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관계자는 『시일이 촉박해 시설취득안을 다시 상정하게 된 것』이라며 다소 읍소하는 말투였지만 보름여만에 의회입장이 뒤집힐 것이란 기대부터 애초 무리였다. 급기야 의회와 집행부간 공방과정에서 『의회가 이렇게 나오면 더 이상 할말이 없다』는 강경어투로 집행부가 일관하자 『그럼 집행부는 잘하고 있는데 이유없이 의회가 발목을 잡고 있다는 건가』라며 질의응답에 나선 집행부의 」고자세」를 질타하는 의원들의 항의가 잇따랐다.
의원들은 『그렇다면 지난해 종합운동장 부지에 국립과학관을 유치하겠다며 대체부지 물색을 운운했던 집행부는 과연 얼마만큼 앞을 내다보는 행정을 하고 있느냐』며 공세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이날 서로 낯붉히는 설전이 일어난데는 집행부가 조급함만을 앞세워 『명분도 설득력도 없이』시설취득안을 보름여만에 다시 상정한데 따른 것. 공유재산 취득안을 일부 손질하거나 종합운동장 활용방안 등을 좀더 세분화하는 공론화과정을 거쳐 내달 임시회께 상정했어야 절차상 설득력이 있었다는 지적이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종합운동장 건립에 대해 긍정적이었던 일부 의원들마저 『치밀한 준비도 없이 부결처리된 안건을 몇일 지나지도 않아 다시 상정하는 것은 시의회를 만만하게 보는 자세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질타의 목소리를 냈다. 결국 집행부가 스스로의 오만함 때문에 되레 된서리를 맞은 셈이다.
눈가리고 아웅하는 안산시의 이같은 안일한 행정자세는 『다음달 임시회에 상정하는 게 시의회의 반발심도 줄이고 공론화에도 적합했는데 이같은 의회 회기일정을 사전에 인식하지 못해 급작스레 상정하게 된 것』이라는 웃지못할 해명에도 그대로 배어난다.
한편 시의회가 관련안건을 계류처분한데 대해 『종합운동장 문제해결의 열쇠는 이제 의회가 쥐고 있으니 우리로선 할 일은 다했다』며 안산시가 일정정도 「책임」을 시의회에 떠넘기려 한다는 우려감이 벌써부터 흘러나오고 있는것도 견제해야할 대상으로 지적된다. 이번 계류처분 결정은 『종합운동장 타당성 논란을 집행부 뿐만 아니라 시의회도 책임감을 갖고 충분히 검토해 나가기 위한 것』으로 이해해야 하기 때문이다.
<강형민 기자 khm@ansanilbo.com>
최영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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