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해철 국회의원<주요 프로필>

▲1962년 5월 18일 전남 목포 출생

▲고려대 법학과 졸업

▲제29회 사법시험 합격(1987년)

▲법무법인 해마루 변호사

▲대통령비서실 민정수석비서관

▲제19대 국회의원

▲제20대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안산상록갑)(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전)

▲더불어민주당 경기도당 위원장(현)

더불어민주당내에서 정권교체로 눈코 뜰새 없이 바쁜 정치인 중의 한 사람이 바로 전해철(55) 국회의원이다. 안산상록갑을 지역구로 하는 국회의원이자 경기도당 위원장, 얼마 전 임기를 마친 최고위원 등으로 시간을 쪼개가며 열정을 불태우고 있는 그를 만났다.

-요즘 정치인 중 가장 바쁜 것 같다. 어릴 적 꿈은 무엇이었나.

“청소년기에는 비행기 조종사와 소설가가 되고 싶었다. 대학 진학 시 공군사관학교를 갈까, 불어과를 갈까 고민하다가 법학과를 중복 지원했다. 결국 법학과를 선택했다.”

-인생의 지침은.

“최선을 다하자다. 능력이 부족해도 최선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진인사대천명’이라는 말이 바로 최선을 다하고 난 후 하늘의 명을 기다린다는 뜻 아닌가.”

-가장 가치 있는 삶의 척도는.

“긴 말이 필요 없다. 원칙이다. 상식에 맞는 기준과 규칙을 지키려고 노력하며 산다.”

-그동안 감명 깊게 읽은 책은.

“초·중학교 시절에는 ‘노인과 바다’다. 꿈을 향해 좌절하지 않고 열심히 도전하고, 다시 꿈을 꾸고 하는 과정이 아름답다. '나는 파멸할지언정 패배는 할 수 없다.' 는 문구가 있다.

가슴에 새겨지는 명언이다. 그 다음은 ‘링컨 전기’다. 노예해방선언이나 게티즈버그연설로 유명한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부’는 링컨이 미국의 화합과 통합, 협의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음을 알 수 있다. 한 권 더 있다.

제러미 리프킨의 ‘유러피언 드림’이다. 이 책은 아메리칸 드림과 유러피언 드림을 대비시키면서 아메리카 드림이 세계화 시대에 적합하지 않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제러미 리프킨은 공동체 의식이나 삶의 질, 지속가능한 개발, 다원적 협력, 문화적 다양성 등을 중시하는 유러피언 드림은 우리가 도달해야할 미래중 하나라고 보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며 개인의 권리가 존중되고 소외되지 않고 모두가 양질의 삶을 누리면서도 환경을 보존할 수 있는 새로운 시대를 꿈꾸는 작은 실마리를 찾을 수 있었다.”

-아버지가 이북 출신이다.

목포에서 태어나 중학교까지 다니고 마산에서 고등학교 시절을 보냈다. 당시 한 학년 600여명 중 호남 출신이 단 2명이었다는데. “어려서부터 일찍이 지역감정을 느꼈다. 선입견에 의해서 이성적이지 않는 고정관념으로 영·호남을 갈라서 비호감으로 여기는 당시 분위기는 당황스러웠다.

실제로 고등학교 시절 고생도 많이 했다. 이유도 없이 무조건적인 호남에 대한 안 좋은 인식 때문에 당시 놀림감이 되기도 하고 어려움도 겪었다. 그래서인지 나도 모르게 지역감정을 깨기 위한 노력을 했던 것 같다.

대학 친구는 영·호남이 반반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청소년기부터 지역감정에 대한 문제를 인식하는 계기가 됐다. 현재는 오히려 도움이 되고 있다. 말이 나온 김에 지역감정에 대해 한 발짝 더 나가서 얘기하겠다.

노무현 대통령을 만나면서 왜곡된 지역감정 해소를 위해 제도와 정치를 바꾸려 노력했다. 노 대통령 재임 당시 민정수석을 하면서 인사검증하면서 지역에 쏠리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지역감정은 망국적 폐단이다. 지역감정을 통해 배타적이어서는 안 된다는 인성이 생겼다.”

-고등학교 입학 당시 가세가 기울어 형님 밑에서 자랐는데.

“마산에서 고등학교를 다니게 된 이유다. 항상 형님에게 감사하게 생각한다. 대학 시절에는 인천에서 거주하며 통학하기도 했고 군 법무관으로 병역의무를 행할 당시 신혼시절이었다. 3년 동안 강원도에서도 살았다.”

-대학 진학 시 법과를 선택한 이유는.

“당시 막연하게 사회 분위기상 ‘정의 실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어린 생각이었지만 사회정의를 위해서는 법조인의 길이라고 판단했다. 불어과와 법학과에 원서를 냈지만 결국 법학과를 택했다.”

-고려대 법대 졸업 후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판·검사로 진출하지 않고 변호사로 출발했다. “연수원 시절 학회 활동을 했고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활동을 접하면서 시국 관련 변호사 활동을 전담하려고 생각했다. 법무법인 해마루 개업 후 주로 노동·시국사건을 맡는 인권변호사로 일했다.”

-안산에서 법무법인 해마루를 개업하게 된 계기는.

“천정배, 임종인, 이덕우 세 분의 변호사가 하던 사무실에 고 노무현 대통령과 같은 시기에 합류한 것이다.”

-민변 변호사로 활동한 이유는.

“대학이 80년대 학번이다. 민주화를 추진할 당시 몸으로 투쟁하고 행동하지 못했지만 왜곡된 사회를 바꿔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다. 당시 선·후배, 동료들의 구속과정을 지켜보면서 미안한 마음이었다. 90년대 초·중반도 여전히 사회적 민주주의는 실현되지 않았었다. 그런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민변활동을 하게 했다.”

-새로운 소멸시효이론을 정립했다는데 무슨 말인가.

“2000년 봄이다. 수지 킴 사건의 형사고소를 대리해 살인죄 공소시효 완성 직전 주범에 대한 검찰의 구속기소를 이끌어냈다. 이 때 유가족에 대한 법원의 42억 원 배상판결이 나왔다.

당시 형식적으로 소멸시효가 완성된 사건일지라도 국가에 귀책사유가 있는 경우 배상청구가 가능하다는 새로운 소멸시효이론이 정립됐다.

그 시절만 해도 국가가 잘못했더라도 사건 발생 10년, 안 날로부터 3년이면 공소시효가 만료돼 배상청구권이 없었다. 수지 킴 사건은 당시 관계기관이 어린 여성을 간첩으로 만들어 가족이 십 수 년 동안 피해를 본 것이다.

개인이 국가를 상대로 법정싸움을 벌여 이긴다는 것이 매우 어렵다. 하지만 민사소송으로 ‘신의상실원칙에 위배 된다’는 판결을 받아내 국가가 국민을 보호해야 한다는 새로운 판례를 만든 것이다.”

-정치입문 동기는.

“미국 시애틀의 워싱턴대로 2001년 잠시 유학을 다녀왔다. 2002년 귀국해서 노무현 대통령이 당시 새천년민주당 후보로 선출되고 법조계 내에서 노무현을 위한 변호사 모임(노변모)을 만들면서부터다. 노 대통령 후보 시절 법률지원단을 만들고 이후 대선 캠프 법률지원단 일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입문했다.”

-노무현 정부 시절 청와대 최연소(44세) 민정수석을 지냈다. 로스쿨제도의 기초를 다졌다는 평가다.

“혼자서 추진한 일은 아니다. 그 시절에도 사법개혁에 대한 사회적 분위기가 높았다. 정부와 민간, 법원, 검찰이 참여하는 사법개혁위원회를 만들었다. 사법시험은 몇 만 명이 시험에 도전해서 몇 백 명을 선발하는데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다. 현재 사법시험 유지하면서 로스쿨제도가 생겨 법조인 양성의 여러 길을 만든 단초가 됐다.”

-제18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낙선했다.

그 당시 심경은 어땠나. “한마디로 준비가 부족했다. 2007년 말 갑작스럽게 시작하다 보니 그럴 수밖에 없었다. 물론 야권 분열이라는 변수가 있었지만 환경을 탓하고 싶지는 않다. 오히려 원외 위원장 시절을 거치면서 생활정치인으로 거듭 날 수 있었다. 지역 주민들과의 직접적인 만남을 통해 많은 것을 배웠다.”

-안산상록갑 지역 발전에 무엇을 기여했나.

“당시 수인선 전철 공사로 인한 방음벽 설치 문제로 시작된 사동과 본오동 일대 철도부지의 녹지대를 반지하화로 변경하는 쾌거를 이뤘다. 원외 위원장이었지만 짧은 시간에 1만여명의 서명을 받았다. 철도부지가 현재 대규모 공원으로 변했다. 이 일이 19·20대 총선에서 압승하는 원동력이 됐다.”

-재선 국회의원이다. 의정활동 중 기억에 남는 일은.

“19대 국회의원 시절에 인근 시흥, 광명 등의 국회의원과 힘을 모으기 위해 모임을 만들었다. 십 수 년을 끌어오던 신안산선 문제를 해결한 것이다. 혼자만의 힘은 아니었지만 모두의 힘은 위대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일부 국회의원의 반대도 있었지만 신안산선의 노선 연장도 보람으로 느낀다. 지역구로 눈을 돌리면 경기도가 사동 쓰레기 매립장을 퍼블릭 골프장으로 만들려는 일을 저지시켰다. 현재 경기정원이 추진 중이다.

시화호를 중심으로 갈대습지, 경기정원이 벨트를 이루면 엄청난 시너지효과가 있을 것이다. 소소할지 모르지만 한 개였던 상록수역 출입구를 2개로 늘리기도 했다. 시민생활 측면에서 보면 매우 중요한 일이다. 지역 발전을 위해 시·도의원, 당협 위원들과 매주 정례모임을 갖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경기·인천권역 대표 최고위원을 1년 동안 수행했다.

“중앙당 최고위원과 경기도당 위원장으로서 당의 중심에 서서 대선을 통해 정권교체를 이뤘다. 측근 이상의 중추적인 역할을 맡아 보람 있다. 당의 최고위원을 맡은 이후 지도부가 단결된 모습을 보이면서 지지율이 두 배 이상 뛰어 정권교체의 원동력이 돼 기쁘다.”

-민주당내 안산시장 후보군이 넘친다. 기초자치단체장에 출마하려는 후보가 갖춰야 하는 덕목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안산의 도시 발전에 대한 비전과 철학이 있어야 한다. 더불어 시민과 함께 하고 행복하게 하는 생활정치를 실현시킬 수 있는 인물이면 좋겠다.”

-내년 경기도지사 선거 민주당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내년 지방선거는 문재인 정부의 중요한 시기다. 경기도는 그동안 민주당 후보가 도지사가 안됐다. 당내 후보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필요하고 기회가 주어지면 적극 검토할 계획이다.”

-안산 시민과 국민에게 어떤 정치인으로 기억되고 싶은가.

“안산 시민과 대한민국 국민에게 필요한 일을 하는 정치인이 되고 싶다. 다시 말하면 시민과 함께 일을 하는 정치인이다. 한마디로 필요한 정치인이었다는 평가를 받고 싶다.”

-정치인으로서의 향후 비전과 바라는 것이 있다면.

“비전은 지지해주고 성원해주는 시민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더욱 열심히 일하는 정치인이 되는 것이다. 대한민국이 잘되기 위해서는 협치 정치를 통해 갈등구조를 제도적으로 해소하는 정치권이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여종승 기자>

여종승 기자  yjs499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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