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이없죠. 작년 초만 해도 3만원이면 눈금 절반은 갔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눈금 두 칸을 채 못 올라 갑니다. 고속도로 타고 원주쯤 가면 벌써 바닥 가까이 가있죠"
너무 어이없어 하는 김씨에게 기름을 주입한 위치와 가격, 운전과정을 물어보았다. 처음 김씨가 기름을 주유한 곳은 산업도로변의 한 주유소에서고 전에는 1,060원 정도였으나 인상된 값으로 리터당 1,138원씩 3만원 어치를 넣었다. 이는 인상 전 비싸기로 소문난 안산시내에서도 가장 비싼 주유소와 비슷한 가격이다. 김씨는 용인에 볼 일이 있어 고속도로를 잠깐 탔다가 국도로 접어들었다. 그리고 42번 국도를 이용, 이천에서 다시 고속도로를 타고 제천에 들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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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목적지가 강원도 동해시인 김씨는 조금이라도 싼 값으로 기름을 넣을 요량으로 제천 국도변 주유소를 찾았다. 1천원을 채 넘지 않았던 그곳의 기름값은 이미 1,105원 이었다. 그나마 몇 십원이 어디냐며 김씨는 3만원어치를 주유하였다. 처음 주유하기 전에 어느 정도 기름이 들어있었기 때문에 돌아 올 기름도 충분하리라 생각하면서.
그러나 돌아오는 길의 유량계는 김씨의 바람과는 반대로 아래로 급속히 떨어졌다. 동해시에서 정선군을 왕복한 것 말고는 다녀 온 곳이 없는 차였다. 불안한 마음에 결국 평창 휴게소에서 세 번째 주유를 했다. 그곳의 기름값은 1,205원 이었다. 가히 휘발유 값에 버금가는 가격이었다. 김씨는 작년 이때 쯤 보다 2만원은 족히 더 드는 것 같다며 하소연했다.
정부는 작년 말 2007년까지 휘발유값 대비 85%수준으로 경유값을 인상하겠다고 발표 했었다. 그러나 예정기일을 무려 2년이나 앞당겨 이미 목표치가 달성되고 있다. 국제유가 폭등의 원인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국민은 급속한 경유값 인상에 많은 불만을 품고 있다. 환경부담금 명목으로 세금을 올리면서도 경유 자동차를 도입하는 이중적인 정부 태도에 대한 불신도 거세지고 있다.
우는 아이를 달래는 것도 한계가 있다. 뛰어도 너무 뛰는 유가에 억척스럽기만 하던 서민들이 절약이라는 자기 채찍을 놓은 지 오래다. 정부는 이런 분위기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 석유는 산업 전반을 굴려가는 에너지원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많은 국민은 지금과 같은 고유가 정책이 물가 전반에 대해 악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걱정하고 있다. 집에만 있어야 할 것 같다는 서민들의 푸념이 예사롭게 들리지 않는 시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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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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