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관이 있는 경기도 소재 대학 5곳이 총장 공관을 학교 소재지 시군에 두고 있는데 반해 서울예대만이 23억원이 넘는 호화공관을 서초구 방배동 호화주택지에 매입해 지역 주민들의 눈총을 사고 있다.
또한 서울예대는 교육에 필요한 실험실습비 조차 제때에 지급하지 않는 허술한 학교재정 관리와 맞물리면서 학생들의 비난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서울 남산에서 안산시 월피동으로 이사 온 서울예대는 2009년 10월 교비 23억 8천여만원을 들여 총장 공관겸 영빈관으로 사용하기 위해 229.17㎡(70평) 대형 아파트를 구입하고 실내 대리석바닥 설치, 독일산 쇼파와 의자 구입비용 등으로 4억여원의 교비를 사용 호화스럽게 실내를 장식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예대 부총학생회장 전현주씨는 “학생들의 수업에 필요한 실험 실습비조차 제대로 지급 안해 거래처에서 납품을 중단하는 사태가 발생할 만큼 학교 운영은 엉망이었는데 등록금으로 사택이나 다름없는 자신의 공관을 구입하는 일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목소리를 높혔다.
서울예대 총학생회에 따르면 학기 초 납품계약에 따라 미리 지급해야 하는 각 학과별 실험 실습비 6백여만원을 학교측이 지급하지 않아 수업에 차질을 빚었다는 것이다.
“무대제작비, 기자재 대여비, 프린트 잉크 구입비 하다못해 A4용지 구입하는 비용조차 학교측에서 지급을 하지 않았다. 학교는 번번히 ‘총장 결제가 늦다’는 이유로 결제를 미뤄 견디다 못해 학생들이 학교측에 재정 집행현황 공개를 요구했고 이 과정에서 총장의 호화공관 구입이 드러났다”고 말했다.
학생들의 문제제기에 대해 교수협의회와 대학 노동조합은 지지 선언문을 발표하고 대학개혁을 요구하고 나섰다. 서울대학 교수 30여명은 “예술창작의 열정으로 가득찼던 학교가 거칠고 조악한 학교 경영으로 병들고 있다”고 전제하고 “학생 직원 교수들이 참여해 학교 개혁을 공동 논의할 것”을 요구했다.
한편 공관 구입과 관련해 서울예대 학교측은 “세계 첨단 예술트렌드와 국내 산학을 연결하기 위해 서울에 공관과 영빈시설을 갖춘 복합공간을 확보한 것이며, 법령에 의거 적법한 절차를 거쳐 매입했다”고 밝혔다.
하혜경 기자 sekami03@ansan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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