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고잔신도시 호수마을 아파트단지 앞에 위치한 명문식당. 점심때에 맞춰 이곳을 찾는 어르신들의 발길이 예년에 없이 길게 줄을 이었다. 오후 12시. 식당안은 순식간에 1백여명의 어르신들로 발디딜 틈없이 채워지고 저마다 도란도란 나누는 이야기엔 '동네 젊은이'들을 향한 흐뭇함과 감사함이 봄 아지랑이처럼 피어났다.



갈수록 웃어른에 대한 존경과 효의 정신이 그 빛을 잃어가고 있는 요즘 웃어른을 섬기고자 하는 마음 씀씀이가 경로잔치로 이어져 작은 감동을 주고 있다.



특히 생활의 편리함보단 되레 삭감감을 주곤 하는 아파트문화지만 호수마을 주변은 '사람 살아가는 향내'속에 효의 정신이 새록새록하다.



단지부근에서 호프집을 운영하고 떡방 장사를 하고 식당영업을 하는 상인들이 "어르신을 모시는 예의야말로 활력있는 신도시를 만드는 밑거름"이라며 경로잔치를 여는데 너나없이 뜻을 모았기 때문.



쿨호프 고수레떡방 정호상사 매직캐슬 등 이 지역 상인들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호수마을에 사는 어르신들을 위한 경로잔치에 마음과 정성을 보탰다. 또 호수마을단지내 청소년 가정 노인지원을 위해 지난해 4월 문을 연 자원봉사센터(노인회장.김종배)는 첫 경로잔치를 개최하기까지 단지노인회와 상인회간 징검다리 역할을 도맡았다.



이날 경로잔치 행사에선 맛깔스런 식사외에도 마술공연이 펼쳐져 어르신들의 입가엔 '동심의 세계'를 맛보듯 환한 미소가 이곳저곳 퍼지기도 했다.



경로잔치 장소로 선뜻 점심영업까지 뒤로한 명문식당은 "일반인을 상대로 영업하기보단 부모를 모시듯 웃어른을 위한 작은 정성이나마 보태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은희기자 kehee@ansanilbo.com>

최영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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