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 1기와 3기 시정을 이끌어 온 송진섭 전 시장. 임기 마지막날인 6월30일, 시장실을 찾았을 때 고즈넉한 분위기에서 책을 읽던 그가 기자를 반갑게 맞았다.

분주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일주일 전 쯤부터 틈틈이 ‘짐’ 정리를 마쳤단다. 순간 그가 읽던 책 제목에 눈길이 쏠렸다. ‘조선 선비 살해사건’. 조선 역사상 가장 많은 선비들을 죽음으로 내몰았던 ‘4대 사화’를 둘러싼 흥미 진진한 ‘역사 드라마’같은 소설이란다.

당시 정권교체를 갈망하는 신진 야당 사림파의 치열한 도전과 좌절, 부패한 특권 보수층에 대해 상대적으로 진보한 세력이 도전하는 조선시대 사화의 역사를 흥미진진하게 구성했다는 게 책 소개다.

그래서 일까. “시장 퇴임은 내 인생의 터닝 포인트”라는 말이 귀에 박힌다. 시장 재임 시절, 적지않은 ‘시련’을 겪기도 했던 터에, 좌절하지 않고 과거로부터 변화하며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는 듯 싶어 고개가 끄덕여진다.

퇴임 후엔 우선 대학 강단에서 ‘인생의 경험’을 강의할 것 같다고 했다. 관내 두 대학에서 겸임교수직을 제의해 왔단다. 민선 4기를 여는 후배 단체장에게는 겸손함과 성실함, 청렴함이 ‘시장의 덕목’이라는 충고도 잊지 않았다.

‘정치적 행보’에 대해선 즉답을 피했지만 “손학규 지사와 같이 갈 것”이라고 말해 향후 ‘정치인 송진섭’으로서의 활동을 본격화할 것임을 내비쳤다.

■ 민선3기 시장으로서 임기 마지막 날인데.
지난 95년 첫 민선 자치단체장 선거에 당선돼 초대 민선시장을 역임하고, 2002년 3대 민선시장으로 다시 당선됐다. 소신과 철학을 가지고 시장직에 최선을 다했기에 행복하다. 두 번이나 시장으로 일하게 해 준 시민들에게 감사한다.

■ 시장 재임 당시 가장 보람됐다고 생각되는 일은.
초대 민선시장 때는 안산시가 도시로서 새 미래를 준비하는 시점이었다. 95년 고잔신도시 개발을 앞두고 사업시행자인 한국수자원공사와 두차례 협약을 맺어 도시공원부지를 확보하고 적절한 문화예술의전당 부지를 싼값에 확보하는 등 문화예술, 체육분야에 기반을 확보하고 큰 진전을 이룬것에 보람을 느낀다. 시화방조제 해안로 주변을 말끔히 정비한 것도 보람이다.

■ 서해안 중심도시로 도약하기 위해 안산시가 풀어야할 현안과 과제가 있다면.
안산시는 국가공단을 배후로 하는 도시다. 따라서 공단과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데 행정력을 쏟아야 한다. 경기테크노파크를 중심으로 첨단기업을 육성해 나가는 것이 국가의 앞날이나 지역발전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

■ 시장이 갖춰야 할 덕목과 가치관은 어떠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무엇보다 시민에 대한 겸손함과 행정 책임자로서의 성실함이 필요하다. 공무원으로서 청렴함도 갖춰야 한다.

■ 투명한 행정을 실현하는데 있어 개선해야 할 점이 있다면.
공직내부는 민주적 리더십과 투명행정에 필요한 제도가 잘 갖춰져 있다고 본다. 다만 자기발전을 위한 노력은 끊임없이 필요하다. 공무원은 민원인과 시민에게 겸손하게 일하는 덕목을 지녀야 한다. 맡은 업무에 최선을 다하면서 자기발전을 위해 노력해 주길 바란다.

■ 민선4기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올해 말까지 도시기본계획이 재정비되고 광역도시계획이 마련된다. 이는 그린벨트 해제지역을 포함하기 때문에 안산시 미래에 매우 중요한 사안이다.
무엇보다 공적개발을 위한 도시개발 청사진을 잘 마련해야 한다고 본다. 시장 이하 모든 공직자가 청렴결백한 마음가짐으로 이를 다뤄주길 바란다.

■ 시장 퇴임 후엔 어떤 행보를 준비하고 있는지.
관내 두 개 대학에서 겸임교수로 위촉하겠다는 뜻을 전해왔다.
사회민주화와 시 행정을 위해 일했던 풍부한 경험을 대학강단에서 강의하게 될 것 같다. 또 ‘나눔과 기쁨’의 실무업무를 돕는 봉사도 하고싶다. 정치적으로는 손학규 도지사와 행보를 같이 할 생각이다. 시장직에서 물러나는 것은 내 인생의 ‘터닝 포인트’라고 생각한다.

■ 공직자와 시민들에 남기고픈 인사말은.
과거 안산시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가 상당히 개선된 것은 공무원과 시민들이 한마음이 되어 극복한 노력의 결과라 생각한다. 덩달아 시화호가 되살아나고 시민의 생활만족도도 높아졌다.
다른 도시에 앞서 나갈것이란 믿음을 갖고 있다. 민선시장직을 맡겨준 시민에 감사하고 땀흘리는 공직자들에게 존경의 뜻을 표하면서 기쁜 마음으로 물러난다.

강형민 기자 khm@ansansm.co.kr

최영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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