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용역업체의 노사갈등이 지난달 28일 새벽 시의 끈질긴 중재에 힘입어 극적으로 타결됐지만 노사합의문의 일부에 문제점이 돌출되면서 향후 또다른 갈등의 불씨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노사합의가 이뤄진 뒤에도 환경미화원들이 『부당한 일거리 재고』등을 요구하며 재차 시청을 항의방문한 것은 이같은 속사정을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 합의문의 조급성 = 5개월여에 걸친 청소용역업체의 노사갈등은 지난달 28일 새벽 노사가 9개항에 대해 합의하면서 일단 한고비를 넘겼다. 이 과정에서 시측의 적극적인 중재노력은 끝갈데 없어보이던 노사갈등을 봉합하는데 밑거름이 됐다. 하지만 「합의」에만 매달린 나머지 매끄러운 합의과정을 도출해내지 못한 것은 많은 아쉬움을 남긴다. 우선 합의문부터 작성하자는데서 나온 조급성은 일부 항목에서 노사양측의 입장을 충분히 수용해내지 못하는 한계를 보였다.
우선 2항의 『외부 용역경비원 즉각 철수』의 경우 구체적인 시한을 명시하지 않음으로써 노사가 이를 해석하는 시각이 큰 차이를 보인다. 사측은 회사가 정상화되는 시점을 기준으로 용역경비원을 철수하는 것으로 보는 반면 노조측은 합의다음날로 「즉각」이란 시한을 이해하다보니 합의문 작성 직후 합의문 성실이행을 요구하는 노조원들의 시위가 다시 불거진 배경이 됐다. 또 6항의 부상자에 대한 치료비 지급과 관련해서도 치료보장 기간 등을 명확히 하지 않아 향후 마찰이 일 가능성이 있다.
일반적으로 산재사고의 경우 완치시까지로 치료기간을 명확히하고 치료기간동안의 임금보장 후유증 보상 등도 명시하고 있지만 이번 합의문엔 단순히 치료비 지급만을 적고있어 불씨의 소지가 많다. 이밖에 해고통보자 문제나 단체교섭권 존재여부를 법원의 최초판결에 일임키로 한 점은 법치국가에 있어 다소 의아스런 부분이 많다. 노사 양측의 이해관계와는 상관없이 『대법원의 판례』에 따른다고 했어야 옳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이같은 노사합의문이 힘을 받기 위해선 이를 이행하지 않을시 책임을 묻는 부속합의문이 필요했지만 조급성 때문에 생략된 점은 큰 문제로 지적된다. 법적 강제력이 없는 합의문은 이행과정에서 제대로 효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김현삼 안산경실련 사무국장은 『시의 적극적 중재노력은 높이 평가할만 하지만 합의 자체를 너무 서두르다 보니 노사 양측의 입장을 충분히 수용하지 못하고 법적 구속력도 갖추지 못하는 아쉬움을 남겼다』며 『향후 이를 성실히 지키기위한 노사 모두의 노력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형민 기자 khm@ansan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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