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화로 파괴된 화정천의 수량 및 수질을 개선, 맑고 깨끗한 생태하천으로 조성하겠다는 ‘화정천 생태하천 복원사업’이 결국 중단됐다.

시공을 맡았던 동우ENC의 자금난이 장기화 되면서 시가 동우의 퇴출을 최종 결정, 이번 공사의 보증을 맡았던 벽산 엔지니어링이 인수인계 후 공사 재개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여 사실상 10월말 준공은 어려운 상황이다. 하지만 공사 지연과 중단에 대한 책임 소재는 불분명하다.

△화정천 생태하천 복원사업이 시공사인 동우ENC의 퇴출로 일시 중단된 가운데 화정천 주변에 석재들이 그대로 방치되어 있다.

화정천 생태하천 복원사업은 총 공사비 570여 억원(국비 105억, 도비 22억 포함)을 들여 화정동에서 초지동에 이르는 5.2km 구간에 수질정화시설, 각종 친수시설 및 분수, 물놀이 시설 등을 설치, 생태하천으로 탈바꿈해 건강하고 살아있는 하천으로 만들어 시민의 정서함양 및 문화활동의 공간으로 만들겠다는 계획 하에 지난 2008년부터 공사가 시작됐다.

당초 시공은 동우ENC와 (주)일신진흥, 두 건설사가 맡았었다. 하지만 일신진흥이 계속된 자금악화로 지난해 10월 공사를 포기한 가운데 동우ENC만이 단독으로 공사를 진행해 왔다.

이런 가운데 동우 역시 지난해 5월부터 자금난으로 인해 공사 장비 대여금 지급에 압박을 받으며, 하도급 업체에 대해 공사비용을 제때 지급하지 못해 시가 공사 기성금 중 일부를 떼내 동우의 하청 업체에 비용을 직불해 주면서 간간히 공사를 진행해왔다.

이 과정에서 본지는 2차례(안산신문 2010년 10월 4일자, 2011년 6월 21일자)에 걸쳐 화정천 사업의 차질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지만 시 관계자는 “차질 없이 공사가 완료될 것이다”라는 말만 앵무새처럼 되풀이 해 왔다.

결국 시는 공사 차질과 중단이 예견된 일임에도 불구하고 그동안의 ‘강 건너 불구경’하는 듯한 태도에서 입장을 바꿔 지난 10일 동우를 공사에서 퇴출시키기로 최종 결정했지만 여전히 차질을 빚어 온 공사 책임에 대해서는 회피하고 있다.

차질 빚은 공사에 대해서는 누가 책임지나

화정천 생태하천 복원사업은 현재 61% 정도의 공사 완공률을 보이고 있다. 작년 10월 공사 진행률이 40%대 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난 10개월 여 동안 20%의 공사 진척률을 보인 것이다.

하지만 시는 공사 완료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멈에도 불구하고 지난 6월 말까지만 해도 오는 10월말 공사 완료를 자신해 왔다. 수질정화시설 등 주요 구조물 설치 공사 등은 거의 마무리됐고 남은 40%대의 공사는 하천정비 및 주변시설 정리만이 남아있어 동우의 자금 사정이 좋아지면 일사천리로 공사가 진행, 기일 내 완공이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었다.

더욱이 시는 “동우 측이 공사 지연에 대해서는 지체상환금을 지급하기로 약속했다. 좀 더 기다려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며, 적절한 대책도 세우지 않은 채 손을 놓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 공사는 빨라야 올해 말이나 내년 초쯤이나 돼야 마무리 될 것으로 보이지만 시행사인 시가 동우를 강제 퇴출시킴으로써 지체상환금을 지불하지 않아도 돼, 공사 지연과 중단에 대한 책임 소재는 불분명한 상황이다.

한편 이번 화정천 사업에 대해 일각에서는 시의 적절하고 빠른 대책 마련만 있었더라면 지금의 상황이 전개되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의견이 제기되며 공사 중단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김선광 기자  ace1357@ansan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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