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학교가 몰고 온 변화의 바람이 교육현장에서 거세게 불고 있다. 경기도 교육청이 지정한 혁신학교는 123개. 안산에서는 혁신학교 1호 광덕고등학교에 이어 별망초등학교와 안산초등학교가 혁신학교로 운영중이며 신길중학교와 경수중학교, 이호중학교가 예비혁신학교로 지정 운영 중이다.

자율적인 학사운영과 학생 자치활동 강화, 배움 중심 교육을 지향하는 혁신학교는 공교육의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서울시 교육청 등 다른 지방자치단체 교육청에서도 혁신학교를 벤치마킹해 운영하는 등 혁신학교는 학교의 변화를 넘어 교육제도의 변화를 이끌고 있는 셈이다.

경기도 교육청은 올해 전 학교의 ‘혁신학교화’를 선언하고 낡은 교육제도를 과감히 없애기로 결정했다. 대신 교육 현장에서 소외됐던 학부모와 학생들이 교육활동에 참여하도록 제도화 하고 교문을 활짝 열어 지역사회와 교류의 폭도 넓힐 예정이다.

지난 5일 안산교육지원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안산 교육계획 설명회’에 담긴 변화의 의지는 교육계 종사자들 뿐만 아니라 학부모들에게도 큰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경기도 교육청이 올해 추진하는 혁신 과제를 통해 학교 변화를 짐작해 보는 지면을 마련했다.

학교, 자율적 창의적 운영 보장
가장 먼저 도 교육청은 기존 교육활동이 도교육청이 기획하고 지역 교육청을 거쳐 일선 학교로 내려가는 하향식 활동을 지양한다고 밝혔다. 특히 학교의 자율적인 활동을 저해하는 지시나 관여대신 학교가 스스로 기획하여 운영하는 학교 교육활동을 펼칠 것을 주문했다.

이를 위해 교육청이 지시하는 교육활동에 대한 평가 보고서를 요구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학교 평가에서도 교육청 지시활동을 얼마나 잘 수행했는지에 대해 평가하던 것을 없애기로 했다. 오히려 학교에서 자체적으로 기획한 교육활동이 내실있게 운영하도록 컨설팅과 교육과정 중심의 조직 혁신 등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도교육청 이중현 장학사는 “단위학교가 자율적이고 창의적인 혁신교육을 운영하기 위해 자율학교 지정을 요청할 경우 심의를 통해 지정할 계획이며 학교 교육상황에 맞는 참신하고 다양한 교육활동이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교사들의 교육활동 외 업무 부담을 줄이기 위해 각 학교마다 행정실무사를 배치했다. 안산시교육지원청에도 올 3월부터 103명의 행정실무사가 각 학교에 배치돼 교사는 수업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다.

교육력 중심 학교 평가 변화
도 교육청은 학교의 자율적인 운영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학교 평가 제도를 바꾸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3년마다 실시하던 학교 외부평가를 없애고 학교에서 자율적인 평가 영역과 지표를 개발해 평가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도 교육청은 최소화된 공통적인 혁신교육지표만 사전에 제시하고 창의적이고 질 높은 학교운영을 지원하는 방침이다.

또 의례적으로 이뤄지는 학교 연차 보고서 대신 학부모와 교사, 학생이 평가하는 학교평가를 매년 1월초 학교 홈페이지에 게시하고 학교의 교육역사로 기록해 나갈 계획이다.

이 장학사는 “프랑스나 독일의 경우 공립학교도 그 학교만의 특화된 교육을 개발 100년 이상을 진행하며 성과를 쌓아오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일정 주기별로 교육주체가 변하는 구조로 되어 학교 교육의 역사가 기록되지 않는다. 학교만의 특별한 교육역사가 기록된다면 큰 교육적 자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매년 실시하는 학교 평가에 따라 도 교육청은 평가 등급을 폐지하는 대신 학교별 컨설팅을 위한 예산을 지원하게 된다.

참여와 소통의 학교 공동체 만들기
학교 교육에 참여하는 3주체인 학생과 교원 학부모의 상호 존종과 배려하는 학교 문화 조성을 위해 ‘학교 행복지수’를 개발 도입한다. 학부모와 학생 교사들의 학교생활 만족도를 측정하게 될 학교 행복지수를 통해 수평적인 소통 문화를 만들어 갈 계획이다.

또한 학생회가 스스로 기획하고 운영하고 학생 자치활동이 강화된다. 도 교육청은 학생자치 선도 학생회로 선정되면 학생회 사업비를 지원하고 신뢰하고 평화로운 학교 만들기를 위해 실현 가능한 다양한 정책을 제안하는 공모전을 시행한다.

또 학교 자율운영에 따른 민주적 자치공동체를 통해 학교 구서원들의 참여를 높이고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소통과 협력의 학교문화 만들기을 위해 ‘나눔의 교실’ 만학도 참여사업도 진행한다.

중학교나 고등학교 학교 졸업을 목표로 하는 만학도에게 학교의 문호를 개방하고 만학도는 학급이나 학교에서의 생활이나 인성지도 등 교육기부를 하게 된다.

이 장학사는 “단순히 졸업장을 따는 것 뿐만 아니라 특정 교과를 이수하길 원하는 만학도라든지 기술 자격증을 취득하려는 지역민들에게도 배움의 길을 열어줘 지역사회에 함께하는 교육을 지향할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과정 혁신 미래형 학력 신장
도 교육청은 현재 입시 위주의 문답식 암기 위주의 교육이 아니라 미래형 창의적인 지성을 개발하기 위해 교과서를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당장 내년 2013년에는 중학교 철학과 음악교과서를 개발하고 고등학교 철학과 음악 수학 교과서, 초등 4학년 경기도 생활 교과서를 개발중이다. 또한 창의적 지성교육과 배움중심의 수업내용을 다지기 위해 각 학교별로 ‘배움중심수업 실천대회’를 운영하며 초 중등 교사들의 평가를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또한 학생 평가에서도 단답식, 서술평 평가를 넘어 자신의 의견과 주장을 담은 초 중등 논술형 평가를 도입해 올해부터 문항을 개발 보급하게 된다.

하혜경 기자  sekami03@ansan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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