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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이스라엘 분쟁, 이런 정치적 주제는 당연히 무겁고 어렵기만한데, 저마다의 처지와 생각을 펼쳐놓은 작가의 문학적 기록 11편에서 느껴지는 팔레스타인 현실은 담담하 지만 지독하게 아프고 슬프다. 그러나 한편으로 가물거리는 희망을 살려내고 싶은 마음이 일게 한다. 절망과 희망의 노래인 듯 참으로 맞다.
“당신과 차의 허가증을 볼 수 있을까요? 예루살렘 검문소(체크포인트)를 지키는 군인이 말 했다./ 나는 없지만 이 개가 있답니다. 내가 군인에게 누라 (개의 이름)의 여권을 건네주며 말했다. 나는 이 개의 운전사예요. 보시다시피 이 개는 예루살렘의 개인데 운전을 못하니까 혼자서는 예루살렘에 갈 수가 없지요./ 뭐라구요? 그래서, 다~앙신이 이 개의 우~운전사가 됐구요! 이스라엘 군인이 킥킥대며 웃었다. 그리고 그는 크게 말했다. 자, 가세요.”-개 같은 인생/ 수아드 아미리/ P25
보호라는 명분으로 세워진 8m 높이의 분리장벽으로 고립된 팔레스타인 주민들은 반드시 체크포인트(검문소)에서 줄을 서서 한참을 기다려 이스라엘 군인의 검문을 받아야만 한다.
그런데 이러한 팔레스타인의 놀라운 상황은 이스라엘 혼자서 만들어낸 것이 아니다. “며칠간 나는 왜 일이 이렇게 됐는지 이해 해보려고 애썼다. 어딜가나 사람들한테 물었다. 도대체 왜? ... 아무도 이스라엘의 점령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는다. 아무도 40년이나 우리의 등덜미에 올라타고 있는 이스라엘에게 그만 내려오라고, 우리의 권리를 인정하라고 말하지 않고 있다.” -나를 너무 밀지마/ 알리 제인/ P126.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독립국가인정표결이 진행될 유엔총회 개막을 하루 앞둔 오는 9월20일 수백만 명이 모여 평화시위를 통해 자신들의 염원을 전달하겠다고 한다. 요즘 뉴스를 통해 들리는 ‘팔레스타인 194’ 는 집회캠페인을 일컫는 말인데 팔레스타인이 독립국 지위를 얻을 경우 194번째 유엔회원국이 된다는 것을 상징하는 것으로 그들의 희망이 담겨있다.
“나는 집 주변의 돌을 모아 구석에 가지런히 놓기 시작했다. 나중에 그 모든 돌 하나하나마 다 입을 열어줄 수 있기를 바라며.“-귀환/ 자카리아 무함마드/ P194
엮은이 소설가 오수연은 2003년 '민족문화작가 회의‘의 이라크전쟁 취재작가로 파견되었고, 그것이 계기가 되어 시인 자카리아 무함마드를 만나 한국과 팔레스타인의 예술가들 그리고 평화운동가들과 함께 모임을 결성하고 <팔레스타인을 잇는 다리> 역할을 하고 있다. 이 책 의 부록으로 실린 홍미정(現 건국대학교 중동역사 연구교수)의 <팔레스타인의 이해를 위하여> 라는 제목의 글이 오늘에 이르기까지의 배경을 설명해주고 있어서 사태를 이해하는 데 도움 이 된다. 그들의 고통이 무엇인지, 왜 아파하는 지, 누가 그들을 가뒀는 지, 왜 눈물을 흘리 는 지, ‘나’ 말고 ‘남’ 생각도 하면서 그들의 눈물을 헤아려보기를 권한다.
강응숙(안산 의제 21 도서관특별분과 위원) sekami03@ansan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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