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선가 저희 회원 미숙이가 와 반가이 인사를 합니다. 혼자 먼저 들어왔나 봅니다. 아마 몇 달 만에 둥지를 찾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더욱 반갑고 고마운 마음입니다.
잠시 아이들과 인사하고 어울린 후 여자분들은 천막식당에서 점심준비를 하고 남자분들은 빨래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오랜만에 해보는 빨래입니다. 평소엔 주로 점심준비를 같이 하는데 오늘은 여자회원들이 많아 남자들은 빨래를 하기로 했습니다. 큰 빨간 대야 3개에 빨래가 가득합니다. 모두 손빨래를 해야 합니다. 밟고, 문지르고, 행구고 점심시간 전에 끝내려고 모두들 열심입니다. 12시가 다되어 대충 빨래가 끝나고 탈수는 세탁기에 맡깁니다.
빨래를 널려고 옥상에 올랐습니다. 둥지를 감사고 있는 주변 산의 푸르름이 눈부십니다.
빨래를 널고 식당으로 가니 아이들은 이미 점심을 다 끝내고 밖으로 나와 뛰어 놀고 있습니다.
접시에 먹을 것을 준비해 들고 있는데 보배가 자기 옆에 앉으라고 합니다. 다른 아이들은 모두 식사를 끝냈는데 보배(15살)랑 미경(10살)이는 아직 먹는데 미련이 남았는지 접시를 앞에 두고 앉아 있습니다. 밥을 먹고 있는데 보배가 생선을 왜 안가져 왔냐면서 자기 생선을 발라서 제 접시에 언저줍니다. 이런게 사람간의 정이 아닌가 하는 생각에 마음이 따뜻해집니다. 아무리 작은 행위일지라도 상대방을 배려하는 말과 행위는 서로에게 따스한 느낌을 갖게 하는 것 같습니다.
식사를 끝내고 나오니 인라인을 타며 장난치는 아이들, 봉사자와 미니 족구를 하는 아이들, 책을 보고 있는 아이……. 밝은 햇살이 아이들의 웃음소리에 더욱 빛나는 듯 둥지가 환함 그자체입니다. 둥지를 처음 방문하시 선곤님이 이곳 아이들은 참 꾸김살 없고 밝아 보여 좋다고 하십니다.
숙소건너편 계단에 앉아 아이들 노는 것을 구경하고 있는데 승훈이가 옆에서 장난감 사진기를 들고 저희 회원들에게 사진을 찍어 준다며 포즈를 요구합니다.(계속 '빨간 마스크')
최영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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