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시대를 맞아 지역문화가 갖는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그동안 서울에 편중되어 있었던 문화독점현상을 극복하고 지역의 문화생산력을 바탕으로 문화자립구조를 형성함으로서 진정한 의미의 지방자치는 완성될 것이다.
서울에서 공연되었던 작품들을 단지 재소비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지역이 갖고 있는 문화창조력을 기반으로 독특한 문화상품들을 생산해내어 서울로 역수출할 수 있을 정도의 힘이 있어야 지역문화는 자기완결구조를 가질 수 있다.
문화에도 일종의 권력이 있어 아직까지도 지방에서 어떤 작품을 제작하였다고 하면 그 수준과는 상관없이 인색한 평가를 내리고 지역문예회관의 우수한 활동내용이 쉽게 인정받기 어려운 실정이다.
최근들어 각 지역에서 훌륭한 공연작품을 만들어내고 모범적으로 문예회관을 운영하면서 이러한 시각은 많이 변해가고 있기는 하다.
하지만 지역에서도 예술인과 예술단체들이 새로운 환경변화에 적응하여 일신의 노력을 경주해야 하는 과제 또한 필요하다.
지난해에 우리나라에서는 문화예술진흥법이 만들어져 전국단위의 문화예술위원회가 꾸려져 그동안 관주도의 문예진흥기금 배분과 문화정책 수립이 민간주도로의 큰 변화를 맞게되고 그간 관쪽에 가까이 위치하고 있으면서 그곳에서 나오는 지원금을 재원 삼아 활동을 하던 예술인 단체의 위상이 많이 변하고 있다.
이제 지역에서도 지역문화예술위원회의 구성을 통해 지역문화 전반에 대한 실질적인 논의를 시작할 때가 왔다. 또한 지역예술인들과 예술단체의 역할과 관련하여 심도있는 토론을 진행하면서 올바른 지역문화의 모습을 그려봐야 할 시점이다.
우수한 문화를 가지고 있는 나라들은 오랜 세월을 거쳐 그 모습을 다져온 것을 알 수 있다.
대규모의 공연을 몇차례 한다고 하여 지역문화의 수준은 크게 달라지지 않으며 오히려 소극장에서의 작은 공연을 지속적으로 하고 지역문화예술교육을 통해 지역주민들의 예술 자질을 함양하면서 미래관객을 개발하는 등의 장기적인 관점이 요구된다.
문화를 꽃피우고 있는 서구의 도시일수록 한 지역에 소극장만 100여개가 되면서 장르를 특성화시킨 극장마다 매니아들이 모여들고 아마츄어 연주단체와 극단을 수백개씩 만들어 활동하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 안산의 미래를 상상해본다.
안산문화예술의전당이 개관하고 나서 여러 주목받는 활동을 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철저하게 지역밀착형의 기획방향을 견지하지 않으면 동력이 금방 소진될 것이다.
예술의전당 공간의 상당부분은 지역예술인과 예술단체에서 채워 주어야 하고 그것이 장기적으로 안산의 지역문화를 가꾸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그러려면 예술인 나름대로 순수와 진정성을 잃지 않는 배전의 노력을 기울이면서 지역문화라는 큰 항해에 동참을 하여야 한다.
안산은 역동적인 에너지가 분출하는 도시이다. 서해안시대를 맞이하여 경기 서남부지역의 문화중심 축의 역할을 수행해 낼 여건이 충분하며 여기에 맞춰 우리지역은 ‘문화도시 안산’을 향한 큰 그림을 그려야 할 것이다.
최영석 기자 news@wooriansa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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