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프로필

-1955년 9월 5일 전남 고흥 출생

-고려대 정책대학원 행정학 석사

-새정치국민회의 안산을지구당 사무국장(전)

-안산발전시민연대 대표(전)

-경기도의회 민주당 대표의원(전)

-경기도의회 의장(제8대 후반기)

-경기도의회 의원(7·8·9대)

이번 인물탐구는 경기도정과 지역구 안산시를 종횡무진 활약하는 윤화섭(62) 경기도의회(안산시 제5선거구·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만났다. 윤 의원은 천정배 국회의원이 안산에서 연속 4선을 당선하는데 큰 기여를 하면서 지역 정계에서 정치인 조력자로 입소문이 났었다. 현재 정치인 조력자에서 주인공으로 변신하는데 성공해 3선 경기도의원으로 맹활약하고 있는 윤 의원을 집중 탐구했다.

-정치 입문하기 전의 젊은 시절에 어떤 일을 했나.

“회사에서 직장인 생활로 시작했다. 경기 부천의 전자제품을 만드는 주식회사 흥양에서 근무를 시작했다. 당시 그 회사가 계열사를 설립할 때 초창기 파견근무 전담요원이었다.

반월공단이 만들어지면서 소형TV 브라운관을 생산하는 나도전자 주식회사라는 계열사로 파견돼 안산을 오게 됐다. 1989년부터 안산에서 근무하고 있는데 또다시 원주로 파견을 보내려고 해서 1993년 회사를 그만뒀다.”

-현재는 당을 달리하고 있지만 천정배(국민의당) 국회의원의 안산 지역구 시절 사무국장을 지냈다. 어떤 마음으로 보좌했나.

“당시 천정배 국회의원이 중앙 정치 무대에서 중요한 역할을 많이 맡아 지역구 관리를 도맡아했다. 식사도 하지 못한 채 하루 행사장을 10차례씩 참석하는 경우도 있었다. 심지어 고향 부모님 산소도 못갈 정도로 열심히 했다.

명절 때면 귀향인사, 의정보고서, 떡국행사 등으로 더욱 바빴기 때문이다. 오직 천 의원만을 위해서 움직였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크고자 하거든 남을 섬기라.’는 말이 성경에 있다. 그 시절에 ‘섬김’을 제대로 배웠다.”

-본인이 정치에 직접 뛰어 들었다.

“정당에 몸담고 오랜 세월 생활하다보니 자연스럽게 도전하게 됐다. 특히 지역의 생활정치를 해서 지역민과 더 소통하는 정치를 하고 싶었다. 하지만 두 번이나 고배를 마셨다. 포기하지 않고 꼭 승리하겠다는 도전의지가 있었기에 세 번 째 이길 수 있었다.”

-3선 경기도의원이다. 그동안 경기도를 위해서 무슨 일을 했나.

“10년 전이다. 2007년 4.25 보궐선거를 통해서 경기도의회에 처음으로 입성했다. 당시 한나라당 의원이 106명이고 통합민주당 의원이 12명이었다. 무상급식 실현을 위해서 당의 동료의원들과 철야농성을 했지만 예산을 세우지 못했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7대 의원 시절 투쟁이 밑거름이 되어 8대 도의회에서 무상급식 예산을 세웠다. 가장 기억에 남는 의정활동이다. 그 때를 생각하면 감회가 새롭다.”

-경기도의원으로 활동하면서 안산에 기여했다고 생각하는 것이 있다면.

“고려인지원조례를 만들어냈다. 고려인들의 한글교육비와 쉼터운영비, 취업비 등을 지원할 수 있게 됐다. 예비학급 지원조례도 제정했다. 다문화가정 학생들이 공적인 예비학급에서 사전학습 후 본 학급에 편입하도록 뒷받침하는 제도다. 이어 경기무형문화재(개인·단체) 전수자 설치근거 기준조례를 제정했다. 무형문화재를 보호하고 전수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든 셈이다.”

-지방자치 이후 안산이 인근 도시에 비해 뒤떨어지고 있다는 인식이다.

“첫째, 도시계획이 엉터리다. 구도시는 호주 캔버라시의 도시계획을 도입했다. 그러나 도시계획 자체가 우리 정서에 맞지 않아 실패했다.

고잔 신도시도 마찬가지다. 수도권 5대 신도시보다 수십년 늦게 추진됐지만 엉터리 아닌가. 구도시 결점이나 미비한 점을 보완해 추진했어야 하는데 엉망신도시가 됐다.

도시철학이 없었다. 그러다 보니 상가 과다를 비롯 주차장 문제 등으로 도시가 몸살을 앓고 있다.

둘째, 무분별한 도시재정비 추진이다. 아파트 재건축을 32곳이나 동시에 추진하면 주민들은 어디 가서 살란 말인가. 서민들의 생활이 파괴되고 있다. 서민들은 타 도시 이전 시 형편상 되돌아올 수 없는 사람들이다. 도시정비를 제대로 해야 한다.

셋째, 화랑유원지를 가고 싶은 유원지로 만들어야 한다. 현재 진행 중인 재건축단지 내30년 수령의 메타쉐콰이어가 많다. 무조건 잘라버릴 것이 아니라 화랑유원지 등으로 이전 식재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

도시계획과 주거문제, 제대로 된 휴식 공간 조성 등을 통해서 살맛나는 도시를 만들어야 한다. 현주소는 아니다. 주민들이 벗어나는 도시가 되고 있어 안타깝다.”

-안산발전을 위해서 시급한 현안이 무엇이라고 여기는가.

“안산스마트허브(구 반월공단) 활성화다. 기업의 타 지역 이전으로 안산의 일자리가 없어지고 있다. 한국산업단지공단과 산업자원부가 추진하고 있는 공단구조고도화에 안산시가 적극 개입해야 한다.

뒷전에 앉아 있으면 느리게 걸어갈 수밖에 없다. 주민의 일자리가 스마트허브로부터 창출되는데도 불구하고 자치단체가 방관하고 있다. 중소기업을 육성하기 위한 지원제도를 더더욱 공고하게 다져야 한다.”

-안산시민이 행복한 도시가 되려면 리더인 자치단체장의 역할이 중요하다. 어떤 사명을 감당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안산은 문화예술도시다. 현재 국제거리극축제가 매년 열리고 있다. 하지만 시민들이 참여하는 축제로 승화시키지 못하고 있다. 시민이 좀 더 체감할 수 있는 시책을 펼칠 수 있어야 한다.

행복은 일상 속에서 느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보여 주려는 커다란 행사보다는 규모가 작아도 시민이 직접 참여하고 프로그램이 알찬 시책을 만들어야 한다.

적은 비용으로도 시민이 행복한 도시를 만들어 갈 수 있다. 중국 항주를 방문했을 때 장예모 감독의 ‘인상서호’를 감명 깊게 봤다. 인상서호는 이름처럼 호수가 무대다. 호수 수면 아래 트레일을 만들어 출연자들이 물위를 걷는 느낌이 나도록 했다.

모든 무대장치를 물속에 숨겨 둬 낮 동안 서호의 경관을 해치지 않도록 설계했다. 더 중요한 것은 마을 주민이 연극을 공연하는데 대표배우가 없다. 모두가 주인공이다.

자연을 이용한 최대의 볼거리다. 우리도 시화호수를 끼고 있다. 세계적인 공모를 해 볼 수 있는 꺼리다. 시민이 주인공인 도시가 되어야 한다.”

-원곡동 일대에 다문화거리가 자연스럽게 형성됐다.

“주말이면 타 지역에서 외국인들이 많이 몰려오고 있다. 다문화거리라고 하지만 음식 이외에는 특별한 콘텐츠가 없다. 먹거리 외에도 볼거리, 즐길거리 등이 있어야 한다. 다문화거리 안에 외국인들을 위한 전용소극장이라도 만들어줘야 한다.

“청문당은 조선시대 후기 건축양식이 현존하고 당시 생활을 엿볼 수 있는 그림이 전해오고 있다. 수 백 년 전의 한여름 복날 생활상을 그대로 재연할 수 있는 강세황 선생의 ‘현정승집도’가 존재하고 있다니 놀라운 일 아닌가.

2015년 안산학연구원이 재연할 때 현장에 와서 보고 관심 갖기 시작했다. 현재 한양대 대학원 박사 과정에 재학 중인데 문화콘텐츠학을 배우고 있는 중이다. 아무래도 문화에 관심이 많을 수밖에 없다.”

-안산시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기회가 주어진다면 도전할 계획이다. 안산이 문화예술의 도시라고 하는데 도시 역할이 안 되고 있다. 구청 명칭도 단원, 상록을 사용했지만 일반 시민들은 단원 김홍도와 심훈의 소설 상록수 주인공인 최용신에 대해 잘 모른다.

지역사회의 지도자라면 어린 아이들에게 왜 단원의 도시고 상록이라는 명칭을 사용하고 있는지 정도는 설명해 줄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이제는 문화가 도시의 경쟁력이다.

문화예술을 즐기고 참여하는 사회분위기가 만들어지면 소소한 행복을 제대로 느끼며 살 수 있다.”

-질문 방향을 바꾸겠다. 늦깍이 공부를 하는 것을 보면 어릴 적 꿈이 남달랐을 것 같은데.

“어릴 때 꿈은 은행원이었다. 아버지의 권유가 컸던 것 같다. 당시 사회분위기가 그랬다. 고등학교 올라가서 공업부기를 배우면서 꿈이 달라졌다. 회사원으로 사회생활을 했지만 정치인의 길을 걷게 됐다.”

-좌우명은 있는가.

“정각대도(正覺大道)다. 정치가 올바른 깨달음에서 나오는 지혜(正覺)로 정도를 걸어야 큰 길(大道)을 걸을 수 있기 때문에 ‘정각대도’를 삶의 지표로 삼았다. 쉬운 길은 아니지만 그렇게 살려고 노력한다.”

-가장 감명 깊게 읽은 책을 추천해 달라.

“‘손자병법’이다. 고대 중국의 병법서다. 춘추시대 손무(孫武)가 쓴 책이다. 이 책은 실질적인 전쟁을 벌이지 않고 정치나 외교 차원에서 적을 이기거나 적의 군사력을 와해시킴으로써 승리하는 것을 최상으로 보았다. 많이 알려진 내용이지만 ‘자신과 상대방에 대해 잘 알고 있으면 백번 싸워도 위태로울 것이 없다’는 ‘지피지기 백전불태(知彼知己 百戰不殆)’의 문장이 역시 울림을 줬다.”

“김대중 대통령이다. 설명이 필요 없는 인물이다. 평생을 고난과 역경 속에서도 굴복하지 않고 꿋꿋하게 버텨오며 대한민국을 민주국가로 세우는데 공헌했다. 모든 부분에서 배울 점이 많은 분이다.”

-인생 노년기를 어떻게 보내고 싶나.

“여행가로 살고 싶다. 자연은 거짓이 없다. 자연을 보며 생긴 나름대로 살아온 삶을 뒤돌아보며 마음을 정리하고 싶다. 자유로운 영혼으로 전국 방방곡곡을 다니고 싶다.” <여종승 기자>

여종승 기자  yjs4994@hanmail.net

<저작권자 © 안산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