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결혼식을 올리지 못했던 유영준씨 가족이 지난 15일 안산행복예절관에서 전통혼례식을 올렸다.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결혼식을 올리지 못했던 다문화 가족이 우리민족 전통혼례로 백년가약을 맺었다. 지난 15일 안산시행복예절관(관장 조혜옥)이 주관한 전통혼인례가 신랑신부 양가 가족과 지역주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예절관에 차려진 초례청에서 진행됐다.

이날 혼인식을 올린 부부는 유영준(상록구 거주)씨와 딮티무이(베트남)씨. 8년 전에 결혼 했지만 아직 결혼식을 치루지 못하고 딸(유빛나ㆍ6살)을 키우는 다문화가정 부부다.

행복예절관 조혜옥 관장은 “사라져가는 전통혼례를 재현하고 결혼식을 올리지 못한 다문화가정에게 기억에 남는 추억을 만들어 주기 위해 전통혼인례를 준비했다”며 “오늘 부부의 인연을 맺고 서로 공경하고 평생고락을 같이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시연된 전통혼례는 조선시대 ‘4대편람’에 기록된 혼인례 중 ‘본례’만 시연됐다. 전통혼례에서 혼인식은 혼인의 의논하는 ‘의혼’부터 혼인자의 사주를 교환하는 ‘납채’, 혼수품을 주고받는 ‘납폐’, 혼인식을 올리는 ‘친영’으로 이뤄져 있는데 이날은 친영의 본례만 시연된 것이다.

혼인례를 집례한 최용렬 한국전통예절교육문화원 안산교육원장은 “초자례, 초녀례 등 10개 단계로 이뤄진 전통혼례 중 본례는 부부가 결혼의 의미를 되새기고 결혼생활의 각오를 다질 수 있도록 구성되어있다”며 “그 중 서로 술을 나눠마시는 근배례는 남녀가 따로 태어났다가 오늘 부부로 합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혼인례의 가장 중심 이벤트”라고 설명했다.

동생의 결혼을 축하하기 위해 제천에서 안산을 방문한 유영집씨는 “그동안 결혼식도 못 올리고 사는 동생이 늘 측은하고 미안했었는데 오늘 이렇게 근사한 결혼식을 보니 마음이 흐뭇하다”며 “특히 한국 문화를 모르는 제수씨가 전통혼례를 통해 우리 문화를 더 이해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하혜경 기자  sekami03@ansan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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