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0월 안산에서 열리는 2005 챔프카월드시리즈 대회를 앞두고 본지는 시 공무원과 시의원 대회관계자 등과 함께 5월21~22일 멕시코 몬테레이(Monterrey) 대회 현장을 방문해 진행과정을 살펴봤다. 현지의 대회방식과 부대행사 준비사항 등을 중심으로 향후 안산대회의 성공적 개최방향을 진단해 본다.



-3만여 관중의 심장이 함께 달린다

5월 22일 오전 10시(현지시간). 대회 결승전을 앞두고 몬테레이 경기장은 3만여 관중이 발디딜 틈 없이 관람석을 메웠다. 마지막 승부를 앞둔 짜릿한 긴장감 탓일까. 연일 '굉음'에 시달리던 경기장에 잠시 적막감이 흐른다.



경쾌한 음악에 맞춰 중남미 특유의 열정적인 춤사위가 강렬한 태양의 열기를 삼킨 트랙을 달구자 분위기가 이내 절정으로 치닫는다. 오토바이 인라인스케이트 자전거 행진단의 신기에 가까운 묘기가 잠시 눈길을 사로잡는가 싶더니 페이스카(출발 때 경주차를 이끄는 차)를 따라 예선순위대로 19대의 경주차가 서서히 모습을 드러낸다.



경기 전 경기장을 한 바퀴 도는 포메이션 랩 후 경주차들은 출발점에서 멈추지 않고 곧장 질주하기 시작했다.

약 3.3km 트랙을 76바퀴 완주해야 하는 경주차의 속력은 평균 시속 300km를 웃돌고 최대400km를 넘나든다. 관중의 고동치는 심장소리와 함께 내달리는 '스피드의 전율'이다.



마지막 승자가 가려지기까지 약 2시간여 동안 관중들은 트랙에서 눈을 떼지 못한다. 차량결함이나 충돌 등 사고가 발생할때마다 수시로 서행신호(노란깃발)가 떨어지고 경주차는 서행하게 되는데 이때 순위간의 격차도 줄게 돼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 4월 미국 롱비치 투어에서 3위를 기록했던 브라질의 Bruno Junqueira(29) 선수가 이번 대회에서는 우승의 기쁨을 맛봤다.



-운송수단을 문화 놀이도구로 즐겨

멕시코 몬테레이시는 공업도시라는 점에서 안산시와 닮은꼴이 많다. 철강 시멘트 자동차 유리 방직 등 중공업 산업체와 조립.가공공장이 활발한 멕시코 제3의 도시이자 남반구에서 가장 현대적인 산업단지로 꼽힌다.



몬테레이시는 경기침체로 86년 문을 닫은 제철소 부지내에 푼디도라(Fundidora) 공원을 조성했는데 이 공원안에 40만평 규모의 챔프카 경주장과 시민을 위한 씨월드공원 호텔 컨벤션센터 등이 들어서 있다.



챔프카대회는 자동차를 그저 '운송수단' 쯤으로 생각하는 고정관념을 깨뜨린다. 굳이 열광적인 모터스포츠 팬이 아니더라도 자동차는 색다른 문화이자 놀이도구로도 가치가 크다는 것.



주최측 집계를 보면 3일간의 대회기간 동안 경기장을 찾은 관람객은 약 30만여명에 이른다. 대부분 멕시코 국민이거나 몬테레이 시민이지만 자동차 경주대회에 대한 문화적 인기가 높은데다 경기장이 도심속 공원에 자리잡고 있기 때문에 경기장 일대가 휴식처에 가깝다.



챔프카대회는 거대한 하나의 이벤트 행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자동차 경주는 거대 이벤트 중 하나에 불과할만큼 행사 기간동안 경주장 주변에선 많은 이벤트 행사가 열린다.

다만 거의 모든 이벤트들이 자본력이 큰 거대 기업체의 홍보나 물품판매 등에 치우쳐 있어 안산대회의 경우 너무 상업주의적인 측면보다는 한국적이면서도 주민참여형 이벤트 개발이 과제로 지적된다.



-국제적 도시 발돋움 관광안산 기틀 마련

챔프카대회는 다분히 자본주의적 스포츠 성격이 짙다. 소비성이 강한 VIP 관람객에 대한 배려나 서비스는 본사차원에서 '관리'할 정도다. 일반 관람객과는 매표소부터 구분되기 때문에 안산의 경우 경기TP 등 경기장 인근시설 활용방안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



경기장내엔 현장에서 수술까지 가능한 Medical Center와 환자이송을 위한 헬기가 대기하고 미디어센터에선 뉴스 라디오 신문 등 15개국 500여명의 기자단이 매일의 경기결과를 신속 보도한다.



지난 4월 국내 최대 회계법인인 삼일회계법인은 안산 챔프카대회 기간중 70여만명에서 최대 150여만명의 국내외 관광객이 몰릴것이란 회계분석을 낸 바 있는데 이는 안산시가 국제적 관광도시로 발돋움하는 발판이기도 하지만 주차장과 대중교통 확보 등 교통문제를 우선 해결해야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몬테레이대회의 경우 경기장내 하루 주차요금이 100달러 안팎. 승용차 대신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발품을 팔도록 유도한다.



시 관계자는 "챔프카대회를 지역축제와 연계하고 모터쇼 KART 대회 야외영화제 X-GAME 등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지는 다양한 이벤트를 마련해 관광객 흡수와 경기붐을 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인터뷰-챔프카 월드시리즈사 Richard P.Eidswick 사장>

"오는 10월 한국 안산시에서 열리는 챔프카대회는 아시아에 챔프카대회가 무엇인지를 알리는 좋은 계기가 될 것입니다. 또 전 세계가 주목하는 국제대회인만큼 안산 지역경제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봅니다. 이를 위해선 먼저 대회성격과 홍보를 책임지는 지역언론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챔프카 월드시리즈사 Richard P.Eidswick 사장(얼굴)은 투어형태로 진행되는 챔프카대회가 해당 국가와 지역에서 성공을 거두기 위한 필수조건으로 지역언론의 기능과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모터스포츠에 아직은 익숙하지 않은 아시아 한국에 경주차 레이스의 매력을 알리려면 이를 효과적으로 홍보하는 해당 지역언론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Richard P.Eidswick 사장은 특히 한국에서 열리는 10월 대회에 큰 기대를 갖고 있다면서 본사차원의 안산대회 성공을 위한 다양한 홍보방안을 밝혔다.



우선 미국내 TV와 신문 잡지 등 언론매체에 안산대회를 집중 홍보하고 경주차 거리행진과 같은 특별이벤트를 열어 안산시민에게도 흥미와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했다.



Richard P.Eidswick 사장은 "전 세계 70여개국에 경기가 중계되고 17억 인구가 지켜볼 안산대회는 올해 챔프카 투어 중 가장 특별한 경기"라면서 "안산시의 아름다움을 세계에 알리기 위한 다양한 새 이벤트도 구상중이다"고 말했다.







Formula1(F-1)과 챔프카대회는 전세계 모터스포츠의 양대산맥이라 불릴만큼 인기가 대단하다. 다만 F-1은 유럽을 중심으로 전 세계를 돌고있는데 반해 챔프카는 미국 중심이다. 포인트 책정에 있어 F-1은 1위부터 6위까지 10 6 4 3 2 1점을 주는데 반해 챔프카는 1위부터 12위까지 20 16 14 12 10 8 6 5 4 3 2 1점을 주고 폴포지션과 최다 우승자에게 가산점을 주기 때문에 포인트를 얻어 상금을 타는 다분히 상업적인 성격이 강하다.



F-1은 구불구불한 서킷을 달리지만 챔프카는 타원형 트랙이다. 따라서 F-1이 현재의 자동차기술을 한 단계 더 발전시키기 위한 실험적 측면이 강하다면 챔프카는 관중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측면이 강하다. F-1머신은 3000cc자연흡기 엔진에 800마력을 내고 챔프카는 2650cc터보엔진에서 900마력을 낸다.



F-1은 코너링 테크닉 위주고 챔프카는 직선과 고속코너의 테크닉 위주다. 챔프카는 모든 엔진을 포드 DFV엔진을 코스워스에서 튜닝한 V8 DOHC 32V 트윈터보 엔진을 써야하는데 특이하게도 미국내 환경규정 때문에 연료를 휘발유가 아닌 메틸알콜을 쓴다.



<강형민 기자 khm@ansanilbo.com>

최영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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