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력발전소 건설이후 시화호는?

박성규 안산시장이 지난 8월31일 미국 보스턴시를 방문 조력발전소 건설에 따른 외자유치 의향서를 체결함에 따라 그 후속조치에 깊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조력발전소가 어떻게 운영되고 지금 계획대로 운영에 들어간다면 시화호가 어떻게 변화하게 되는가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그리고 시화호를 둘러싼 주변 지역이 어떤 방향으로 개발될지도 큰 관심사항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따라 본지는 시화호의 오염실태와 조력발전소를 구상하게 된 배경과 경위는 물론 외국의 운영사례와 기대효과 등을 조명해본다.

시화호는 지난 1987년 방조제 공사가 착공돼 7년만인 지난 94년 1월24일 최종 물막이 공사가 끝나면서 거대한 호수가 탄생했다. 이 호수는 1329만평의 면적에 최대수심이 18미터 유효저수량이 1억8천만톤에 달하고 있다. 하지만 시화호를 건설할 당시 정확한 환경영향평가가 이루어지지 않아 호수는 오염됐고 당초 발표한 계획도 허사로 돌아갔다. 결국 해수화로 전환하게 됐고 시화호를 정화하기 위해 엄청난 예산이 투입돼야 하는 우여곡절을 겪어야 했다.

그런데도 아직 일부 부처에서는 개발이익에만 눈이 어두워 개발논리를 앞세우고 있다. 정부가 지난달 말 종합대책을 발표했지만 시화호의 수질은 아직 나아지지 않고 있다. 환경부 자료기준으로 볼 때 COD가 94년 5.9 97년 17.4로 높아졌다가 2000년에는 4.3으로 낮아지기도 했다. 하지만 문제는 저질퇴적층의 오염상태다. 저질퇴적층의 오염(수은)은 지난 97년 29ng/g에서 98년 37.8로 높아졌고 99년 45.83 2000년에 66.2로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 해수유입으로 COD는 낮아지기는 했지만 중금속 오염은 심각하게 진행되고 있음을 알 수가 있다.

조력발전소 건설문제가 나오게 된 것은 현재 배수갑문 운영만으로는 시화호 오염을 개선하기가 어렵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현재 배수갑문 2배 이상 규모의 배수갑문이 추가로 필요하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에 따라 지난 97년 수자원공사가 조력발전소 건설에 따른 타당성을 검토했으나 당시는 적당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지난 99년 한국해양연구소가 작성한 『시화호 환경개선 개선 및 종합개발 방안연구』 용역보고서에 따르면 B/C가 1.3 이상으로 발전 경제성이 충분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수교환 효과도 있는 것으로 나왔다. 즉 시화호에 조력발전소를 건설할 경우 수질개선 및 청정에너지 생산효과가 있다고 결론을 내렸다. 또 조력발전소 건설에서 얻어지는 관련 핵심기술축적을 통한 차후 서해안 일대의 가로림만 천수만 인천 북부해역 등 대규모 조력자원 개발시 개발경제성 확보가 가능할 것이라는 결과도 내놓았다.

이러한 시점에서 안산시에서는 배수갑문 추가개설 보다는 기후변화협약에 대비한 청정연료를 생산할 수 있고 수질개선 효과와 관광명소로서의 기능도 하게 될 조력발전소 건설을 계획하게 된 것이다. 이 같은 시의 계획은 환경친화적인 개발을 주장해 온 환경단체들의 의견과 맞물려 힘을 얻기 시작했다. 특히 시는 시화호를 2000만 수도권 시민의 휴양지로 자리매김 하고 시민에게 긍지와 희망을 주는 해양생태공원으로 조성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 그 결과가 지난 8월31일 박성규 시장이 조력발전소 건설에 따른 의향서를 체결하면서 가시화 되기 시작했다.

조력발전은 조수간만의 수고차를 이용한 조석발전과 조수간만의 유속을 이용한 조류발전 등 두가지 형태로 구분된다. 현재 안산시가 건설하려는 발전소는 조류발전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94년부터 해양연구소 한국전력공사 등 관련 기관에서 수차에 걸친 본격적인 타당성 검토작업이 실시됐다. 지난 1981년 충남 서산군 소재 가로림만이 조력발전소 타당성조사에서 기술적 및 경제적 타당성이 입증된 바 있다. 그러나 지난 1986년 한전이 실시한 타당성 조사에서 당시 유가하락 추세 및 건설공사비의 상승요인 때문에 개발경제성이 미흡한 것으로 평가돼 보류됐다. 그후에도 중국의 조력발전 기술을 검토했으나 단일목적으로 개발할 경우에는 개발경제성이 미흡하지만 전력생산 제외하면 수산양식 증대효과와 관광효과 교통효과 매립개발 효과 등 부수적 편익을 포함하면 개발경제성이 충분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이와 함께 조력자원의 확보 차원에서 가로림만 이외의 조력개발 가능지점에 대한 조사가 시급하다는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외국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조력발전소 타당성 검토를 해왔다. 그 중에서도 프랑스 러시아 캐나다에서는 현재 조력발전소를 가동중이다. 현재 세계적으로 가장 큰 규모로 발전하고 있는 조력발전소는 프랑스의 랑스 조력발전소다.

랑스 발전소는 1952년에 건설계획이 발표돼 지난 66년 준공됐고 67년 12월부터 가동에 들어갔다. 발전방식은 단류식 낙조발전 방식으로 연간발전량이 610GWh다. 가동 후 30년이 지난 현재에도 가동이 되고 있으며 연간 30-40만명의 관광객이 찾고 있다.

러시아는 전체적인 기후조건이 좋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1968년에 조력발전소를 준공했다. 400KW급 소형 실험용인 이 발전소는 전세계 포장조력량의 1/6을 차지하고 있어 이들을 개발하기 위한 기초자료 획득 및 운전경험 축적이 조력발전소를 건설하게 된 배경이다. 캐나다는 대서양 연안의 펀디만내에 2만KW급의 시험조력발전소를 1984년에 설치해 운영중에 있다. 이 발전소는 펀디만 내 대규모 조력자원 개발을 위한 기술축적 목적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현재 연간 발전량은 30GWh이다.

중국은 조력에너지 부존자원이 풍부해 1950년 후반부터 조력자원 개발연구가 수행됐으며 현재 강하조력발전소 등 8개소가 운영되고 있다. 중국은 사실 소규모의 많은 조력발전소가 설치됐으나 부적절한 입지선정 설계상의 오류 계통인입의 실패 관리미숙 등으로 50여개의 발전소가 패쇄됐다. 현재 낙청만에 52만KW급 조력발전소 건설계획을 추진중에 있다.

이외 영국은 조력발전소 건설 기본계획을 수립했으며 미국은 조력발전소 건설공사를 세계에서 가장 먼저 시작했으나 여러 가지 이유로 1936년에 사업이 중단됐으며 인도는 90만KW급 조력발전소 건설 타당성 검토를 수행하고 있다.

시가 이번에 건설할 조력발전소는 슈나이더 하이드로파워로 신형모델이다. 슈나이더 엔진은 방조제 심층부를 뚫어 밀물때는 터빈을 호수 바닥쪽으로 유수를 흘러보내면서 발전하고 썰물때는 호수 상층부의 유수를 흡입시켜 발전하는 방식으로 발전시간에 따라 호수 심층수와 표층수가 회전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프랑스의 랑스 조력발전소에 설치돼 가동중인 벌브타입 터빈의 경우 3100억원의 투자비가 소요되고 발전시간이 일 3.3시간임을 감안할 때 슈나이더 엔진방식은 경제성이 뛰어나고 특히 수질개선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신형모델의 시설용량은 12만5천KW에 연간발전량이 870GWhFH 발전시간은 일 10시간으로 약2400억원의 사업비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조력발전소를 건설함으로서 오염을 정화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이다. 현재 배수갑문만으로는 수질개선을 기대하기란 어려운 상황에서 추가갑문 설치보다는 경제성이 있는 조력발전소를 건설해 수질효과와 전력을 생산하는 이중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프랑스 랑스발전소를 찾는 관광객이 40만명에 이르듯 관광효과까지 얻을 수 있다.

여기에 유휴장비 및 인력활용으로 고용창출 효과를 가져올 수 있고 핵심기술 축적을 통한 개발경제성 확보도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현재 계획대로 조력발전소가 건설돼 오염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 환경복원 사례로 높이 평가받을 수 있고 주변 간사지 개발도 이에 영향을 받게 될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나아가 수도권 시민들의 종합해양레저 공간으로 각광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장기준기자 gijun@ansanilbo.com>

최영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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