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동에서 어린이 집을 운영하고 있는 한 어린이집 원장은 “영유아를 맡기고 싶어 하는 아기 엄마들의 문의전화를 일주일에 2~3건 받는다. 하지만 현재 영 유아반은 물론 모든 반 정원이 다 차서 받을 수가 없다”며 “특히 0세에서 2세까지 영유아는 시설에 맡겨야만 보육료 지원이 나오기 때문인지 올해 들어 문의가 늘었다”고 말했다.
이처럼 마땅한 보육시설이 없어서 당장 유아를 맡겨야 하는 부모들이 발을 동동 구르고 있지만 안산시의 보육시설 수급관리 대책은 늦어지고 있다. 특히 부모가 원하는 국공립 어린이집 확충을 위한 대안 마련은 논의조차 못하는 실정이다.
안산시 관계자는 “국공립 어린이집에 대한 시민들의 욕구가 높지만 워낙 많은 예산이 필요하기 때문에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며 “일부 보육수요가 높은 지역을 대상으로 기존 시설의 증원을 허가할지 신규 시설을 허가할지 보육정책위원회의 논의가 진행 중이다”고 말했다.
안산시는 지난 10일 보육정책위원회를 열어 보육시설 수급관리 대책 마련을 위한 신규 시설 허가건과 만5세아 정원 증원, 필요경비 상한액을 결정 등 당면한 보육정책과 관련한 중요사항을 심의했다. 이날 보육정책위원회는 누리과정 지원으로 인한 어린이집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만5세아 정원을 늘리고 어린이집 필요경비 상한액을 결정했지만 어린이집 신규허가에 관한 사안은 부결했다.
안산시 관계자는 “아무래도 안산시 평균 재원율이 68%이다 보니 신규허가를 내 주면 기존 보육시설의 경영이 더 악화될 수 있다는 보육단체의 의견이 많아 결정이 보류됐다”며 “50인이상 중․대규모 어린이집 수가 부족한 안산에서 신규허가가 반드시 적합한 대안은 아니기 때문에 좀더 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며 한발 물러서는 입장을 보였다.
더구나 보건복지부에서 수급관리 대책으로 기존 시설의 증원을 먼저 검토하라는 지침이 내려와 기존 보육시설의 입장을 들어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 과정에서 시민들이 가장 원하는 국공립 시설 확충에 대한 논의는 이뤄지지 않고 있어 시민들의 원성이 높다.
한 학부모는 “시립 어린이집에 입소하기 위해서는 아기를 임신했을 때부터 등록을 해야 할 만큼 들어가기 어렵다. 가정이나 민간어린이집에 맡기라고 하지만 어린이에 대한 비인간적인 대우, 부실한 식사 등에 대한 뉴스를 볼 때마다 믿고 맡길 수 있는 국 공립 어린이 집이 더 늘어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하혜경 기자 sekami03@ansan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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