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회 주관사인 더레이싱코리아(TRK)의 자본력 한계가 대회 무산의 결정적 배경이다. 챔프카 월드시리즈사 조 처넬리치 부사장은 9월 28일(현지시간) 대회취소를 발표하면서 프로모터(TRK)의 대회준비 부족을 직접 언급해 TRK의 자금력에 대해 불신감을 나타냈다.
TRK는 기본적인 대회개최 비용조차 조달하지 못할만큼 심각한 자금난에 시달려 왔다. 경기장 공사비 130억여원은 차치하더라도 차량운송비와 선수 항공료 숙박비 등 20억여원의 비용을 지난달 말 챔프카측에 지불해야 했지만 이중 항공료 6억원만 9월 27일 송금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회 폐막일 대형 이벤트로 확정 발표했던 서태지 공연 역시 기획사측이 개런티 15억 무대설치비 15억원 등 30억원을 요구하자 이를 감당하지 못해 취소됐다.
안산시 역시 TRK로부터 받기로 한 토지임대료 중 10억여원을 받지 못하고 있어 경기장 시설물과 TRK 법인에 대한 압류조치를 검토중이다.
시 당혹감 대책마련 고심
챔프카측의 대회취소 통보에 시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전혀 예상하지 못해 충격으로 받아들이면서도 파장이 어디까지 미칠지 주시하는 분위기다.
시는 일단 챔프카측의 발표가 “내년으로 연기한다”는 내용인 것에 주목하고 있다. 따라서 전격 취소라기 보다는 주관사의 여러 가지 준비부족으로 인해 불가피하게 대회가 연기됐다는 쪽으로 홍보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TRK의 자금력과 관련해선 이달안에 당장 상환해야 하는 은행대출금 45억원과 경기장 공사비 40억원 등에 대해 지급능력이 없다고 판단되면 제3의 프로모터를 섭외해 이를 해소키로 하는 등 대책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행정신뢰 추락 응분 책임져야"
이번 사태를 바라보는 안팎의 시각은 ‘책임론’을 둘러싸고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일부 시의원과 시민단체가 행정적 신뢰추락과 낭비를 불러온 만큼 분명한 관련자 인책을 요구하고 나선데 대해 시는 ‘의도적인 공격’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원칙적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즉 대회개최가 무산된 것은 유감이지만 대회 자체가 공모과정을 통해 시가 TRK를 사업자로 선정한 것이 아니라 TRK의 사업제안을 받아들인 것이기 때문에 시 공무원을 비난 일변도로 몰고하는 것에는 적극 대응하겠다는 것이다.
송진섭 시장이 9월 30일 시의회에서 “이 문제와 관련해 의도된 공격이나 비난에 대해선 경계해 나가겠다”고 밝힌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다.
이 때문에 대회추진 과정에서 불거지고 있는 ‘책임론’ 자체가 찬반입장에 따라 편가르기식 잣대로 폄하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한 시의원은 “당초 챔프카대회를 ‘황금알을 낳는 거위’인 것처럼 홍보에 열을 올렸다가 ‘미운오리 새끼’로 전락하자 나몰라라 하는 상황”이라며 “시 행정에 대한 신뢰성이 크게 추락한 만큼 응분의 책임을 져야한다”고 말했다.
<강형민 기자 khm@ansanilbo.com>
최영석 기자
<저작권자 © 안산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