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사기 중에 고구려를 세운 주몽의 아버지 해모수가 연못가에서 하백의 딸 유화를 술에 취하게 한 후 인연을 맺어 주몽을 낳았다고 전하는 것으로 보아 술 문화가 아주 오래전부터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다. 이후에 일본에서도 신라에서 술을 빚는 방법을 배워갔다는 기록이 있다.
(#file1#)원래 우리술은 탁주인 막걸리가 대표적이었다. 그리고 소주는 고려시대부터 들어와서 서서히 상류층을 중심으로 마시기 시작했다. 1차 거른 술을 증류하는 만큼 곡식이 더 많이 들어 비쌌기 때문이다. 그래서 약소주라고 하기도 했고 인삼분말을 넣어 만든 일종의 인삼주도 많이 애용했다. 당시 조선은 거의 드물게 술에 대해 세금을 전혀 물리지 않는 곳이었다. 그래서 300종의 술이 만들어 졌고 12만호가 넘는 주조장이 있었다. 지금의 공덕동에 있었던 공덕옹막이라는 곳에 1백여호가 삼해주라는 소주만 만들어 팔기도 했다.
이러던 것이 역전된 것은 일제시대부터 상황이 달라진다. 일제는 기존의 지세에 주세와 연초세를 추가했다. 그리고 세금을 걷을 수 있도록 허가받은 곳에서만 술을 만들 수 있도록 했다. 그래서 1934년에는 합법적으로 집에서 술을 만드는 곳은 한군데도 남지 않았고 술은 허가받은 양조업자들만이 만들 수 있게 되었다.
그 결과 조선총독부의 주세 징수액이 1909년에 비해 1915년에는 40여배가 넘게 늘어난다. 그래서 일본은 조선에서 걷은 세금으로 조선을 통치할 수 있을 정도가 되었고 연초세와 함께 주세는 큰 기여를 하게 된다.
해방이 된 뒤에도 일제시대 주세법을 그대로 이어받아 세금을 무겁게 징수하고 쌀을 이용하지 못하게 되자 약주나 증류소주는 사라지고 서민층은 알코올과 물을 섞은 희석식소주를 먹고 부유층은 맥주와 양주를 먹는 분위기로 바뀐다. 더군다나 소주를 주로 애용하던 북부지역 사람들이 대거 남하하면서 소주문화로 대중주가 이동하게 되었다.
최근 단순히 국세체계의 문제일 수 있었던 소주세 인상논의는 결국 여론에 밀려 또다시 중단되었다. 우려스러운 것은 마치 쌀 개방 하나 막아놓고 농업을 지키는 것인 양 이미지를 만드는 것처럼 소주의 주세를 올리지 않는 상황을 만들어 마치 다른 세금은 문제가 없는 것처럼 오도하는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점이다. 더군다나 이 와중에 위스키에 대한 주세인상도 좌절되어 양주소비억제를 위한 시도마저 좌절된 결과가 되었으니 더 기가 막힌다.
최영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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