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에게 따귀를 맞아본 적이 있는가? 따귀는 단순히 얼굴을 맞는 것이 아니라 자존심이 상처를 입는 것이다. 얼굴을 때리는 행위는 다른 신체부위를 건드리는 것보다 자존심에 심한 생채기를 내기 때문에 상대와의 관계를 단절할 마음이 아니라면 쉽게 할 수 없는 행동이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보면 상대방이 비열한 언행을 하거나 자존심을 건드려서 극도로 분노가 치밀어 올랐을 때 관계 단절을 전제로 따귀를 사정없이 갈겨 대는걸 볼 수 있다.

독일의 심리학자이자 심리상담가인 베르벨 바르데츠키는 <따귀맞은 영혼>이란 책에서 마음의 상처입음을 영혼이 따귀를 맞는 것으로 표현하고 있다. 영혼의 따귀맞음은 ‘어떤 일로 인해 정신적으로 상처받는다고 느낄 때의 내면상태 즉, 마음 상함’으로 마음 상함이 깊을 경우 정신적 장애를 가져올 수 있다.

다른 사람들로부터 거부당하고 비판받고 따돌림 당하고 버림받을 때 입는 상처로 영혼은 따귀를 맞은 듯 아프고, 자존감은 무너지며, 마음속은 무력감과 분노감, 그리고 자기 불신으로 끓어오른다.

사람들은 누구나 다른 사람들로부터 사랑받고 받아들여지고 칭찬받으며 선망 받는 대상이 되기를 원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사람들은 일상생활 속에서 서로 간 영혼의 따귀를 수없이 때리고 맞으며 살면서도 이를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만일 사람들이 얼굴을 맞았을 때의 느낌으로, 또는 영화나 드라마 장면을 유추해서 따귀 맞은 영혼의 상처를 가늠해본다면 수없이 날려대던 영혼의 따귀를 어느 정도 자제할 수 있을 것이다.

누군가로부터 받은 영혼의 상처에다가 스스로 자기 영혼에 입힌 상처까지 더해지면 자존감은 낮아지고 감정은 왜곡된다. 그래서 자기 자신을 지나치게 과소평가하거나 비하하고,  고통, 수치심, 절망, 불안, 분노, 경멸, 무력감, 실망, 오기 등의 감정이 생기며, 이러한 감정들은 복수, 폭력, 관계의 단절, 자살 등의 반응으로 나타나게 된다. 따귀 맞은 영혼의 상처는 사람들 간에 오해, 견해차이, 다툼, 관계 단절 등의 문제를 발생시키고, 자존감을 손상시키며, 복수심을 불러일으킨다.

마음이 건강하면 일상생활 속에서 겪게는 마음 상하는 일들을 아무렇지 않게 흘려보낼 수 있다. 그러나 음식을 먹고 체할 때가 있듯이 마음의 상처로 얹혀서 소화가 안 될 때가 있다. 이 책은 누군가에게 맞은 영혼의 따귀로 아플 때, 망가진 자존감을 회복하고 싶을 때, 원만하고 안정된 정서를 원할 때 도움이 될 것이다. 그리고 고통, 불안, 수치심의 왜곡된 감정들이 가져온 복수심과 관계 단절을 끊어내는데도 효과가 있을 것이다.

장석례(안산의제21 도서관특별분과 위원장)  sekami03@ansan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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