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시의회 중국방문 ②중경시

중경(重慶. 충칭)은 국민당 정부 중국 공산당 대한민국 임시정부 등이 거처를 마련하고 항일전쟁을 펼쳤던 대표적인 곳이다. 중국 남서부에서 가장 큰 도시인 중경은 총면적이 8만2천300km2로 3천280만명의 인구가 살고있으며 지난 97년 6월 사천성에서 독립해 중국의 4번째 직할시가 됐다.

중경은 현재 중국 남서부 지역에서 가장 활발하게 발전하고 있는 도시며 하루가 다르게 높은 건물이 세워지고 세련된 분위기의 상점과 사무실이 들어서고 있다. 중경에서 가장 번화한 지역은 높이 27.5m인 해방비 주변으로 손중산 선생을 기리기 위해 1940년 세워졌으며 매시간 정각이 되면 녹음되어 있는 종소리가 은은하게 울려 퍼진다.

중경은 동중국해로부터 2250km 정도 내륙으로 들어 온 지점의 양자강과 가릉강의 합류지점에 자리하며 친링산맥의 차가운 북풍을 막아 겨울에도 온화한 날씨를 보인다. 여름은 무덥고 습하며 무한(武漢 우한) 남경(南京 난징)과 더불어 중국의 3대 찜통이라 불린다. 그래서 에어콘이 잘 팔리며 우리 나라의 기업 LG가 인기라고 한다. 4-10월에 집중적으로 비가 쏟아지고 연 강수량은 1000-1100mm에 달하며 공장들로 인한 환경오염이 심한 도시다.

중경은 특히 제2차 세계대전 때 주위의 험한 산들로 인해 중국에서 유일하게 일본군이 들어오지 못한 지역으로 예전의 집은 일본군의 폭격에 대비 검은색으로 지었다고 한다. 중경이란 이름은 『이중의 경사』라는 의미의 쌍중가경(雙重嘉慶)에서 유래했으며 남송때 광종(光宗) 조돈(趙惇)이 이곳에서 왕으로 책봉돼 나중에 황제에 자리까지 오른 것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이밖에 험한 산과 언덕이 많아 『산성』 안개 끼는 날이 많아 『무도』 양자강과 가릉강이 교차하고 있어 『강성』 등의 별칭을 갖고 있고 지형이 높아 자전거를 찾아보기 힘든 곳이기도 하다.

■임시정부의 마지막 청사

투중구 연화지 38호에 위치한 대한민국 임시정부청사는 임시정부가 1945년 1월부터 11월까지 사용한 마지막 청사다. 1919년 4월13일 중국 상해에서 수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는 1932년 4월29일 윤봉길 의사의 상해 홍구공원 의거를 계기로 일본군의 협박이 심해지자 이를 피해서 8년 동안 10여곳을 전전했다. 임시정부는 상해를 시작으로 항주(1932년 5월) 기흥(1935년 11월) 진강(1937년 4월) 장사(1937년 11월) 광주(1938년 7월) 유주(1938년 10월) 기강(1939년 3월)을 거쳐 1940년 9월 중경에 근거지를 마련했다.

대한민국임시정부는 중경에서 한국광복군을 조직해 세계대전이 일어나자 일본과 독일에 선전포고를 하고 연합군의 일원으로 참전하기도 했다. 또한 국내 진입작전을 계획하는 등 광복을 맞이하는 그날까지 부단히 투쟁했다며 『한 중 우호의 기초를 다진 이들을 잊어서는 안된다』고 현지 『대한민국 임시정부 약사』에 기록돼 있다.

중경 임시정부는 양류가 석판가 오사야항 등으로 옮겨 다니다 마지막에 이곳 유중구 칠성강 연화지 38호에 정착했다. 이 연화지 청사에서 임시정부는 광복을 맞이했다. 1991년 12월 중경시 도시개발 계획으로 청사가 철거위기에 처하자 우리 나라의 독립기념관과 중경시의 협의 하에 1995년 8월11일 복원했고 2000년 9월17일 한국광복군 창설 60주년을 맞아 훼손된 부분을 보수하고 전시물을 확충했다. 지난해 이곳을 찾은 한국 방문객은 1000명 정도로 올해는 다소 줄어들고 있으며 중경 문화국이 관리하고 있다.

3층 건물이 총 5개동으로 돼있는 임시정부청사는 각지의 임시정부청사 중에서 제일 큰 313평 규모로 상해의 임시정부청사 보다 12배정도 더 크다. 1호동 건물에 위치한 임시정부 전시실에는 임시정부와 관련된 사진 문서 유물 등이 전시돼 있으며 김구선생 동상과 당시 정부에서 사용한 태극기 활동사항 임시정부 군사활동 등이 상세하게 담겨있다. 그 중에서도 장개석 모택동 등의 흔적도 남아있어 당시 대한민국임시정부가 중국 정부나 공산당과도 활발히 교류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2-4호동 건물에는 임시의정원 회의실 부서 사무실 외빈 접대실 임시정부 요원들의 집무실 겸 숙소 등이 있으며 각 집무실의 집기들은 당시 사용하던 물건들을 그대로 전시하고 있다.

<장기준기자 gijun@ansanilbo.com>

최영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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