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시가 자전거도로 건설과 관련해 원청사에 이미 공사비를 지급한 이후에 하청업체에 또 다시 대금을 지출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문제가 되고 있다.

시는 지난해 자전거도로 중 하수종말처리장에서 별망성 고가교까지의 4.6km 구간에 대해 세명종합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하고 공사를 진행해 왔다.

이에 세명종합건설은 경인개발이라는 1개 업체에 하청을 주고 지난해 말 공사를 완료했다.

하지만 선급금을 지급받은 원청사인 S종합건설은 공사 중 자금사정으로 인해 부도처리 돼, 공사는 하청업체인 K개발이 전담해 마무리 졌다.

이런 가운데 K개발은 공사대금 9,800여 만원을 받지 못했다며, 시에 공사비를 지급해 줄 것을 요구하는 민원을 제기, 시 회계과가 나서서 관련부서인 녹색교통과에 업무협조 요청을 통해 지난 4월에 (녹색교통과)부서 이월금으로 지급하는 ‘이중 지출’이라는 회계법상의 과오를 범했다.

이후 이러한 과오는 지난 5월부터 시작된 감사원 감사에서 상당부분 잘못이 있었다는 지적과 함께 이에 따른 (감사원의)해명요구가 있었다. 하지만 아직까지 감사원 감사결과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이러한 문제에 대해서는 그동안 시 집행부를 제외하고는 아무도 알지 못했었다.

이에 시는 이미 지급한 9,800여 만원을 보증업체에 청구해 받아내겠다는 생각으로 이번 제2회 추경에 부서 수입으로 올리면서 ‘이중 지출’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더욱이 이런 가운데 원청사의 문제로 하청업체에 공사비를 지급하지 못할 경우, 보증업체가 지급해야 할 대금을 왜 시가 나서서 지급했느냐가 새롭게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일반적으로 관급공사의 경우 보증업체를 두게 되는데 시공사의 문제에 대해서는 보증사가 책임을 지게 되므로 이번 상황에서는 시가 하청사에 대금을 지급해야 할 이유가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그동안 이와 비슷한 상황에서 시가 이중으로 지출한 경우는 단 한 번도 없었기에 (시가)하청업체에 특혜를 준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되는 대목이 이 부분이다. 

하지만 시 관계자는 “하청업체로부터 수차례 대금 지급 요청이 있어 보증업체로부터 나중에 받을 것을 염두해 두고 부서 이월금으로 먼저 지급했을 뿐, 특혜는 아니다”라고 강하게 부인했다.

한편 지급 의무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시 예산에서 지출했다는 것과 하청사가 보증업체와 해결해야 할 문제에 시가 나서면서 하청업체에 이미 지급한 대금을 받기 위해서는 보증업체와 소송을 해야 하는 등, 단순한 행정착오나  ‘오지랖(?)’으로만 이해하기에는 설령 특혜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지나침이 많다는 지적이다.      

김선광 기자  ace1357@ansan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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