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꽃피는 마을이 지난주 토요일(9일) 들꽃 건물에서 11주년 기념식을 가졌다. 지난 시간을 돌아 보고 앞으로의 비전을 발표하고 그 실현을 위해 함께 다짐하는 자리라고 한다.
첫마당에서는 ‘들꽃피는 마을 11년에 관한 몇가지 사회학적 단상’이라는 주제로 토론회가 있었다. 토론회는 발제자와 토론자들의 이야기가 끝난 후 참가자들의 질문시간으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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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꽃의 숨은 힘
들꽃 생활교사로 보이는 분이 먼저 질문을 던졌다. ‘아무리 잘해주어도 아이들은 나가고 싶어 하는것 같애요? 이건 그룹홈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나쁘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이에 대한 현실적 대안이 무엇인지 알고 싶습니다' 이에 대해 조순실 대표(들꽃피는 마을동동대표)는 답한다. ‘사람들이 그룹홈을 작은 고아원으로 생각하는 것이 우리의 현실입니다. 아이들은 잘해주어도 때론 벗어나고 싶어 합니다. 들꽃은 아직 걸음마 단계에 있습니다. 시간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보호해 주어야 할 때와 책임과 규율을 가르쳐야 할 때를 지혜롭게 판단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됩다...’
이어지는 다른 교사의 ‘청소년 주도성이 아이들의 현실적 욕구와 처지를 무시한 주도성 아닌가?하는 의문이 들때가 있습니다. 이것이 아이들의 입장에서 정당한 것인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이에 대한 답변을 듣고 싶습니다' 이에 대해 김현수 목사(들꽃피는 마을 공동대표)는 답한다. ‘청소년 주도성을 어른들은 잘 모릅니다. 그러나 아이들은 알고 있습니다. 아이들의 무궁한 세계, 청소년들이 자기 세계의 주체라는 것을 어른들은 이해 못합니다. 어른들은 자기 생각으로 아이들을 재단하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아이들의 무한한 능력과 관계를 보지 못하는 것입니다. 청소년 문제해결 방법은 아이들이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게임중독에서 벗어나는 길을 아이들이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할 일은 도움을 주고 환경을 마련해 주는 것입니다’
아이들에 대한 아주 현실적인 고민이 녹아 있는 질문들 그리고 이어지는 논리적으로 완벽해 보이지는 않지만 진솔하고 애정 어린 답변들. 듣고 있는 이들의 가슴에 작은 감동의 파장을 일으킨다. 기자는 문득 지금 광경이 꾸밈없이 담백하면서도 배려하는 마음이 담겨 있는 들꽃건물과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의 마음은 그렇게 자연스럽게 주변에 녹아드는게 아닐까? 그리고 이런 진솔함과 담백함, 서로에 대한 애정이 들꽃의 숨은 힘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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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와 세번째 마당은 축하공연에 이어 감사예배가 있었다.
감사예배시간에는 들꽃아이들이 오카리나 연주와 함께 특송을 불러 참가자들이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네번째 마당 기념행사에서는 올 해 새롭게 만들어진 샘가정 설립식과 들꽃 비전선포식이 있었다.
들꽃의 비전
비전선포식에서 김현수 목사는 들꽃 청소년들이 누구보다도 세상밖(거리) 청소년들의 생활과 그들이 안고 있는 문제를 잘 안다고 말하면서 세상밖 청소년들을 돌보고 건강하게 자랄수 있게 하는 일에 청소년들이 중심이 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수 목사의 청소년들에 대한 믿음은 확고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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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2007년까지 들꽃의 목표를 '청소년 주도성 살리기'와 '3127 만들기'라고 설명했다.
청소년 주도성 살리기를 위해 ‘청소년 리더쉽 과정’개설, '청소년이 주체가 되는 마을 의회 만들기'등을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3127만들기는 3000명 후원자, 100명 가족, 20가정을 2007년까지 만들자는 목표라고 한다.
김현수 목사는 이런 목표가 달성되면 청소년주도성이 발휘될 수 있는 내용과 조건이 마련되며 또 들꽃가정이 지역사회에서 가정으로 인정받고 구성원으로서 역할을 할 수 있을것이라고 설명했다.
비전 설명후 비전대사 파송식을 가졌다.들꽃비전을 적극 홍보하고 그 실현을 위해 앞장서 노력할 분들이다. 이날 7명의 비전대사가 파송되었다. 들꽃은 향후 지속적으로 비전대사를 파송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날 참가자들은 짧지 않은 행사시간(14시 - 18시)에도 대부분 자리를 지키며 끝까지 함께 했다. 그만큼 들꽃에 대한 애정과 미래에 대한 관심이 많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기자는 행사가 끝나기 직전 나왔다. 나오는 입구에서 들꽃 아이들이 빼빼로 한봉지를 맑은 미소와 함께 내민다. 오늘은 저녁을 먹지 않아도 배가 부를 것 같다.
최영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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