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근 공장에 화재가 난 것을 목격하고 불을 끄다가 부상당했는데 보상을 받지 못한다는 것은 너무 억울합니다. 이렇다면 어느 누가 주변의 어려움에 관심을 갖겠습니까” 시화공단에서 조그마한 공장을 운영하는 홍모씨(안산)는 지난 5월23일 인근 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한 것을 목격했다.

홍씨는 하던 일을 멈추고 즉시 인근 공장에 들어가 물 호스를 이용해 화재를 초기에 진압하는데 기여했다.

홍씨의 발빠른 초기진압 덕택에 이 공장은 다행스럽게도 인명과 재산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었다.
하지만 홍씨는 지붕 위에서 불을 끄다 그만 3미터 높이의 건물에서 미끄러져 척추를 크게 다치는 사고를 당했다.

홍씨는 심한 척추손상을 입고 척추전문병원에서 오랜 수술 끝에 척추뼈에 6개의 볼트를 고정시키는 대수술을 받고 아직 병원신세를 지고 있다.

그의 이 같은 용기있는 행동에도 불구하고 홍씨는 화재가 발생한 공장에서 위로금 명목으로 3백만원 받은 것이 전부다. 하지만 이 금액은 치료비에는 턱없이 모자라고 생계를 꾸려 가야하는 홍씨 가족에겐 크나 큰 상처로만 남았다.

홍씨는 10년 넘게 직장을 다니다 최근 독립해 직원없이 공장을 홀로 운영하고 있다. 당연히 산재보험에도 가입하지 않았다.

사정이 이렇게 되자 홍씨의 부인은 안산시청과 보건복지부 등에 하소연을 했지만 이렇다할 답변은 듣지 못한 채 어려운 나날만 보내고 있다.

부인은 “남편이 화재를 목격하고 남의 일처럼 구경만 했으면 이런 억울한 일은 당하지 않았을 텐데 라고 후회되지만 그래도 남편의 행동이 잘했다고 믿는다”며 우리 사회의 지원제도가 씁쓸하다고 하소연했다.

장기준 기자 gijun@ansansm.co.kr

강형민 기자  khm@ansan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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