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

- 이다흰 / 경안고 2 -



우리는 담 하나를 두고

서로를 그리워하는

가엾은 꽃들입니다.



말없이 하늘을 바라보며

내가 누리는 세상을

너도 누릴 수 있기를...



조용히 담 너머로 속삭이며

간절한 내 마음을

네가 느낄 수 있기를...



몰아치는 비바람을 견뎌내며

찢어지는 듯한 나의 고통을

너만은 느끼지 못하기를...



먼 훗날 높디높은 담을 넘어

내가 너를 보고

네가 나를 보고

서로 보며 웃을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그러나 지금은...



담 하나를 두고

서로를 그리워하는

가엾은 꽃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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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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