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제도가 적극적인 제도로 바뀐 것은 근대에 들어 시작된 해상보험이다. 17세기 후반 템즈강변의 로이즈 커피점에서 보험가입신청서를 주고 받으면서 시작되었다. 그래서 지금도 로이즈거리는 세계보험중심지중의 하나로 존재하고 있다.
(#file1#)이외에도 1666년 런던 대화재 이후에 생긴 ‘화재사무소’라든가 거의 은행금리와 같았던 생명보험, 신원신용보험, 도난보험 등이 자본주의 발달에 따라 필요에 의해 생겨났다. 그야말로 보험은 자본주의 발전의 꽃이라고도 할 수 있다. 자본이 가장 필요한 것이 안전 투자이고 그 투자에 대한 위험을 보장해주는 보험이야말로 자본주의라는 시스템의 안전을 보장해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보험업자들의 위험까지 보장하는 재보험, 재재보험들이 등장했다. 보험도 기업인만큼 이윤을 창출해야 하고 그래서 위험도에 대한 보장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시장원리로 해결할 수 없는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의료보험 등의 사회보험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한마디로 전 국민의 생활은 보험 속에서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그래서 한스헤르만 호페같은 극단적인 자유주의자들은 보험회사들이 국가를 대신하여 자유롭게 자금을 조달하고 법과 질서를 경쟁적으로 제공하면서 ‘보호와 보상’을 하게 되면 지금의 정부실패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까지 주장한다. 보험은 어찌 보면 끊임없이 위험을 덮으면서 쌓아 올리는 자본주의 사회의 바벨탑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것은 인간이 예측하는 한에서의 위험대응방식이다. 위험의 규모가 예측 불가능한 규모로 커지면서 과연 이 시스템이 언제까지 작동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이번에 카트리나로 인해 미국이 5백억 달러가 넘는 피해와 수천명의 인명피해, 그리고 사회적 혼란이 발생하고 있다. 재해문제를 사적보험으로 해결하고 있는 미국에서는 보험회사가 감당할 충격이 너무 크며 그에 따라 개인들은 위험에 그대로 노출되어있다. 인간은 끊임없이 보험과 문명의 바벨탑을 쌓을 수밖에 없으나 그것은 언젠가는 무너질 수 있을 것이라는 진리를 우리는 항상 너무 늦게 알게 되는 것은 아닐까?
최영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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