨리는 거에요. 식은 땀은 줄줄 나고 정말 포기하고 싶었는데 끝까지 나를 믿고 응원해준 남편과 아들을 생각해서 작품을 마무리 할 수 있었다”는 그녀.
아픈 과거를 극복하고 이제는 희망만을 이야기 할 수 있다며 장마 끝 햇살처럼 활짝 웃어 보였다.
하혜경 기자 sekami03@ansan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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