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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나의 질문에 명쾌한 대답을 해 주는 책이 있다. 바로 그림책「도서관의 책」이다. 「도서관의 책」은 책과 관련한 직업을 가진 37인이 참여해서 책과 도서관에 관련한 자신의 소중한 기억들과 이야기들을 그림과 글로 담았다.
그 소중한 기억들과 이야기들 중 가장 깊이 내 마음을 울렸던 이야기는 “어느 도서관 사서의 추억”이었다.엄마는 집을 나갔고 숲에서 나무 베는 일을 하는 벌목꾼 아빠와 사는 초등학교 6학년 소녀 나딘느는 일주일동안 도서관에 와서 책장에 꽂혀 있는 수많은 책들을 보기만 할 뿐 아무 책도 건드리지 않았다.
일주일동안 소녀를 지켜보던 사서가 왜 책을 빌리지 않냐고 물었을 때, 나딘느는 겁먹은 눈을 하고 있었고 사서는 나딘느의 팔에 세권의 책을 안겨주며 빌려가도 된다고 말했다.
나딘느는 그 순간 돈이 없다고 얘기했다. 사서는 도서관은 책을 공짜로 빌려주는 곳이라고 했고, 나딘느는 그 이후 날마다 책을 하얀 보자기에 두 권씩 싸서 조심조심 들고 갔다가 다시 가져왔다.
그렇게 1년이 흐르고 나딘느는 어느 날 손에 하얀 보자기를 들고 와서 아빠가 양 한 마리를 잡아서 고기를 조금 가져왔다며 천천히 보자기를 풀어서 사서에게 건낸다. 마치 한편의 동화 같은 이야기이다.
이런 동화 같은 이야기가 내가 일하고 있는 도서관에서도 종종 벌어진다. 수줍고 조심성이 많은 아이들은 처음엔 도서관에 와서 어쩔줄 몰라한다.
도서관 문밖에서부터 들어오지 못해서 망설이고 있는 아이들도 있고, 도서관에 들어와서도 사서를 무서워하는 아이들도 있다. 이런 아이들에게 이런저런 재미있는 책을 추천해주고 읽어주기도 하면 천천히 도서관에 마음을 열어 도서관 열혈 팬이 되고 책에 깊이 빠져든다.
또 나딘느가 사서에게 아빠가 잡은 양고기를 선물했던 것처럼 아이들은 나에게 초콜렛이나 음료수 같은 것을 선물하기도 한다. 아이들이 자신의 소중한 용돈으로 먹을 것을 사서 나누어 주며 마음을 표현할 땐 내 마음은 감동의 도가니이다.
그런데 이런 동화 같은 이야기가 도서관에서는 자주 일어나는 일인가보다. 여기에 또 한명의 수줍은 소녀의 이야기가 있다. 바로 「코끼리 아줌마의 햇살 도서관」의 주인공 중 한 명 진주이다.
진주가 사는 동네에 이금례 할머니의 기부로 “이금례 도서관”이 생기게 된다. 나딘느에게 친절한 사서가 있었다면, 진주에게는 코끼리 아줌마(사서)가 있다. 코끼리 아줌마(사서)는 진주가 도서관을 더 친근하고 가깝게 느끼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진주는 이곳, 이금례 도서관이 천국 같다고 생각했다. 펄 미용실에서 길을 하나 건넜을 뿐인데 다른 세상에 온 것 같았다. 진주에게 말더듬이 딸이라고 놀리는 아이는 하나도 없었다. 재미있는 이야기와 다정한 사람들, 신나는 미끄럼틀도 있었다. 또 이곳에는 햇살과 색깔과 재미있는 이야기가 가득하다. 그저 길을 하나 건너왔을 뿐인데... 진주는 이 도서관이 마음에 꼭 들었다.”
'코끼리 아줌마의 햇살 도서관'에는 진주와 같이 마음에 상처를 입고 있는 네 사람의 이야기가 옴니버스식으로 등장한다. 이들은 모두 동네에 생긴 “이금례 도서관”을 통해 상처를 위로받고, 꿈을 꾸게 된다.
두 책을 읽으며 도서관은 누군가에게 희망이 되는 것이라는 결론을 내려봤다. 오늘도 내일도 도서관이 사람들에게 희망이 되길 바라며, 또 나딘느와 진주 같은 아이들이 더 많아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여러분에게 '도서관의 책', '코끼리 아줌마의 햇살 도서관'이 두 권의 책을 추천해본다.
황소영 이야기숲어린이도서관 사서 sekami03@ansan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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