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재진 / 안산YMCA 간사 -
1년 만에 다시 시작하는 백두대간이다. 가슴이 뛴다. 특히 이번 구간은 2차 종주기행 중 가장 길고 험한 구간이다. 이번에는 소수 정예맴버로 종주대를 꾸린만큼 종주를 마쳐야 하는 부담과 책임감에 처음부터 약간은 무거운 마음으로 대간마루금에 발을 올려 놓는다.
이번 구간은 원래 죽령까지였지만 첫날 진입로를 잘못 찾는 바람에 하루코스를 고스란히 허탕치는 에피소드를 겪었다. 그 덕분에 수안보 온천에서 체력을 재충전할 수 있는 기회도 가질 수 있었다.
우리는 구간계획을 수정하고 다음 새벽(2시) 다시금 대간마루금을 탄다. 하늘재에서 포암산을 오르는 구간은 정말 힘들다.
처음부터 정상부까지 1시간여 동안 줄곳 급경사를 이루고 있다. 숨이 턱까지 차오르고 이마에서는 땀방울이 빗줄기처럼 쏟는다. 아! 힘들다.
오늘은 날씨가 좋아 맑은 하늘과 별도 볼 수 있지만 바람이 많이 불어 춥기까지 하다.
그리고 포암산에서 대미산 구간이 800m 이상되는 능선으로 가끔 구름속에 묻히는 경우 앞을 볼 수 없을 정도의 칠흙이 펼쳐질 때도 있다.
대미산 못미쳐 우리는 한사람의 대간종주꾼을 만난다. 단독으로 오늘이 19일째란다. 와! 하는 탄성을 지르면서도 한편으로 머리보다 높게 올라간 배낭을 보면서 안쓰러운 마음이 든다. 무사히 종주를 마치길 빌어 본다.
걷고 또 걷고 가도 가도 대미산은 쉽게 정상을 허락하지 않는다. 정상인가 하면 또 한 고개 한 고개 넘으면 또 한 고개 그렇게 십수번을 도전하고야 겨우 대미산에 오른다. 너무 힘들어 정상에 발을 내디디면서 나는 악! 하고 소리를 질러 본다. 정말 악이 받친다.
대미산 정상! 모두 말을 잇지 못한다. 뒤로는 지리산에서 달려온 대간줄기가 앞으로는 소백산까지 백두대간의 그 장엄함에 그저 바라만 볼 뿐!
인간은 이 대자연 앞에 너무나 작은 미물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대미산 정상에서 대간 마루금을 둘러 보며 다시 한번 그런 느낌을 가져 본다. 나는 잠시 엄숙한 마음으로 하나님께 감사의 기도를 드린다.
대미산 아래 눈물샘에서 우리는 점심을 먹는다. 7시간만에 밥(쌀)을 먹는다. 김치 한주먹 소시지 한봉지 밖에 없지만 우리에게는 더 할 나위 없는 진수성찬이다.
다시 힘을 내어 열심히 걷는다. 어렵지 않게 오늘 계획한 차갓재까지 닿을 수 있었다. 이제 하산이다. 발걸음이 한결 가벼워진다. 마루금을 내려서면서 여기저기 송이채취꾼들이 눈에 많이 뛴다.
이곳은 월악산자락으로 송이가 유명한 곳이란다. 채취꾼들이 우리를 보고 얼마나 했는지 물어들 본다. 아마도 우리를 송이채취꾼으로 본 것이다. 그만큼 이곳에는 송이채취꾼들을 많이 볼 수 있다. 장난삼아 나는 "이배낭 가득했지요"하고 너스레를 떤다.
마을에서 우리는 마음씨 좋은 이곳 시골아저씨의 트럭을 얻어 타고 버스정류장까지 간다.
버스에 올라 계산을 해보니 총거리18.9km에 11시간을 걸었다. 처음 진입로를 잘못 들어 비를 맞으며 암벽과 목숨을 걸고 사투를 벌이고 하루코스를 허탕치는 에피소드도 있었지만 우리에게 이번 종주는 앞으로 남은 종주를 위한 좋은 훈련과 답사의 경험이 되었다. 안산으로 돌아오는 길 벌써 다음구간을 계획한다.
Ill be back!
<조재진 간사 webmaster@ansanilbo.com>
최영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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