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가 뭔데? 움직이는 겁니다. 유권자들을.”

“모든 사람들이 다 믿게끔 만드는 게, 그게 바로 선거야.”

“정치는 말이에요. 기본적으로 패밀리 비즈니스야.”

“선거는 똥물에서 진주 꺼내는 거야. 똥물을 안 만지고 진주를 꺼낼 수 있겠어, 없겠어?”

“현명한 선택을 하길 바래.”

이 내용은 영화 ‘특별시민’에서 정치와 선거에 대해 주인공들이 주고받는 대사중의 일부다. 정치인들의 선거경쟁을 소재로 삼은 ‘특별시민’은 대선(5월)을 앞두고 4월말 개봉해 현재 관객수 136만여명(6월말 집계)으로 흥행에는 참패했다.

영화 줄거리가 현실 정치보다 드라마틱하지 못했다는 것이 평론가들의 한결같은 영화평이다. 하지만 “진실을 감추고 쇼를 하는 정치인들을 가려내기 위해 가장 소중한 ‘한 표’의 중요성을 일깨운 영화”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영화 ‘특별시민’에서 심혁수(곽도원 역)의 선거를 희화한 멘트 ‘선거는 똥물에서 진주 꺼내기’라는 말도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초자치단체인 안산시민도 ‘7대 민선시장 진주를 찾기’ 위해 내년 6.13 지방선거(예정)를 치러야 한다.

지방선거일이 채 1년도 남지 않은 시기로 접어들면서 정치구조가 다당제로 바뀐 이후 지역 내 각 당의 시장 예비후보군 14명의 움직임도 바빠지고 있다.

주요 정당의 시장 출마 후보군들은 이미 후보경선을 위한 추가 당원모집에 나섰고 지역 국회의원과 당협위원장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모 정당 예비후보자는 벌써부터 산악회의 산행 시 현지까지 동행하는 적극성을 보이기도 하고 있다. 5월 대통령 선거를 통해 야당에서 집권여당으로 탈바꿈한 더불어민주당은 제종길(62) 현 시장을 필두로 고영인(53) 안산단원갑 당협위원장, 김영일(62) (주)경기에너지 대표이사, 손창완(62) 안산단원을 당협위원장, 윤화섭(62) 경기도의원, 양근서(49) 경기도의원 등이 안산시장 후보군으로 거론되거나 쏟아지고 있다.

현재 시장직을 차지하고 있는 민주당은 집권여당이 되면서 후보가 될 경우 당선에 가장 유력할 것이라는 인식이 커지면서 후보군이 크게 몰리고 있다.

실제로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는 3일 더불어민주당 정당지지도가 6.3%, 바른정당 6%, 국민의당은 5.1%를 기록했다고 3일 밝혔다.

현재 타 정당의 추종을 불허하는 지지율을 보이고 있는 민주당은 시장후보 공천이 곧 당선이라는 예상 아래 투표권을 가진 당원확보가 예선전 승리의 원동력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현재 당헌상 시·도당공천심사위원회가 심사하여 2명 이상으로 선정하고 경선방법을 마련하되, 당규로 정하는 사유가 있는 때에는 그 사유를 명시하여 단수로 선정할 수 있다.<제102조의2(자치구청장·시장·군수선거후보자 추천)> 안산지역은 국회의원 2명을 포함해 4명의 위원장이 있지만 원내 국회의원이자 중앙당 최고위원인 전해철 국회의원이 열쇠를 쥐고 있다.

한마디로 ‘전심’을 읽어내야 한다는 의미다. 전 의원은 경기도당위원장이면서 지역에서 당내 유일한 재선 국회의원이고 집권여당인 문재인 대통령의 속내를 읽어내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 의원은 자신의 지역구인 안산시장 후보를 결정하는데 특정인을 지지할 경우 차기 국회의원 선거나 경기도지사 선거에 도전할 경우 역풍을 맞을 우려가 있기 때문에 단수 후보보다는 경선을 택할 확률이 높다는 것이 지역정가의 전망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당선 가능성이 높은 후보를 간택할 것이라는 예측이 우세하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인해 정당지지율이 급추락하면서 민주당에 비해 시장후보군이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고 있다.

한국당은 현재 이민근(48) 안산시의회 의장만이 유일하게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홍장표(58)안산상록을 당협위원장도 여론추이를 살피며 저울질중이다.

여당에서 야당으로 자리바꿈한 한국당의 당헌은 시장 후보자는 시·도당 공천관리위원회의 심사와 국민참여선거인단대회 등 상향식 추천방식을 통해 선정하고 시·도당 운영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최고위원회의의 의결로 확정되며 당 대표가 추천토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시‧도당 공천관리위원회가 자치구·시·군의 장 후보자를 선정하기 곤란한 특별한 사유가 있는 경우 시‧도당 공천관리위원회의 요청에 의하여 중앙당 공천관리위원회의 심사와 최고위원회의의 의결로 확정토록 하고 있다.<제110조(기타 공직후보자의 추천)>

당헌은 이처럼 상향식 공천으로 정하고 있지만 사실상 지역구 국회의원과 도당 공천관리위의 비중이 절대적이다. 이에 국회 원내 박순자 의원과 김명연 의원, 비례대표의 임이자(현재 단원을 당협 운영위원장) 의원 등 3인과 당협 운영위원장 2인의 의견이 절대적으로 작용할 것이란 예상이다.

한국당은 특히 3선의 박순자 의원과 재선의 김명연 의원 간 보이지 않는 ‘시장공천 힘겨루기’가 예상되고 있어 후보 공천에 따른 과정이 흥미를 더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심’과 ‘김심’ 모두를 누가 받아낼 수 있을지 재미있는 관전 포인트다.

새정치를 표방하고 있는 국민의당은 제1야당인 자유당이 후보자 빈곤을 겪고 있는데 비해 제2야당이면서도 박주원(59) 경기도당 위원장, 부좌현(61) 단원을 지역위원장, 김기완(51) 단원갑 지역위원장 등 3명이 후보군에 올랐다.

국민의당은 박주원 도당위원장과 부좌현 위원장, 김기완 위원장 3명 모두가 지방선거의 정국 추이를 살피고 있다. 국민의당은 대선을 앞두고 창당해 지방선거를 한 번도 치른 경험이 없으나 당헌은 현재 공모, 시·도당 공직선거후보자추천관리위원회 심사, 전 당원투표 및 기타 방법 등에 의한 경선<제95조(자치구청장·시장·군수선거후보자)>으로 정하고 있다.

국민의당은 김영환 상록을 지역위원장을 제외한 3명의 위원장 모두가 시장 출마의지를 갖고 있는 것으로 밝혀져 향후 여론의 향배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바른정당은 현재의 정당지지율에 비해 시장후보군이 오히려 넘쳐나고 있다.

양진영(53) 상록을 당협위원장과 이화수(64) 상록갑 당협위원장, 김석훈(58) 단원갑 당협위원장 등이 의지를 갖고 있다. 국민의당과 마찬가지로 지방선거를 치러보지 않은 바른정당의 당헌은 각급 공직선거 후보자는 완전국민경선을 통해 추천한다<제66조 (후보자 추천원칙)>는 대원칙 아래 자치구청장·시장·군수후보자와 시·도의회 및 자치구·시·군의회의원 후보자의 추천은 시·도당 공천관리위원회가 관장한다<제68조(기타 공직후보자의 추천)>고 정하고 있다.

지방선거 첫 경험의 바른정당이 다가오는 내년 선거에서 어떤 후보를 내세워 개혁 보수의 정치를 실현해낼지도 구경거리다. 이처럼 4개 주요 정당 시장후보군이 지방선거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정치평론가들은 “문재인 정부의 지지율이 1년 동안 지속적으로 좋을 경우 민주당 후보가 당선될 확률이 높지만 실망이 클 경우 한국당과 국민의당, 바른정당 등의 후보가 유리해질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에 내년 지방선거가 1년 앞으로 다가왔지만 국내 정치판은 대통령과 중앙정치의 지지율은 물론 정당 간 이합집산 등 선거가 임박한 당시 변수에 따라 지방선거도 춤추는 만큼 벌써부터 1년 후를 예측하기가 어렵다는 분석이다. 특히 ‘정치는 생물’이어서 기초자치단체장 선출을 위한 예선과 본선의 결과는 어느 누구도 예측불가능하다고 이구동성이다. 안산은 민선시장 22년 동안 연속 재임(송진섭 민선1.3기 시장 엮임)을 하지 못해 제종길 현 시장의 연임 당선 여부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내년 선거를 앞두고 민선 7기 안산호를 이끌 시장 자리는 과연 누구에게 최종적으로 돌아갈지 시민들의 초미 관심사다. 한편, 공직선거법은 전임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회 의원의 임기 만료 30일 전부터 처음 돌아오는 수요일에 지방선거를 치르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2014년 6·4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현 지자체장과 지방의원의 임기는 2014년 7월 1일부터 2018년 6월 30일까지로 내년 지방선거 날짜는 6월의 첫 번째 수요일인 6일이었다. 내년 6월 6일은 공휴일인 현충일이기 때문에 한 주가 늦춰져 13일에 투표가 실시된다.

하지만 내년 6월 13일로 예정된 지방선거를 5월 초로 앞당기는 내용의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6월 21일 발의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황주홍 국민의당 의원이 내년 지방선거 기간이 농번기와 겹치면서 농민들이 생업을 위해 참정권을 포기하는 문제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며 원내 5개 정당 소속 의원 22명과 함께 지방선거일 변경을 위한 법안을 대표 발의했기 때문이다. 이 법안이 통과되면 내년 지방선거는 한 달 정도 앞당겨진 5월 2일 치러지게 된다. <여종승 기자>

여종승 기자  yjs499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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