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라이더는 말 그대로 무임승차자, 요금을 내지 않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사람을 뜻한다. 지하철을 타면 ‘무임승차 시 요금의 30배를 물어야 한다’라는 경고 문구를 흔히 볼 수 있다. 하지만 경제학이나 정치학에서는 공공재에 대한 정당한 비용을 지불하지 않거나, 정당한 몫 이상의 공공재를 소비하는 사람들을 지칭한다.

‘김광수경제연구소’ 부소장인 저자는 이 책에서 왜 직장인들만 ‘유리알 지갑’인지, 세금 낼 돈과 이유가 충분한데도 내지 않는 특권층 프리라이더가 얼마나 많고, 어떻게 가능한지를 밝히고 있다.

우리는 대부분 생각한다. ‘나는 너무 많은 세금을 내고 있다’고. 과자 하나를 사 먹을 때도 꼬박꼬박 붙는 10% 부과세, 천정부지 기름값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유류세, 제2조세에 해당하는 건강보험이나 국민연금 같은 사회보험료, 자동차세 등등. 그리고 역시 똑같이 외치는 ‘세금이 너무 많아 힘들다’는 대기업이나 부동산 부자의 목소리도 듣는다.

이 책을 보면 알 수 있다. 무엇이 진실이고 무엇이 거짓인지, 왜 우리가 특권층 프리라이더들의 세금을 대신 내주고 있는지.

책에 나온 몇 가지 사실만 나열하면 이렇다.

▲ 2008년 특검 과정에서 4조5천억에 이르는 차명재산 보유 사실이 드러난 이건희 회장은 단 한 푼의 상속세도 내지 않았다.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이 수조원대의 재산을 형성하는 과정에서 낸 세금은 달랑 증여세 16억원이 전부다.

▲이명박 대통령은 수백억 대의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으면서도 2000-2002년 동안 건강보험료를 15,000-23,000원씩만 냈다.

▲ 총 사업비 1,317억 원이 투입된 울진공항은 다 짓고 나서도 항공 수요가 없어 비행훈련원과 영화 촬영의 무대로 쓰이고 있다. 이런 상태에서 또 다른 지방 공항들이 건설되고 있다.

이 밖에도 300조 재정을 써서 60조 경제 성장했다고 자랑하는 정부, 국제적으로 비교할 때 엄청나게 많은, 그리고 실효는 없는 국책 토건 사업들, 똑같은 수익을 올려도 주식이나 미술품에는 전혀 붙지 않는 기형적 세금 구조 같은, 평소에 궁금하면서도 답을 잘 찾을 수 없었던 것들에 대해 알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낙찰 제도 자체가 세금 먹는 하마가 되는 현실과 그 원인을 짚어준 부분에 가장 관심이 갔다. 시의원으로 일하며 예산 심의를 할 때, 일반 시중가보다 훨씬 비싼 가격으로 책정되는 물품 구입비나 건설 단가에 대해 문제의식은 있어도 공무원으로부터는 ‘조달청 단가’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말밖에 들을 수 없었는데, 이 책을 보고 이유를 확실히 알 수 있었다.

1권에 해당하는 이 책에 이어, 「세금혁명-새로운 세상을 만드는 최선의 돈」까지 읽으면 현실의 문제 뿐 아니라, 이 말도 안 되는 현실을 충분히 바꿀 수 있다는 것까지 공감하게 된다. 일단, 알고 볼 일이다.

 

홍연아 (안산 열린 교실 대표)  sekami03@ansan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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